바로 저 한마디가 이 책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수많은 소녀를 죽인 살인마 데니스. 열여덟에 살인죄로 교도소에 간 지 이십여 년.
그는 계속해서 무죄를 주장했고 그를 지지하는 이들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본 샘은 그의 무죄를 확신하고 그게에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다큐멘터리와 함께 잘생긴 외모로 유명 인사가 된 데니스는 남자관계에 자신 없던 샘에게 답장을 보냈고, 그녀를 특별한 여자로 인식시키며 그들은 편지를 통해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사형수로 복역 중인 미국 남자 데이스와 서른한 살의 연애에 실패한 영국 여자 샘.
샘은 먼 길을 떠나 결국 그가 있는 앨투나 형무소로 향하며 그들의 첫 만남이 시작된다.
샘은 그를 만나기 직전 불안감과 흥분감 등 양가적 감정이 온몸을 지배해 몇 번을 포기할 위기를 넘기며 그를 만났다. 그리고 그에게 완전히 빠져든다.
'두 사람은 플라스틱 분리창의 구멍에 손가락을 갖다 댔다. 손가락 끝이 하얗게 변했다. 불룩 튀어나온 살을 쓰다듬었다. 겨우 그것만으로도 짜릿하고 전기가 통했다.'
-p74
샘은 그의 무죄를 적극 지지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자 캐리와 친구가 되고 또 그를 매주 면회하며 마음이 깊어갔다. 그녀 또한 그의 무죄를 확신하며 감옥에 있는 그와 결혼까지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데니스가 죽였다 여겨졌던 첫 번째 소녀의 진범이 나타나며 그는 누명을 쓴 걸 인정받아 이십 년 만에 전격적으로 사면이 이루어진다.
드디어 그와의 꿈같은 신혼을 기대하며 얼굴을 붉히지만 그를 가까이 지켜볼수록 불안감은 점점 더해간다.
그의 어린 시절 살았던 도시를 방문하며 그에게 적대적인 그곳 사람들.
그녀가 모르는 그의 비밀을 공유하는 것 같은 그의 친구.
첫 번째 소녀가 아닌 나머지 사라진 소녀는 어디에 있을까?
사람들은 그에게 아직도 물었고 샘은 화내는 그를 안쓰러워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가슴속에서 피어나며 그녀를 괴롭히는데.

읽는 내내 독자는 샘의 마음처럼 울렁거린다.
어느 순간은 그의 무죄를 믿다가고 어느 순간 의심이 짙은 눈빛을 보내게 된다.
매 순간 의심받는 그가 애달프면서도 혹시 그에게 순진하게 속고 있는지 불안해진다.
책의 마지막까지 그 잔잔한 공포는 끝없이 고개를 들고 독자를 놔주지 않는다.
탁월한 심리묘사와 매혹적인 서스펜스로 완벽히 채워진 한 권의 책 ' 이노센트 와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