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방 - 개정증보판
오쓰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고요한숨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열한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미스터리 추리 소설 집.

그의 소설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랐다. 단 한 가지 모든 이야기가 눈을 뗄 수 없다는 것 하나만은 공통점이랄까.

첫 번째 이야기이자 이 책의 제목인 '일곱 번째 방'

수록된 이야기 중 가장 기괴하고 잔혹했다.

이유 없이 잡혀간 사람들은 사방이 콘크리트로 막힌 방에 갇힌다. 모두 일곱 개의 방.

주인공인 남매는 그중 네 번째 방에 있다. 갇힌 방엔 유일하게 아래로 도랑처럼 물이 흐르고 체구가 작은 남동생은 그곳을 통해 다른 방들을 돌지만, 왜 그들을 납치했는지 이유는 알지 못한다.

남매와 같이 죽음의 날을 기다리는 독자. 그 기다림 속에서 독자는 오싹함과 소름,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고 범인의 잔인한 살해법은 정말...입을 틀어막고 읽을 수밖에 없다.

공포감에 책을 덮고 싶다는 마음과 다음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이 치열하게 싸울 만큼 잔인한 이야기.

독특한 설정의 'SO-far'

아이의 눈에만 모두 보이는 부모. 처음 아이는 그 부모의 매개체인 것 같았다.

부모의 눈에는 아이만 보였고 상대방은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대화와 모든 생활을 이어주는 역할을 아이가 했었다.

하지만 뒤이은 놀라운 반전. 아이를 두고 싸우지말자는 교훈을 너무 무섭게 하는건 아닌지...

잔잔한 감동을 준 이야기 '양지의 시'

누군가의 마지막을 위해 만들어진 존재. 기계지만 점점 마음을 알게 되고 죽음이 무언지 깨닫게 되며 그의 마지막을 자신이 지켜야 한다는 것에 아파한다.

비록 픽션이지만 기계도 이런 동정과 애정이 있을진데 하물며 인간이란...

말의 힘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지를 일깨워준 이야기 '신의 말'

나의 별거 아닌 한 마디가 상대방의 인생을 바꿀 수도, 또 그 말들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첫 시작부터 두려웠던 이야기 '카자리와 요코'

'엄마가 날 죽인다면 어떤 방법을 쓸까?' 라는 충격적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잔인하고 무자비한 엄마에 의해 학대와 비난만 받았던 어린 소녀의 이야기다. 의도지 않았던 의도했던 마지막 반전은 정말 오싹했다.

'차가운 숲의 하얀 집'

왜 차가운 집인지? 왜 하얀 집인지? 알게 된다면 이 제목이 너무나 공포스럽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오츠이치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읽고 나니 왜 그의 소설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지 왜 오츠이치 월드라 불리는지 알 것 같다.

책 속엔 인간이 터부시하는 감정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을 눈에 보이 듯한 직접적인 묘사로 독자를 떨게 한다.

반면에 마음을 건드리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SF 요소까지.

한 권의 책에 이런 많은 감정들을 담았지만 그래도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미스터리한 잔혹함이다.

집에 책을 두는 것만으로도, 제목을 훑는 것만으로도 공포감이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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