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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는 돌봄하고 있습니다 - 영케어러, 가족 돌봄 청년 이야기
새벽 외 2명 / (주)책글사람 / 2024년 10월
평점 :
현재 아동ㆍ청소년ㆍ청년 등에게 다양한 사회적ㆍ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으나, 이들 중 고령ㆍ질병 등으로 도움이 필요한 가족에게 일상생활 관리 또는 그 밖의 도움을 제공하면서 정작 자신의 학업, 취업, 근로활동 등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 대하여는 지원규정이 없고, 구체적인 실태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가 있음. 가족을 돌보는 아동ㆍ청소년ㆍ청년들은 도움이 필요한 가족을 돌보는 선한 행위로 인해 본인의 인생 전반을 희생하고 있으므로 사회복지의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는 입법적 대안이 시급한 상황임. 이에 이들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규정하고, 가족돌봄수당ㆍ서비스 지원, 상담ㆍ교육ㆍ자립 지원 등 가족돌봄아동ㆍ청소년에 대한 종합적ㆍ체계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함으로써 가족돌봄아동ㆍ청소년ㆍ청년이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것임.
지난 2024년 5월 임기만료폐기된 ‘가족돌봄아동·청소년·청년’ 지원에 관한 법률안의 제안이유이다.
보호받아야 할 시기에 보호자가 되어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어른이 아이를 돌보는 건 봤는데, 아이가 어른을 돌보는 건 본 적 없어요.” “어떻게 아이가 어른을 돌봐요.”
누군가에게 가족돌봄 청년에 대해 말해보니 자신도 그랬다 한다. 고등학교 졸업이후 돈을 벌었고 대부분의 수입을 가족들을 위해 쓰고 일찍 치매가 시작된 어머니를 돌봐야했다고 한다. 나는 돌봄하고 있습니다. 책속의 주인공 새벽, 윤서, 규영의 얘기를 해주니 소위 자신은 명함도 내밀기 어렵다 말한다. 책속의 영케어러는 8살, 12살, 18살에 가족을 돌보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자신 삶의 우선순위에 자신은 두지 못한채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다.
학령기 아동 청소년의 가족 돌봄은 발달 과정에 학업과 진로 등 전반적인 성장을 저해한다고 책은 말한다. 현재의 어려움 뿐만 아니라 미래의 진로 등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현실로 내몰린다.
"친구들과 나는 같은 나이, 같은 학교, 같은 시간 속에 살아가고 있지만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
내가 새벽이었다면 고1의 나이로 엄마에게 간이식을 할 수 있었을까? 윤서처럼 12살 터울 동생을 돌볼 수 있었을까? 규영의 엄마가 우리 엄마였다면 견딜 수 있었을까?
나에게 스스로 힘이 된 자신을 발견하고 시간이 흐른 뒤에 이렇게 말할 수 있기 바란다.
p82. "고마워. 다 오늘의 너 덕분이야."
p100. "너 이렇게나 잘하고 있어"
p121. "그래도 내 삶은 중요하니까."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스스로를 지켜온 작가 영 케어러들은 가족 돌봄 청년을 위한 정보도 책을 통해 전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마음을 챙겼고 돌봄 대상자와의 분리로 자아 관리를 해 나갔다. 그렇게 '내 인생의 주체는 나'였던 생생한 삶을 담담하게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그 시간들이 얼마나 치열했을까. 이 책을 읽고 누군가가 가족 돌봄 청년임을 스스로 알게 된다면, 옆집사는 청년이 도움받도록 말해줄 수 있다면, 우리의 다가올 겨울에 영 케어러를 위한 마음 한 켠을 내줄 수 있다면, 이 책은 충분히 우리 곁에 올 이유가 있었던거다.
사람들을 향한 글과 책은 충분히 친절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표지에 대한 이미지 설명이 있어 반가웠다. 덧붙인다면 시각장애인을 위한 표지설명이 상세히 곁들여지면 좋겠다. 아울러 책글사람의 첫 책이니만큼 이북(e-book)으로 제공되는 버전이 좀 더 편리한 TTS지원 포맷으로 올려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이북을 통해 듣기할 때는 연속듣기에 불필요한 책제목과 파트제목등이 반복적으로 읽혀 내용 이해를 위한 흐름이 깨지고 디바이스를 통해 글을 눈으로 볼 때는 기존편집 양식을 확대해 볼 수 밖에 없어 가독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또한 텍스트를 확대 적용하는 등 이북의 다양한 확장기능을 전혀 사용하지 못해 독자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 비장애인들은 물론이고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 모두가 불편한 이북이다. 기회가 된다면 새로운 포맷의 이북이 다시 올려져 더 많은 사람들에게 편히 읽혀지길 기대한다.
“가족 돌봄을 할 때의 저에겐 가장 편해야 할 집조차 안전하거나 쾌적한 공간이 되어주지 않았으니까요.” “쉴 새 없이 페달을 밟지 않으면 금세 넘어져 버리는 자전거 같은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했습니다.”
누군가의 안전한 집, 그리고 쉬어갈 수 있는 삶이 필요한 이들을 기억하는 계절이 되길 바란다.
또한 부디 새롭게 시작된 제22대 국회 국회의원들이 읽어보고 가족 돌봄 관련 법령이 높은 문턱을 넘어가는 윤활유 같은 책이 되기를 나 또한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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