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시장 비판 (양장) - 자기완성 원천으로서의 시민사회의 재발견
박상필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처럼 참 좋은 학술서를 만났다.  

국내에서는 아직 그다지 시도되지 않은 통섭적 접근법을 통한 학술서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듯하다.  

내 스스로 학술서라고 소개했지만, 학술서라기보다는 좋은 교양서라는 것이 좋겠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이런 류의 질문에 대한 답은 방대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대부분의 답변들은 어느 한 분야에 입각한 얘기가 되어 편협해지기 쉽상이다. 항상 이런 류의 책이 항상 직면하는 한계인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통섭적 접근을 통해 이 한계를 뛰어 넘고 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저자가 사회학을 전공한 학자들과는 달리 현대물리학과 천문학의 최근 성과들을 너무나도 핵심을 집어가며 인간의 존재를 규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참고문헌을 보더라도 자연과학 분야의 책들이 방대하게 소개된다. 서평을 쓰고 있는 나 자신 자연과학을 전공하고 항상 최신 과학의 성과에 관심을 갖고 과학교양서를 즐겨 있는 나로서는 이것 또한 놀라움이었다.  

그런데 또 하나의 놀라움은 철학적, 사상적 접근, 특히 여러 종교에서 얘기하는 관점을 두루 살펴보면서 인간이 우주와 영적으로 연결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로 자연스럽게 결론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는 어쩔 수 없는 지적에 당면할 듯하다. 통섭적 접근이기에, 저자가 물리학자나 천문학자가 아니기에, 현대과학에 대한 깊이에 의구심을 던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저자가 종교학자나 철학자가 아니기에, 사상과 철학을 연구하는 사람들로부터 세세한 사항에서 지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범한 독자가 읽을 때에는 일관되게 흐르는 논점과 그 넓은, 인간 지식의 모든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탐복하면서 인간이란 이렇게도 굉징한 존재인가를 느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세세한 부분에 대한 논의를 뒤로 하고, 통섭적 학문의 성과를 접한 감동까지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의 존재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국가와 시장이 가진 한계를 타고 넘는 대난으로서 시민사회의 존재의의가 폭넓게 떠오른다.  

모처럼 통섭적 접근법임에도 불구하고 깊이 있는 서적을 접했다는 깊은 여운을 간직하고 다음에도 이처럼 훌륭한 책을 만나길 기대하며 리뷰를 적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