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일기
경국현 지음 / 부크크(bookk)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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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노년의 삶이나 그 이후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생각하게 됩니다. 아직은 반백이 안된 나이라 요즘 시대에는 한창이지만, 가는 건 순서가 없으므로 ...


사실 이런 말이 적합할지 모르겠지만 나의 쓰임? 이 끝나면 일찍 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는데요, 돌이켜 보면 특별히 힘들거나 고생스럽게 살아온 건 아닌데도 그렇습니다. 살아오면서 감사한 일도 행복한 일도 많았지만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여태껏 한 번도 없는 듯싶습니다. 연명치료 거부와 존엄사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생각해 보네요. 물론 누군가에는 너무 실례되는 말이라 쉽게 꺼내기도 힘듭니다. 


하지만 이런 내가 막상 삶의 끄트머리에 있다면 어떤 회환을 가지고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 상황이라면,  난 겸허히 받아들이고 만족할까.. 아님 좀 더 잘할걸 가슴을 치며 후회할까.. 어느 쪽도 확신할 수 없죠. 

요즘 한없이 나도 모르게 바닥으로 가라앉은 기분이 들던 중 '아부지 일기'를 읽어보았습니다. 

작가님은 경국현님 이구요, 대학교 교수이면서 부동산 개발업 사업도 하셨습니다. 성공을 위해 청춘을 다 바쳤지만 거의 모든 것이 완성될쯤 51세에 청천벽력 같은 일이 생깁니다. 바로 혈액 속에 혈소판이 거의 없어 지금 당장 죽어도 어쩔 수 없는 상황, 급성 백혈병에 걸린 것 입니다. 입원을 하고 치료도 받지만 57세에 재발이 됩니다. 한참을 달려야 할 50대를 백혈병 환자로 살아가는 작가님. 제주도에서의 요양과 병원 입원,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서 하나씩 깨달아 가는 인생의 철학을 담담히 담아내었습니다. 영원할 것만 같은 성공과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한 인간관계는 자신의 의지와 달리 변해 갑니다. 살아가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죽음 가까이 와서는 그저 부질없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읽을수록 자꾸 내 감정에 이입이 되네요. 어쩔 때는 나도 모르는 자기 비하에 힘들 때도 있고, 이 정도는 괜찮지 하는 과한 자신감을 가지기도 합니다. 그런 도중에 불안하기도 욕심이 생깁니다. 무엇이 맞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을 때도 있죠.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흐름에 맡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쉬우면서도 어려운 행복에 대해 다시 한번 고심해 봅니다. 


남은 삶, 행복하게 살자. 멋지게 늙어가고 재미나게  살자. 딸아, 아들아, 아빠하고 그렇게 살자. -184쪽 


#에세이#아부지일기#부크크#경국현#리뷰어스클럽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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