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끌로이

안녕, 끌로이
박이강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평소 소설을 즐겨 읽기에 신작이 나오면 관심이 생깁니다. 저번에 북다에서 출간된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잘 읽어 기록하였기에, 새 작품 '안녕, 끌로이'도 신청해 보네요.

'안녕, 끌로이' 작품은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이라 어떤 느낌의 작품일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주인공 지유는 아주 부유하게 자라 부족함 없이 자라왔습니다. 자신만을 바라보는 엄마품 안에서. 그저 공부만 잘하면 착한 딸이 되기에, 지유는 오직 공부만 하면서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엄마 이외에 어떤 경험도 인간관계도 없이 성안에 사는 공주님처럼 자라온 지유는 미국에 있는 뉴욕대학교에 편입하게 되는데요, 늘 엄마와 함께 했기에 엄마의 부재는 그녀를 외롭게 만듭니다.

그러던 중 자신과 너무 다른 끌로이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재즈를 좋아하는 자유로운 그녀. 지유는 그녀를 차지했다는 기쁨도 잠시, 끌로이에겐 지유는 그저 수많은 친구들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쿠바 출신의 멘도라는 남자에게 사랑에 빠지자 지유는 묘한 질투라는 감정이 생깁니다. 작품 곳곳에 동성애 색깔이 있지만 전혀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은 건 지유가 살아온 환경과 그녀의 내면에 나도 모르게 스며든게 아닌가 싶어요.

끌로이와의 헤어짐은 그녀를 견딜 수 없게 만드는데, 설상가상 그녀의 유일한 버팀목인 엄마의 병환으로 급히 한국에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우연히 미지라는 타투이스트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의 외모와 성격은 끌로이를 연상시키는데요, 어딘지 위험하지만 매혹적인 그녀에게 점점 빠져드는 지유입니다. 하지만 그 만남 역시 그녀에게 큰 상처를 남기게 되는데..

인간관계에 무척 서툰 그녀, 그저 엄마의 틀안에서 곱게만 살아온 지유는 세상 밖이 어렵습니다. 지유의 현재 상황은 생전 엄마가 즐겨 하던 도미노 같습니다. 어느 한 조각이 무너지면 차례로 무너지는 도미노처럼, 그녀는 그 게임 속에 갇혀 그저 바라보는 것 말고는 어느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장까지 읽고 나서야 안심하면서 책을 덮을 수가 있었는데요, 그녀는 분명 아기가 걸음마 배우듯 하나씩 배워 잘 해낼거란 믿음이 생겨서 입니다. 지유는 그렇게 몸만 어른인 상태에서 배우고 느끼며 점점 성숙한 어른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희망을 기대하는 것은 누군가의 지나간 기억이자 바램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녀의 성장일기 같은 `안녕, 끌로이` . 너무 매력적인 소설이라 여운이 오래갈 거 같습니다.

"다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57쪽

"명심해, 지유야. 처음과 끝은 연결되어 있어. 처음은 끝이고, 한 개는 전부나 마찬가지야."-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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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소개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