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절에 버리러 트리플 17
이서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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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평소 나에게 어떤 존재일까..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 무엇이든 다 나눌 수 있는 애틋한 존재이지만 그만큼 서운함도 배가 되는 관계가 엄마와 딸의 관계가 아닌가 싶어요. 이런 모녀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 '엄마를 절에 버리러' 를 읽어보았습니다.

 

 

이서수 작가님은 201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였으며 황산벌청년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젊은작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본 책은 '엄마를 절에 버리러', '암 늑대 김수련의 사랑',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단편소설 3개와 에세이 ' 무지개떡처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가님의 에세이를 포함, 소설에는 엄마와 딸의 미묘한 동거가 묘사됩니다. 소설 속의 엄마들은 거의 비슷한 고민이 있는데 그건 장성한 자식인 딸에게 폐안끼치고 살기 입니다. 중년을 지나 노년기에 접어든 엄마는 경제적 능력이 없습니다. 모아둔 돈도요. 그렇다고 젊었을 때 흥청망청 쓴 것도 아닌데 늘 쪼들리게 살아갑니다. 늘 가난에 벗어나려 하지만 현실이 도와주지 않습니다.

 

'엄마를 절에 버리러'에서는 아버지의 기나긴 투병생활에 갚아야 할 빚 때문에 지친 모녀관계가 그려집니다 . 그런 딸을 위해 엄마는 연을 끊고 절에 들어갈려고 하죠.

내가 아프기라도 해봐. 그러면 간병 생활 다시 시작이야. 그 지옥 같은 일을 또 반복해야 돼. 그러니까 우리는 여기서 연을 끊는 게 나아. 차라리 그게 더 나아.-21쪽

 

'암 늑대 김수련의 사랑'에서는 다가구 주택에 월세 30만 원에서 사는 모녀가 소개됩니다. 딸은여유있는 생활을 위해 퇴근 후에 로맨스 판타지 소설을 씁니다. 엄마는 중졸로 간병인 생활을 하다 기저귀 도둑으로 몰린 뒤 화병이 난 상태이며 낮은 학력이지만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배움에 있어서 무척 성실한 그녀입니다. 그런 엄마가 판타지 소설이라고 하기엔 조금은 애매한 소설을 써 놓았습니다.

한번 읽어보고 돈이 될지 어떨지 말해줘...-58쪽

 

'있잖아요 비밀이에요'에 서는 딸 부부와 함께 사는 엄마 김월희가 나옵니다. 엄마는 남편의 외도와 이혼 때문인지 이십년 가까이 신경정신과 약을 복용 중입니다. 김월희는 경제적 능력이 없기에 사위인 차기훈이 상당부분의 수입을 장모를 위해 써야 합니다. 엄마는 딸네 부부의 부담을 줄여주고 싶어 정신장애인 신청을 합니다. 장애인이 되면 정부에서 혜택을 많이 주기 때문입니다.

선생님, 저는 꼭 장애인이 되고 싶어요. 정신장애인이요. 장애인이 되면 정부에서 혜택을 많이 준다면서요.-112쪽

 

여기서 나오는 엄마의 모습은 실제 작가님 엄마의 삶을 모티프로 쓰셨다고 합니다. 실제로 현대사회는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노인 빈곤의 심각성에 처해 있습니다. 김월희가 카프카의 '변신' 에서 하루아침에 변한 주인공이 본인의 모습 같다고 하는 부분에서는 130쪽 서늘함이 느껴집니다. 경제력이 없고 어쩔 수 없이 노후 준비가 안 되어 있는 노년의 삶을 너무 현실감 있게 그려낸 소설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엄마와 딸은 서로에게 힘을 줍니다. 딸과 엄마로 만난 가족은 그 자체로 소중하니깐요. 평범하면서 특별한 모녀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엄마와 딸로 만난 이유가 오로지 저 일몰을 함께 보기 위해서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다.-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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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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