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엄마
신현림 지음 / 놀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완독 / 에세이] 시 읽는 엄마. 신현림. 놀. (2018)

여자이자 엄마를 위한 책을 연달아 읽었다. ‘엄마와 딸 사이(소울메이트, 2018)’와 ‘시 읽는 엄마(놀, 2018)’가 그것이다. ‘엄마와 딸 사이’는 심리학 박사 곽소현이 모녀 관계를 심리학적으로 풀어내어 다독이는 책이라면, ‘시 읽는 엄마’는 시인 신현림이 시와 자신의 글을 통해 엄마라는 존재를 토닥이는 책이다. 조금 다른 듯 비슷한 두 책은 여성의 삶을 위로하고 있다. 전자가 ‘관계’에 초점을 두었다면, 후자는 ‘시를 통한 치유’에 초점을 두고 있다. 문학 중에서도 시가 가진 힘, 곱씹을수록 드러나는 함축의 힘이 심리 상담이라는 직접적 방법으로 위로하는 것과 다른 토닥임을 느끼게 한다.

짧은 고전이나 시를 풀어 읽어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고전의 시선(와이즈베리, 2018), ‘문장의 온도(다산초당, 2018)’,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추수밭출판사, 2015)’을 읽으며 원작도 좋았지만, 원글을 곱씹어 재해석해주는 형식의 글이 쉽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그런 기운을 이어 읽게 된 책, ‘시 읽는 엄마’는 시인 신현림이 이 세상의 모든 엄마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저자는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엄마라면 공감할만한 소재와 이야기가 담긴 시를 골라 엄마로 사는 여자의 삶을 다독인다.

이 책이 무엇보다 좋은 기운으로 느껴진 건, 책 중간중간 등장하는 다른 시들을 검색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검색하게 된 시는

헤르만 헤세의 ‘내 젊음의 초상’이다.

내 젊음의 초상, 헤르만 헤세

지금은 벌써 전설이 된 먼 과거로부터
내 젊음의 초상이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지난날 태양의 밝음에서부터
무엇이 반짝이고 무엇이 불타고 있는가를

그때 내 앞에 비추어진 길은
나에게 많은 번민의 밤과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나는 그 길을 이제 두 번 다시 걷고 싶지 않다

그러나 나는 나의 길을 성실하게 걸어왔고
그 추억은 보배로운 것이었다
실패도 과오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책에는 마지막 두 구절, ‘실패도 과오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만 담겨있었지만 나를 응원하는 듯한 짧은 글이 깊은 울림을 주었고, 시 원문을 알고 나니 더욱 좋았다.

시가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즐기지 못하는 이유는 짧은 문장이 담고 있는 큰 에너지를 읽어내기엔 곱씹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대본다. 조급한 마음 덕분에 현 상황을 해결해주는 실용서나 인문서를 즐겨 읽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풀어준 시들이 엄마 이전에 여자의 삶을 위로해준다.

예언자, 칼릴 지브란(81)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가 주인인 생명의 아들딸이다
그들은 당신을 거쳐서 왔으나
당신으로부터 온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들은 당신과 함께 있지만
당신의 소유물은 아니다
당신은 그들에게 사랑을 줄지언정
생각을 주어서는 안 된다
당신은 그들에게 집을 줄지언정
정신을 가두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정신은
내일의 집에 살아가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당신이 그들을 사랑하는 것은 좋지만
그들이 당신을 사랑하도록 만들어서는 안 된다
생명은 뒤로 물러가는 법이 없고.
어제에 머물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당신은 활이요, 그들은 화살이니
그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해야 한다

인생,
열심히 살다가, 발버둥 치다가 가는 것.
그것이 아름다운 것. (170)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우리의 인생은 모든 걸 다 누리기엔 너무나 짧다. 상상 이상으로 짧다. 우리는 그저 잠시 머물다 갈 뿐이다. (206)

엄마이자 딸인 저자는 딸과 자신의 관계에 대해 많은 글을 썼고, 자신의 엄마와 자신의 관계를 돌아보며 책을 끝맺는다. 엄마이자 딸 일수밖에 없는 여성의 삶, 그 연결고리 덕에 먹먹함으로 책장을 덮었다.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무게와 내용의 책이지만 여자이기에 결코 가볍게 읽을 수는 없었다. 시가 나를 다독이고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 읽는 엄마
신현림 지음 / 놀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완독 / 에세이] 시 읽는 엄마. 신현림. 놀. (2018)

여자이자 엄마를 위한 책을 연달아 읽었다. ‘엄마와 딸 사이(소울메이트, 2018)’와 ‘시 읽는 엄마(놀, 2018)’가 그것이다. ‘엄마와 딸 사이’는 심리학 박사 곽소현이 모녀 관계를 심리학적으로 풀어내어 다독이는 책이라면, ‘시 읽는 엄마’는 시인 신현림이 시와 자신의 글을 통해 엄마라는 존재를 토닥이는 책이다. 조금 다른 듯 비슷한 두 책은 여성의 삶을 위로하고 있다. 전자가 ‘관계’에 초점을 두었다면, 후자는 ‘시를 통한 치유’에 초점을 두고 있다. 문학 중에서도 시가 가진 힘, 곱씹을수록 드러나는 함축의 힘이 심리 상담이라는 직접적 방법으로 위로하는 것과 다른 토닥임을 느끼게 한다.

짧은 고전이나 시를 풀어 읽어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고전의 시선(와이즈베리, 2018), ‘문장의 온도(다산초당, 2018)’,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추수밭출판사, 2015)’을 읽으며 원작도 좋았지만, 원글을 곱씹어 재해석해주는 형식의 글이 쉽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그런 기운을 이어 읽게 된 책, ‘시 읽는 엄마’는 시인 신현림이 이 세상의 모든 엄마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저자는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엄마라면 공감할만한 소재와 이야기가 담긴 시를 골라 엄마로 사는 여자의 삶을 다독인다.

이 책이 무엇보다 좋은 기운으로 느껴진 건, 책 중간중간 등장하는 다른 시들을 검색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검색하게 된 시는

헤르만 헤세의 ‘내 젊음의 초상’이다.

내 젊음의 초상, 헤르만 헤세

지금은 벌써 전설이 된 먼 과거로부터
내 젊음의 초상이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지난날 태양의 밝음에서부터
무엇이 반짝이고 무엇이 불타고 있는가를

그때 내 앞에 비추어진 길은
나에게 많은 번민의 밤과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나는 그 길을 이제 두 번 다시 걷고 싶지 않다

그러나 나는 나의 길을 성실하게 걸어왔고
그 추억은 보배로운 것이었다
실패도 과오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책에는 마지막 두 구절, ‘실패도 과오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만 담겨있었지만 나를 응원하는 듯한 짧은 글이 깊은 울림을 주었고, 시 원문을 알고 나니 더욱 좋았다.

시가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즐기지 못하는 이유는 짧은 문장이 담고 있는 큰 에너지를 읽어내기엔 곱씹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대본다. 조급한 마음 덕분에 현 상황을 해결해주는 실용서나 인문서를 즐겨 읽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풀어준 시들이 엄마 이전에 여자의 삶을 위로해준다.

예언자, 칼릴 지브란(81)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가 주인인 생명의 아들딸이다
그들은 당신을 거쳐서 왔으나
당신으로부터 온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들은 당신과 함께 있지만
당신의 소유물은 아니다
당신은 그들에게 사랑을 줄지언정
생각을 주어서는 안 된다
당신은 그들에게 집을 줄지언정
정신을 가두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정신은
내일의 집에 살아가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당신이 그들을 사랑하는 것은 좋지만
그들이 당신을 사랑하도록 만들어서는 안 된다
생명은 뒤로 물러가는 법이 없고.
어제에 머물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당신은 활이요, 그들은 화살이니
그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해야 한다

인생,
열심히 살다가, 발버둥 치다가 가는 것.
그것이 아름다운 것. (170)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우리의 인생은 모든 걸 다 누리기엔 너무나 짧다. 상상 이상으로 짧다. 우리는 그저 잠시 머물다 갈 뿐이다. (206)

엄마이자 딸인 저자는 딸과 자신의 관계에 대해 많은 글을 썼고, 자신의 엄마와 자신의 관계를 돌아보며 책을 끝맺는다. 엄마이자 딸 일수밖에 없는 여성의 삶, 그 연결고리 덕에 먹먹함으로 책장을 덮었다.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무게와 내용의 책이지만 여자이기에 결코 가볍게 읽을 수는 없었다. 시가 나를 다독이고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 - 멍때림이 만드는 위대한 변화
마누시 조모로디 지음, 김유미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완독 67 / 인문, 심리] 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 와이즈베리 (2018)

이 책의 원제는 ‘지루함과 기발함’이다. 저자 마누시 조모로디(manoush zomorodi)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열혈 워킹 우먼으로 바쁘게 살아가다가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하면서 겪었던 놀라운 변화를 한 권의 책으로 기록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it기기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최고의 창의성을 끌어내기 위해 지루함을 이용하는 방법을 탐색하고 있다. (책 소개 참고)

와이즈베리에서는 이 책의 제목을 ‘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라고 하였지만, 원작의 제목은 ‘지루함과 기발함(Bored and Brilliant)이다. ‘지루함’과 ‘심심함’은 뉘앙스 자체가 다르고, ‘기발함’과 ‘똑똑함’도 전혀 다르다. ‘기발함’은 ‘창의성’과 연관되어 있고, ‘똑똑함’은 지적 능력과 관련되어 있다. 똑똑함을 추구하고 싶지 않은 반감으로 한국어판 책장을 넘겼다. 이 책은 똑똑해지기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지루함을 즐길수록 기발한 생각을 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얼마 전 관심 있게 읽었던 ‘우울할 땐 뇌과학’(홍익출판사, 2018)과 비슷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원작 제목에 충실했다면 훨씬 긍정의 기운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을 텐데 마케팅 측면에서 좀 더 눈에 띄는 제목을 정하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아무튼, 제목은 아주 맘에 들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책의 내용은 썩 흥미로웠다.


지루함과 기발함 도전 7단계
1. 자신을 관찰하라.
2. 이동할 때는 기기를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둬라.
3. 하루 동안 사진을 찍지 말라
4. 앱을 삭제하라
5. 페이크케이션을 떠나라
6. 다른 것들을 관찰하라
7. ‘지루함과 기발함 도전’

익숙함이 나를 망가트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시간 핸드폰에 의지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클릭 한 번만으로 언제든지 얻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활용할 때는 정보를 처리하고 이해하는 실행적이고, 조직적이고, 비판적인 자기 점검 기술이 필요하다. (84)

산만함은 선택이다.
아이들은 당신의 관심이 필요할 때 문제를 당장 해결해 주기를 원한다. 그들에게는 사회적인 한계선에 대한 개념이 없다. 다시 말해서 당신을 방해해도 될 때와 그래서는 안 될 때가 있다는 것을 모른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허용하면 아이들은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더 좋은 규칙을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있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에게 더 나은 규칙을 가르쳐야 한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끊임없이 우리를 방해하는 기기에서 우리의 주의력을 보호하는 기기로 바꿀 수 있다. (110)
알렉스 수정 김 방 (alex soojing-kim pang), &lt나는 왜 이렇게 산만해졌을까?&gt 저자.



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는 제목의 이 책을 처음 봤을 땐 재미있는 제목 덕분에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심심함’도 책을 보고 알아내야 하는 나와 요즘사람들의 갑갑함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이 책을 읽지 않는 편이 나를 더욱 심심하게 하고, 똑똑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나는 그저 나대로 살고 싶다. 더욱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고, 더 열심히 살고 싶지도 않다. 다만 세상에 태어나 이만큼 누리고 살고 있으니, 받은 만큼 베풀고 나누며 살고 싶은 마음은 있다. 더 똑똑해지고 싶다거나, 더 많이 누리고 싶은 마음도 없다.

요즘 어린이들은 미세먼지와 좋지 않은 여러 환경 덕분에 놀이터에서 마음껏 놀지 못한다. 그대신 깨끗하게 관리된 키즈카페와 블럭방, 태권도나 합기도 같은 운동센터에 다니며 줄넘기도 하고 얼음 땡도 하고 땅따먹기도 배운다. 참으로 우습지 않은가. 나 어릴 적엔 집 앞 땅바닥에 돌멩이 세워서 선을 그려놓고 놀면 그만인 땅따먹기, 공기놀이를 돈을 지불하고 시간을 쪼개서 다닌다.

우리를 쫓기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 무엇이 나와 우리를 심심함과 여유로움까지 책을 통해 학습해야 하는 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와 딸 사이 - 딸이 엄마와 함께 사는 법
곽소현 지음 / 소울메이트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뻔한 심리서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가벼운 심리학 서적은 공감이 어렵다. 대중을 의식하여 깊이가 없는 건지 읽을수록 짜증과 스트레스를 가져와 웬만하면 심리 서적을 읽지 않는 편이다.

엄마와 딸의 관계를 다룬 ‘엄마와 딸 사이’는 심리치료 전문가로 20여 년간 일해온 곽소현 박사의 새 책이다. 엄마 없는 사람 없고, 엄마와 갈등 없는 자식(!)은 없을 것이다. 부모와의 마찰을 책으로 풀고 싶은 남성은 많지 않을 듯하니 ‘거의 모든’ 20~30 여성을 위한 책이다. 가족학 박사인 저자가 어떤 방식으로 책을 풀어가는지 궁금했다.

사람의 감정이란 것은 순서가 정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목차 같은 거로 분류할 수 없다. 이 책 전체를 공감했다기보다는 부분적으로 내 이야기 같은 것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었다.

엄마를 아빠로 바꿔도 적용된다.

‘엄마와 딸 사이’ 모녀 관계 갈등의 실마리를 풀어내는 이 책은 엄마를 아빠로 바꾸어도 적용된다.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엄마라는 글귀에 아빠를 넣어 읽었다. 속상하고 화나고 슬펐던 모든 인간관계가 부모와의 관계를 해결하지 못해 벌어진 문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당하지 못한 나 자신을 자책하며 공허함을 느끼는 요즘 부모와의 관계를 잘 풀어내지 못한 흔적이 아닐까. 이 책 한 번 읽는다고 수십 년 동안 켜켜이 쌓여있는 애증의 관계가 해결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한 번 토닥이면서 마음의 짐을 조금 내려놓았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오랜만에 많은 부분을 메모하며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본주의 미래 보고서 - 빚으로 산 성장의 덫, 그 너머 희망을 찾아서
마루야마 슌이치.NHK 다큐멘터리 제작팀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완독 62 / 경제경영] 자본주의 미래보고서. 마루야마 슌이치. Nhk 다큐멘터리 제작팀. 김윤경 옮김. 다산북스. (2018)

경제활동을 하는 성인으로 살다 보니 돈의 흐름이나 경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 두게 되었다. 이과형 두뇌를 가진 사람으로서 이런 쪽으로는 전혀 문외한이지만 먹고사는 문제가 달려있으니 원인이 무언지, 현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생각해보곤 하지만 원론적인 경제 경영책들을 읽다 보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전공자가 아니니 이해도 적용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필요하니까 꾸역꾸역 제4차 산업혁명에 관한 책 몇 권을 읽어냈다. 그리고 오랜만에 읽는 경제서, 자본주의 미래보고서는 일본의 다큐멘터리 제작팀이 세계의 경제학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책으로 담았다.

인터뷰 형식의 책들은 그 프로젝트를 인터뷰를 구성한 사람들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터뷰를 바탕으로 구성된 책의 독자는 전문가가 아닌 일반 독자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말을 일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상황이나 예를 빗대어 표현하거나, 부연설명이 필요하다. 대화가 늘어지지 않으며 긴장감이 형성되어 있어야 하고, 기승전결도 담아내야 한다. 어쨌든 인터뷰를 담은 책이 재밌기는 쉽지 않은 데 아주 좋았다.

이 책에는 ‘자본주의의 대안적 미래를 찾는 세계 경제의 거장’ 3명이 등장한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현대 경제학의 거장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eugene stiglitz), 24세의 나이에 대통령 경제 자문으로 활약한 체코의 경제학자 토마스 세들라체크(tomas sedlacek), 미국의 투자은행에서 일하다 투자 기업인 셰르파캐피탈을 설립, 우버, 에어비앤비, 등 떠오르는 테크놀로지 기반 업체에 투자해 잇달아 큰 성공을 이끈 스콧 스탠퍼드(scott stanford)가 주인공이다. (책 소개 참고)
이 세 명 중 두 번째인 토마스 세들라체크의 글이 인상적이었다. 경제에 문외한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설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의 저서 ‘선악의 경제학’, 북하이브(2012)도 읽어볼 예정이다.


‘미래는 이것이다’라고 정답을 알려주기보다는 ‘이런 방향으로 생각하고 바라보면 되겠다’를 알려주는 책이었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를 통해 새로운 경제학을 구성하고 새로운 경제적 실천과 제도를 만드는 것이 바로 지금 여기에 서 있는 우리가 손발을 움직여 실천해나가야 할 일이다. (17)

애덤 스미스는 틀렸다. ‘보이지 않는 손’을 신봉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88)

그 이유는 그가 다른 어떤 것도 아닌 사람을 믿고 있기 때문이었다. 불평등을 직시하고 해소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우리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더욱 살기 좋은 세상을 이룩할 것이다. 어쩌면 거장의 통찰은 희망을 잃지 않고 세상을 긍정하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강한 의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89)

돈의 가치는 관계에서 형성된다. (...) 동시에 돈은 에너지가 형태를 갖춘 것이기도 하다. 그 에너지는 나 자신이나 내 노동의 가치가 아니다. 돈은 내가 누군가에게 보내거나 누군가에게 받을 수 있는 에너지의 형태다. (171)

“누군가 묻지 않으면, 나는 시간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시간이 무엇인지 완벽히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 ‘시간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 3세기 무렵, 철학자이자 그리스도교 사상가 아우구스티누스. (1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