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위한 인간
에리히 프롬 지음, 강주헌 옮김 / 나무생각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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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83 / 인문학, 서양철학] 자기를 위한 인간. 에리히 프롬. 강주헌 옮김. 나무생각. (2018)

십 년 전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고 공감하고 사색하던 시절이 있었다. 실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던 몽롱한 그 글귀들을 읽고 감동하고 친구들에게 권할 만큼 그 책의 기운이 좋았다. 그리고 올해 에리히 프롬의 신작을 반갑게 맞이했다.


우리 시대의 도덕적 문제는 자신에 대한 무관심이다. (357)


내가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는 ‘자기를 위한 인간’은 ‘자유로부터의 도피’의 후속작(본능과 신과 권위로부터 더욱 독립적이고 자발적으로 자유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다. 심리학, 윤리학, 철학, 사회학 등 여러 학문이 골고루 섞여 있어 이 책의 장르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명쾌하게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저 ‘인문학’책이라는 것.

학창시절 ‘윤리’ 과목은 수많은 학자의 이름과 비슷한 사상을 그저 외워야 했던 괴로운 과목이었다. 에리히 프롬에 대한 애정 덕분인지 ‘자기를 위한 인간’ 속 등장하는 스피노자, 스토아학파, 니체, 괴테 등 수많은 학자가 반가웠고 좋았다.

철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은 모두 그럴듯하지만 알쏭달쏭한 부분이 있다. 현실의 문제나 고민거리를 인간의 삶으로 해결하려는 방식과 논리적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 이 두 가지는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서 레빈과 그의 둘째 형의 갈등처럼 내 삶의 주된 관심사이기도 하다.

수학이나 과학처럼 객관적인 수치로 분석적으로 정리할 수 없으니 명확하게 ‘이것이다’라고 정의할 순 없지만, 그래서 더욱 다양한 함의를 지니고 있고 더욱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철학책이자 윤리, 정신분석, 사회학을 담은 이 책이 좋았다.

나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간이어서가 아니라 나의 존재와 가치를 돌이켜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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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서 행복을 만드는 것들 - 인생의 진짜 목표를 찾고 사랑하는 법
하노 벡.알로이스 프린츠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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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 인문학, 서양철학] 내 안에서 행복을 만드는 것들. 하노 벡, 알로이스 프린츠. 배명자 옮김. 다산초당. (2018)

경제학자가 논하는 행복이라니, 왠지 끌리지 않았지만 궁금했다. 경제와 행복을 연관 지어 ‘부자가 되는 법’ 따위를 이야기하진 않을까? 부와 행복의 연결고리를 찾으며 책장을 넘겼다.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연구한 전문가에게서 풍기는 아우라가 느껴졌다. 경제학자로 살아오는 동안 경제학자의 눈으로 분석한 인간의 삶
행복한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자신의 전공이 아닌, 관심 있는 분야를 전공 분야를 연구하는 방식으로 파헤치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경제학자로서 경제 현상을 분석하듯 행복을 만드는 요소들을 객관적이고 다양한 사례를 다루며 분석하고 연관 지었다.

행복은 한 가지 방법과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는 다소 뻔한 결론으로 마무리 지었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이 재미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에우다이모니아 그러니까 삶의 만족감을 얻으려면 우리는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만의 특별함, 바로 이성을 완성해야 한다. 행복하려면 마티유 리카르처럼 정신을 훈련해야 한다. 우리는 밤낮으로 정신을 훈련하고 난 다음에야 오로지 바르게 살 때만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다. (27)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은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이다. (60)

함께 식탁에 앉아 있을 시간을 내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식을 나누는 기쁨을 누려라. 식사는 사회적 활동이다. 그것을 즐겨라. (139)

행복에 도움이 되는 소비와 지출방법을 배워야 한다. 돈을 쓰는 것도 기술이다. 우리가 지출하는 모든 돈이, 우리가 간절히 소망하는 행복감을 주는 건 아니다. (153)

중년의 위기는 의미를 묻는 질문, 스트레스, 공허감,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새 옷, 새 배우자, 새 직장, 새 종교 무엇으로든 인생은 변하고 의미를 묻는 질문에 새로운 답을 찾는다. 중년의 위기는 확실히 존재한다. 인생의 중간쯤인 약 40세와 50세 사이에 행복감이 추락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런 추세는 거의 변함이 없고, 한 국가의 경제발달수준이나 문화와 무관하다. 예를 들어 미국 자료에서 38만 명 이상이 중년의 위기 증상을 보였다. 이때 분노, 슬픔, 스트레스, 근심 같은 감정도 포함하여 분석했다. (210)


삶에 초연해지는 6단계 (237)
1단계 : 숨을 크게 들이쉬어라. 조용히 앉아 차를 마셔라.
2단계 : 말은 말일뿐 현실이 아님을 늘 명심하자. 애석하게도 사람들은 실제 내용보다 이야기된 방식을 더 중시한다. 그러니 싸우지 말고 도발을 그냥 무시해버려라. 원하든 원치 않든, 어차피 새로운 현실에 적응해야 한다.
3단계 :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기둥의 힘을 믿자.
4단계 : 가치관 리셋하기.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무엇이 되고자 하는가? 초연해지는 길은 과도한 흥분이 아니라 냉정함에 있다.
5단계 : 자기 자리로 돌아가 자신에게 중요한 일을 하자.
6단계 : 다른 사람의 지지를 찾아라. 생각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 있고 서로 지지해 주면 웬만한 불행은 다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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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3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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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80 / 고전, 문학] 안나 카레니나3. 레프 톨스토이. 연진희 옮김. 민음사(2009)

약 한 달 이라는 기간 동안 이 책을 읽었다. 성인이 된 후 읽은 가장 긴 소설.

고전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고 싶다는 생각으로 함께한 사람과 호흡을 놓치기 않기 위한 노력으로 시작했지만, 흡입력있는 내용 전개 덕분에 어느 순간 몰입하여 며칠 밤 잠을 설쳐가면서 생각한 기간보다 빠르게 완독하였다. 수많은 등장인물과 길고 긴 이름, 몇가지의 별명 등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들 덕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끝까지 놓치지 않았던 이유는 ‘레빈’의 생각과 삶의 전개가 궁금해서이다.

3권의 6,7,8부는 안나와 레빈의 심경변화에 집중되어 있다. 귀족이지만(아닐지도 모른다) 농부의 삶을 존중하고 솔직하고 현명하려고 노력하며 끊임없는 자기분석과 비판을 통해 삶의 무게를 조금 덜어낸 레빈과 아름다운 사람이지만 여성으로서 감정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스스로 비극적 결말을 가져온 안나. 전혀 다른 두 삶이 오버랩된다. 레빈이 가장 멋진 인간상으로 나타나있는 8부까지 다 읽고나니 이 소설의 제목이 왜 ‘안나’인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1권, 2권, 3권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레빈을 보면서 닮고 싶다고 생각했다. 몇해 전 노자를 읽으며 노자같은 사람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얼마나 멋질까 상상하고 이야기나누곤 했는데, 레빈이 실존인물이라면? 그렇게 모범적이고 바른 사람이 이 사회에 존재할 수있을까.

더 다양한 생각들이 머리를 맴돌고있지만 이쯤에서 마무리하려 한다. 언젠가 시간이 된다면 한 번 쯤 더 읽고 싶다. 최근 읽었던 고전 ‘남아있는 나날’도 생각난다. 소설 속 인물들로 내 생각과 삶을 통찰할 수 있다는 게 고전의 매력일까? 다음 고전은 어떤 매력을 내게 선사할지 기대된다.




불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그건 귀족들의 일이 아니에요. 우리 귀족들의 일이 이루어지는 곳은 이곳 선거장이 아니라 저기 각자의 사는 곳입니다. 또한 사람들에겐 저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계급적 본능이 있습니다. 난 때때로 농부들을 관찰하는데, 그들도 똑같습니다. 건실한 농부들은 할 수 있는 한 많은 땅을 빌립니다. 땅이 아무리 척박해도, 그들은 계속 갱기질을 합니다. 그들도 이득 없이 그렇게 합니다. 손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말이죠. (226)

손님들을 배웅한 후, 안나는 자리에 앉지 않고 방 안을 이리저리 서성이기 시작했다. 저녁 내내 무의식적으로(최근 그녀가 모든 젊은 남자들에 대해 행동해 왔던 것처럼) 레빈의 마음속에 자신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긴 했지만, 자신이 성실한 유부남에 대하여 저녁나절에 할 수 있는 만큼은 그것을 성취했다는 것을 알긴 했지만, 그를 몹시 마음에 들어 하긴 했지만(남자들의 시각에서 보면 브론스키와 레빈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그녀는 여자의 눈으로 그들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키티가 브론스키도 사랑하고 레빈도 사랑했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그가 방에서 나가자마자 그녀는 그에 대해 더이상 생각하지 않았다. (323)

지금 이 순간 그는 알았다. 자신의 모든 의심뿐 아니라 자신이 내면에서 인식하고 있던 불가능성, 즉 이성을 통해서는 믿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까지도 자신이 신에게 호소하는 것을 결코 방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 모든 것들은 이제 그의 영혼 속에서 먼지처럼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 자신을, 자신의 영혼을, 자신의 사랑을 손아귀에 움켜쥐고 있는 듯한 그 존재에 호소하지 않는다면, 과연 누구에게 호소해야 한단 말인가? (334)

두 사람 중 어느 누구도 자신이 화난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상대방이 잘못한 것이라 생각하여 구실이 생길 때마다 상대방에게 그것을 입증해 보이려 애썼다. (397)

어머, 아이를 데리고 있는 거지 아낙이 있네. 저 여자는 자기가 동정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우리 모두는 단지 서로를 증오하고 자신과 남을 괴롭히기 위해 세상에 던져진 게 아닐까? (447)

그녀가 웃은 것은, 비록 자신이 아기가 아가피야 미하일로브나를 알아볼 리 없다고 말하긴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아기가 그녀를 알아볼 뿐 아니라 이미 모든 것을 인식하고 이해하며 아무도 모르는 많은 것들, 심지어 어머니인 자신조차 그 아이 덕분에 비로소 깨닫고 이해하기 시작한 것까지 이미 인식하고 이해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가피야 미하일로브나에게, 보모에게, 할아버지에게, 심지어 아버지에게조차, 미챠는 단지 물질적인 보살핌만을 요구하는 생물에 불과했다. 그러나 어머니에게 있어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녀와 정신적 관계의 완전한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정신적 존재였다. (492)

무엇보다 그를 놀라게 하고 실망시킨 점은, 그가 속한 사회의 많은 동년배들이 자기처럼 예전의 믿음을 자신이 가진 것과 똑같은 새로운 신념으로 바꾼 후에도 그 속에서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은 채 완전한 만족과 평온 속에서 살고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중요한 문제 외에 다른 문제들까지 레빈을 괴롭히게 되었다. 저 사람들이 과연 진실한 걸까? 그들이 거짓 행세를 하는 건 아닐까? 아니면 그를 사로잡는 질문에 대해 과학이 제시하는 해답을 저들이 나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거나 달리 이해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래서 그는 그 사람들의 견해와 그 해답을 표명한 책들을 열심히 파고들었다. (499)

나는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를 생각할 때면, 레빈은 해답을 찾지 못해 절망에 빠지곤 했다. 하지만 그 문제에 대해 자문하기를 멈추는 순간에는 자신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알 것만 같았다. 왜냐하면 그는 확고하고 분명하게 행동하고 살아갔기 때문이다. 심지어 요즘 같은 때에도 그는 예전보다 훨씬 더 확고하고 분명하게 생활했다. (505)

그는 자기가 잘 처신하는 건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 그것을 굳이 입증하려 들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그것에 대해 말하거나 생각하는 것도 피하려 했다.
추론은 그를 의심으로 이끌었고 그로 하여금 무엇을 해야할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깨닫지 못하게 방해했다. 그러나 생각하지 않고 살아갈 때, 그는 자신의 정신 속에서 두 가지 가능한 행위 가운데 어느 것이 좋은지 어느 것이 나쁜지 판단하는 완전무결한 재판관의 존재를 계속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마땅히 해야 할 바를 하지 않으면 그 즉시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자기가 무엇인지, 자기가 이 세상에서 무엇을 위해 사는지 인식할 가능성을 전혀 깨닫지도 보지도 못하면서, 그러한 무지 때문에 자살을 두려워할 정도로 괴로워하면서, 그와 동시에 인생에서 자신만의 고유하고 일정한 길을 굳건하게 개척해 가면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509)


우리도 그와 똑같은 짓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나 역시 이성으로 자연력의 중요성과 인생의 의미를 찾는답시고 똑같은 짓을 했던 건 아닐까?
철학의 이론들은 인간에게 부자연스럽고 기이한 사유 방법을 통해 인간이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것, 그것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을 만큼 너무나 분명하게 알고 있는 것에 대한 깨달음으로 인간은 이끈다 하면서, 사실은 아이들과 똑같은 짓을 했던 게 아닐까? 각 철학자들의 이론 발전을 보면 그들이 농부 표도르 만큼이나 분명히, 아니 표도르보다 더 분명 할 것도 없이 이미 삶의 중요한 의미를 알고 있으면서, 그저 미심쩍은 사유 방식을 거쳐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것으로 되돌아 가려는 것이 분명하게 보이지 않느냐 말이야? (523)

우리는 그저 파괴만 할 뿐이야. 왜냐하면 우리는 정신적인 포만감에 젖어 있으니까. 아이들과 똑같아.
내가 그 농부와 공통으로 가진 그 즐거운 깨달음은, 내기 유일하게 영혼의 평안을 주는 그 깨달음은 어디에서 온 걸까? 나는 그것을 어디에서 얻었던 걸까? (524)

심판은 나의 것, 너는 오직 살지어다. (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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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민주주의 - 새로운 위기, 무엇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가
야스차 뭉크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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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78 / 사회과학, 정치] 위험한 민주주의. 야스차 뭉크. 함규진 옮김. 와이즈베리. (2018)

러셀은 우리의 섣부른 미래 예측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만약 과거에 일이 잘 풀렸다고 해서 그 원인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면, 우리는 순진한 닭과 같은 꼴일 것이며, 미래에도 계속 잘될 것이라고 낙관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닭이 언젠가 세상이 끝장나리라고 예상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도 앞으로 닥칠 변화들을 알 수 없을 것이다. (25)


‘위험한 민주주의의 저자 야스차 뭉크(yascha mounk)는 포퓰리즘의 부상과 민주주의의 위기에 관한 연구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학자이다. 그는 폴란드 부모에게 독일에서 태어났고, 현재 하버드 대학에서 정치 제도를 강의하고 있다. (책날개 참고)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가장 흥미로운 일은 아마도 ‘정치’가 아닐까. 한 번 맛보면 절대 놓칠 수 없다는 권력이라는 것을 두고 누구의 편에 설 것인지, 어떤 관점을 취할 것인지 자신 혹은 우리의 이익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그것. 우리나라에서도 6월 13일에 치러진 지방선거로 지난 정권을 심판하려했지만 아리송한 부분도 있었다. 민주주의의 약점을 이용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한 표의 흐름을 장악하려는 정당과 선거 관계자들의 눈치 싸움 덕에 한 시민으로서 질려버렸다. 누구든 당선된 사람이 바르게 일해주었으면 하는 바람 뿐이다.

박근혜 정권 이후 정치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 현직 교사모임인 교양 사회 교사연구회에서 만든 ‘쓸모 있는 인문 수업 정치학’(이름북, 2018)은 학창시절 교과로 배운 정치에 대한 깊이를 넓힌 기분이다. ‘위험한 민주주의’는 무엇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지를 파고든다. 권력을 얻기 위한 투쟁이라고 생각했던 정치가 철학, 심리, 경제 등 여러 사항으로 만들어진 표퓰리즘으로 우리의 판단을 흔들리게 만든다는 것이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저자는 트럼프와 힐러리의 사례를 예로 들며 표퓰리즘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설명하며 무너지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언급한다. 그리고 그 위기의 원인을 소셜미디어, 경제 침체, 민족 정체성으로 정리한다.

폴란드계 독일인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저자가 민주주의의 위기를 설명하는 이 책 3장을 박근혜 정부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였다. 눈을 비비며 책장을 앞으로 다시 넘겼다. 분명 공동 저자가 아닌데. 외국인이 보기에도 우리나라의 지난 정부가 참 어이없고 한심해 보였나 보다. 부끄러운 역사의 한 장면을 세계인들이 함께 알고 이런 책의 예로 다루었다니. 일제 치하 시기를 겪은 것도 원통한데 치욕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니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인종적, 종교적, 경제적인 이유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우를 범했다.

그래서 결론은?
신념을 위해 싸우자.
스토아학파의 가르침을 예로 들며 알 수 없는 미래지만 신념을 위해, 옳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서론과 본론의 전개에 비교해 결론은 모호하다. 아마도 정치는 현재진행형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렵고, 현재 나의 상황과 상관없는 일이 벌어지기 일쑤지만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보이지 않는 눈처럼 누군가 지켜보고 있으니 긴장하고 옳은 선택을 해야 한다고, 여기 한 사람이 깨어 있음을 알려야 한다.

어렵고 지루했지만, 이 사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시민이라면,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천천히 읽어볼 만한 책이다.



온갖 바람직한 것들을 민주주의 개념에 갖다 붙이려는 경향은 민주주의가 가장 정의로운 체제를 위한 용어로 남기를 바라는 철학자들에게 특히 두드러진다. 이들 대부분은 빈곤이나 불평등이 만연한 상황 같은 부정의를 극복하는 데 성공한 나라를 꿈꾼다. 그러나 의식적으로 민주주의의 최소 개념을 고안하려 한 정치학자들조차도 자유주의, 민주주의, 그리고 의회나 법원과 같은 기관들 사이의 구별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38)

러셀의 닭이 자기 체중이 4파운드에서 5파운드로 늘어났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경험해본 적이 없는 것처럼, 우리는 성장 없는 풍요로움이 자유민주주의의 정치적 역동성에 주는 영향을 예측하는데 도움 될 만한 역사적인 전례를 갖고 있지 않다. (208)

철학의 가르침에는 깊은 지혜가 있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행동이 가져올 결과를 매번 예측한다면 옳은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누군가 실질적인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그는 행동하지 않거나 묵인하는 쪽으로 스스로를 유도할 것이다. (...) 내가 실제로 위험한 결정에 직면한다면, 나는 옳은 일을 하려는 다짐을 할 것이다. (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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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은 지금 초소형 부동산을 산다
김순환.이정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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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77 / 경제경영, 재테크] 부자들은 지금 초소형 부동산을 산다. 김순환 이정선 지음. 한스미디어. (2018)

부동산 현재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사이다 같은 책.

우리나라 20~30대 사회인이라면 누구나 재테크에 관심이 있을 것이고, 관련 책 한 권쯤은 읽어보았을 것이다. 물려받은 재산 같은 게 있다면 좋았겠지만,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대단한 재테크를 할 수 있는 건 아니기에 ‘큰돈이 없어도 도전할 수 있는’ 경매나 주식, 부동산 관련 서적이나 팟캐스트를 종종 접한다. 하지만 관련 정보를 얻을수록 ‘나와 다른, 흉내 내기 어려운’ 저자의 집요함, 꼼꼼함 덕분에 쉽게 도전할 수는 없었다. 텔레비전 속 연예인처럼 눈앞에 있긴 하지만 닿을 수 없는 안개처럼 느껴졌다.

‘부자들은 지금 초소형 부동산을 산다’는 올해 출간된 몇 권의 재테크 관련 책의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서울 외곽이나 지방 소도시의 작은 경매에 관심 가져야 한다는 ‘365 월세 통장(다산북스 2018)’, 서울 외곽 작은 집에 주목하라는 ‘그래서 어디를 살까요(다산북스 2018)’를 읽으며 작은 집 대한 호기심과 가능성을 엿보았다면 이 책으로 확신을 얻었다. 내가 읽은 두 권의 책이 저자의 개인적 경험담을 담은 이야기라면 이 책은 다양한 통계 자료를 활용하여 ‘초소형 부동산’을 왜 주목해야 하는지 객관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1~2인 가구가 이렇게도 많은데 1~2인 가구에 필요한 40㎡ ~60㎡ 이하의 주택이 거의 건설되지 않는 이유가 청약 가점제 대상 기준이 85㎡ 이고(95), 큰 평수나 작은 평수나 어차피 동일한 인력이 투입되고, 자재 손실분도 많기 때문이라는 것(96)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는 부동산을 당장 살 수 있을 만한 부자도 아니고, 물려받은 재산이 많아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그렇지만 ‘작지만 편안한 내 집’ 하나쯤은 장만하고 싶다. 부자들이 먼저 나서서 작은 집을 죄다 사버리고 나면 나 같은 사람은 임차인이 되어 월세 내느라 종종거리고 살게 되겠지. 저금리시대도 곧 끝나고 있다던데(61) 나 같은 서민도 내 집을 가질 수 있도록 임대사업자들도 적당히 매매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만 알고 싶은 정보들이 가득한 이 책을 혼자서만 읽고 싶다. 자꾸 읽다 보면 부동산 매매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려나.
일단 로또부터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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