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미술 - 그라피티에서 거리미술까지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142
스테파니 르무안 지음, 김주경 옮김 / 시공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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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미술] 도시 미술.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시공사.

화가들의 화집이 갖고 싶었지만 돈이 없던 십수 년 전, 그 시절부터 사 모으던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가 벌써 142권째다. 100여 페이지로 크기도 두께도 작지만 알찬 이 책은 전공자의 참고 도서나 일반인의 교양 도서로도 손색없는 다양한 사진 자료와 글이 담겨 있다.

1918년 레닌은 공공장소에서 미술을 통한 선전 캠페인을 벌였는데, 그 운동을 일으키는 데 공헌한 두 매체가 바로 벽화와 포스터였다. (19)

그 이전의 미술에 비해 자극적이고 원초적이며 장식적인 도시 미술은 러시아나 멕시코의 젊은 미술가들에 의해 벽화나 포스터로 구체화되었으며, 사회주의의 한 표현 방법으로 더욱 발달하게 되었다. 20세기 도시의 벽에 등장한 민중을 위한, 민중에 의한 미술, 낙서 미술로 그 계보가 이어진다.

1960년대에 시작된 도시 미술은 반제도권 미술을 추구하는 소수의 사람들의 반항이나 저항이 담긴 현대 미술의 한 방향으로 처음에는 저항 그 자체였지만 작가들의 개념과 대중의 호기심, 그리고 사회의 변화와 문제(대량 생산과 소비 사회, 실업과 도시화의 실패, 인종적 불평등 등)로 점점 더 활성화되었으며(?) 그라피티(grafiti)는 도시 미술 그 자체가 되었다. 낙서와 예술 그 사이쯤에 있는 그라피티는 젊은이와 청소년들의 사회의식을 담은 대중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으며 낙서 미술의 대표 화가 키스 해링의 단순화한 모티브는 가장 유명한 도시 미술 작품이 되었다.

거리를 배경으로 한 미술을 현대미술관이라는 중성의 공간에 넣을 경우, 그 작품을 엄격한 형식적 관점 아래 그저 하나의 미적 현상으로 보게 된다. (...) 도시 미술은 다수의 표현방식에 동화됨으로써 도시의 공식적 건축물과 대칭을 이루고, 더는 도시의 권위적인 기호에 도전하지 않는다. (94)

뱅크시의 낙서로 대표되는 도시 미술은 2005년 이후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거리미술이 갤러리와 경매장에서 거둔 상업적 성공 덕분에 더 이상 도시 미술의 본질인 반제도 권, 저항을 담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 덕분에 도시 미술이 대중과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다.

작품이란 이미지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이미지가 장소에 질문을 던진다는 바로 그 점이다. -에르네스트 피뇽-에르네스트. (101).

도시 미술은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에서 시작되었으며 다양한 낙서로 표출하였다. 점점 개념화되고 정리된 도시 미술은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 보다 상업적이고 개념적인 미술의 한 장르로 변화하고 있다.

작지만 알찬 이미지 자료, 명확한 정리, 작가의 인터뷰까지, 도시 미술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는 이 책. 미술 분야의 책이지만 장르적 특징을 살려 정치 사회와 연관성을 담은 이슈들이 좀 더 많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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