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 출간 70주년 기념 갈리마르 에디션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정장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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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읽어봤을만한 책, 그리고 누구나 마음속에 그 이야기를 품고 기억할만한 책,

어린왕자는 그런 책이다.


출간 70주년을 기념해 갈리마르 에디션으로 새롭게 출판된 책으로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 이쁜 표지를 가지고 있다.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바치는 이야기”라고 씌여진 뒷표지의 문구가 동심을 잊고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이 책의 숨은 매력은 바로 두개의 커버다.

위의 파란 배경의 이쁜 커버안에 아래 귀여운 테마의 어린왕자가 그려진 커버가 하나 더 있다.

커버 디자인 둘 다 마음에 들 뿐만아니라 재질도 고급스러운 느낌의 종이로 70주년 기념판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공이 들어가 있다.


이쁜 겉표지와 속지를 지나가면 아래와 같은 차례를 만나게 된다.

단순히 어린왕자 이야기를 다시 접할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독자에게 이 책은 3개의 구성으로 어린왕자를 다시 읽을 것을 가이드한다.

250페이지가 안되는 두껍지 않은 책으로 아래 3장의 구성이 독특하다.

​- 어린 왕자의 탄생
- 어린 왕자
- 어린 왕자 읽기

우선 “어린 왕자의 탄생”은 말그대로 어린 왕자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역사를 설명해준다.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는 프랑스 사람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어린 왕자가 세상에 나온 것은 미국에서라고 한다. 그 이야기에 대한 자세한 배경스토리를 설명해준다.

글만으로는 지루한 역사책이 될 수 있겠지만 생텍쥐페리와 그의 주변인물들의 이야기, 사진과 그의 그림 등 어린 왕자의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즐거운 자료들이 가득하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어린 왕자라는 작품이 쉽게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생텍쥐페리 작가 자신의 삶이 녹아있는 작가 개인에게도 소중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그의 동심을 향한 끝없는 그리움이 어린 왕자 캐릭터에 녹아들면서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인기를 끌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또한 생텍쥐페리의 데생과 수채화는 그가 대충 끄적였을 것 같은 삽화들도 사실은 많은 노력과 연습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어린 왕자”

헌사로 시작하는 어린 왕자는 지금 다시 읽어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어른들에게 뼈를 때리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의 독자층을 어린이로 할 지 어른으로 할 지 많은 고민을 했고, 결론적으로 어른을 위한 동화가 되었지만 전세계 독자층으로 보았을 때, 어린 아이와 어른들 모두에게 인기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깊게 고민할 거리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어린 왕자 읽기”는 어린 왕자를 읽고 어떻게 해석이 가능한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느 것도 진리라고 받아들이지 않고 단순히 동감하거나 새로운 관점에 눈을 뜨거나 하는 정도로 이 장을 읽어야한다. 아니면 또 다시 어린 왕자에게 혼날 각오를 해야할 것이다. 


다시 “어린 왕자”로 돌아가서 줄거리를 써보려고 한다.


화자는 비행중에 불시착한 곳에서 만난 어린 왕자로 부터 느닷없이 어린 양을 그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상자안에 들어있는 양을 그려주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본격적인 전개가 펼쳐진다.
어린 왕자에게 들은 이야기를 6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묘사하고 있는 형태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을 떠나 여행을 시작한다.
바오밥나무, 장미 이야기, 어린 왕자가 여행을 통해 만났던 많은 인물들,, 
(왕, 허영심 많은 사람, 술꾼, 사업가, 가로등을 켜는 사람, 지리학자 노신사)
그리고 나서 어린 왕자는 지구로 오게 된다.
뱀을 만나고 꽃을 만나고 메아리를 만나고 장미꽃들과 여우를 만난다.
다시 이야기의 화자와 만나 우물을 찾고 서로에게 소중한 이야기를 나눈뒤 슬픈 이별을 맞이한다.

단순히 요약하자면 이야기는 얼마든지 짧게 만들 수 있겠지만 어린 왕자는 요약본으로 읽어서는 안되는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의 독자라면 소설이 가지고 있는 어른에 대한 냉혹한 비판과 소중한 것에 대한 회상과 죽음과 이별의 경계와 소설과 현실의 구분이 모호한 부분을 모두 느끼고 소화해야한다.
오로지 자신만의 감정과 느낌으로 그것을 만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지만 아래 말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몇백만 개의 별들 속에서 단 한 송이밖에 존재하지 않는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별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거야”​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린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이가 되고 난 너에게, 넌 나에게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는 거야...”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다가올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는 거야. 중요한 건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거야’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샘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사람들은 부랴부랴 급향열차에 몸을 실지만 자신들이 무엇을 찾으러 가는지는 잘 몰라. 그래서 초조해하며 제자리만 맴도는 거야...”


내가 초등학교 때 어린 왕자를 국어 선생님이 추천해주신적이 있다. 선생님은 어린 왕자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렸을 때, 성장기에, 어른이 되어서 계속 다시 읽어야 한다고 했었다. 나는 그 이야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섯번 이상 각기 다른 시점에 접했던 어린 왕자는 나에게 다른 느낌을 선사해준다.
그리고 매 만남마다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얻는 것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똑같은 방법으로 다른 독자들에게 어린 왕자를 추천해주고 싶다.
삶의 각기 다른 지점에서 살아가는 것에 지칠 때 쯤 어린 왕자를 찾아 읽기를 바란다.
어린 왕자를 통해 동심을 되찾고 사랑을 깨닫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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