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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해몽사전 걷는사람 소설집 10
박정윤 지음 / 걷는사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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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해몽사전 서평


하나에서 시작된 파편들의 이야기


접해본 적 없는 '샤머니즘'이란 키워드에 끌렸다. 무지한 분야이기에 긴장감을 가지고 읽은 탓일까. 세습무, 용왕먹이기, 무명천 등 낯선 단어 때문에 채 열장도 읽기 전 책장을 덮은 것이 다섯 번. 여섯 번째가 되어서야 비로소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난관은 이어졌다. 공감할 수 없는, 알지 못했던 무당들의 이야기. 그리고 무당이란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소녀들과 이를 거부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 꿈을 모아 꿈해몽사전을 제작하려는 소리의 목표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때때로 율과 할머니에게 화내는 듯 보이지만 소리의 감정은 누구보다 무겁다. 태몽이 아님에도 꿈을 만들어내는 사람의 마음을 알기에 태몽 폴더에 꿈을 옮기며, 희망이 담긴 해몽을 남긴다. 굿을 하고 돌아온 할머니의 발을 주물러주기도 하고 형편이 나아지기 위한 쓴소리도 적절히 할 줄 안다.


가장 궁금한 인물은 율이다. 성별과 나이대에 어울리지 않는 다소 부드러운 이름. 생김새나 외형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없어 그가 등장할 때마다 어떻게 생겼을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상상해야만 했다. 추상적인 외형은 이야기에 신비로움을 더했고 소리가 의지할 수 있는 올곧은 이미지의 인물로 완성됐다.


이야기에 뚜렷한 줄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큰 사건이 발생하기보단 비중이 큰 인물이 여럿 등장하며 각각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이 때문에 이야기가 파편적이라 느껴졌으며 긴장감이 줄고 약간의 지루함이 이어졌다. 그러나 책을 다 읽은 후 혼잣말했다. '아리랑은 바다 같은 거였다'


미국, 프랑스, 중국 저마다의 나라로 넘어가며 다른 음정을 지니게 됐지만 결국 그들의 뿌리는 하나다. 소리, 율, 할머니, 엄마, 여진, 참순이 무당. 너나 할 것 없이 그들은 하나의 이유로 모인다. 


물소리를 좋아하던 그녀는 이야기를 잇는 구심점이 됐고 '바람이 물소리인가 물소리 바람인가'하는 김옥심의 노랫가락은 결말을 언질한다.


필자처럼 이러한 분야가 낯선 독자라면 해설과 작가의 말을 읽고 책을 다시 펼치는 것을 추천한다. 인물들의 관계와 상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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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덕후가 떠먹여주는 풀코스 세계지리 - 어른이를 위한 세계지도 읽고 여행하는 법, 개정판
서지선 지음 / 크루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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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덕후가 떠먹여주는 풀코스 세계지리_서평


'앗! 세계지리, 타이어보다 쉽다!'


제목과 같다. 앉아만 있으면 덕후가 세계지리를 떠먹여준다. 필자는 한국지리 덕후 출신으로, 당연스레 세계지리를 사탐 과목을 택했다. 그 시절 열심히 공부하던 몬순, 본초자오선, 지구의 배꼽 등 잊고 지낸 세계지리의 매력을 눈앞에 가져다 준다. 예상보다 두꺼워 놀랐지만 귀여운 표지와 알찬 내용 그리고 선물같은 표지 뒷면 세계지도가 책 장을 덮지 못하게 했다.


필자는 최근 교환학생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참여교 리스트를 짜는 중인데 이 책을 읽으니 한국과의 시차, 평균 날씨, 적도에서의 거리....


아, 머리가 더욱 복잡해졌다! 이건 즐거운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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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생긴 궁금증, 느낀점을 함께 나눠보자.


p.29_중국의 신장시간이란 제도를 처음 알게 됐다. 중국의 시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책을 읽다보니 양끝에 사는 사람들은 다른 나라에 사는 기분일 것 같다. 근데, 업무 메일을 주고 받을 때 한쪽이 아침이고 한쪽은 퇴근시간 이런식이면 어떻게 업무를 진행하지?


p.43_편서풍은 한국지리 세계지리 모두에게 인기 주제다. 한국에서 미국에 갈 땐 제트기류의 도움을 받으나 이런 장점이 돌아올 땐 상쇄된다면... 이 참에 세계 일주겸 반대쪽으로 휭~ 돌아오면 되겠다!(라고 비효율적인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독서함)


p.51_오이야콘에서 살 수 있다면 당신은 진정 강한 사람이다.


p.165_포드졸, 몬순 등 세계지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너무도 반가운 단어들이 등장한다. 과거엔 그저 나를 괴롭게 하는 단어들이었는데, 이렇게 책에서 보니 괜히 반갑고 유식해지는 기분이다.


p.183_에베레스트의 키가 변한다니. 난생 처음들어본 얘기다. 남들 앞에선 자랑할만한 지식을 하나 획득했다! "자, 내 얘길 들어봐 에베레스트키가 몇이냐면........" 다시 책을 펼쳐야 겠다.


p.241_보통 책들이 통계를 다루면 의문이 남는다. 이건 비교 대상이 이상한 거 아닌가? 변동 요소가 너무 많지 않나? 등의 궁금증인데, 이 책은 작가가 정말 친절하다.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비교한다. 책의 신뢰도가 수직상승하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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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배송받은 다음날 카페에서 약 3시간 동안 완독했다. 바쁘단 핑계로 이제야 서평을 올리는 게 작가님과 출판사에 미안할 정도다. 이렇게 재밌고 알찬 책은 빠르게 대중에게 알려져야 하는데... 암튼 바북바 주인장이 하고싶은 말은 


"세계가 궁금한 당신! 이 책을 펼져라. 덕후가 떠먹여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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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산티아고로 도망갔을까
이해솔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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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산티아고로 도망 갔을까(서평)


비우기 위해 떠난 이해솔 작가는 많은 것을 얻어왔고, 그렇게 써 내린 초대장은 독자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했다.


한 달 전 필자는 지리산 둘레길로 향했다. 목표 없이 무미건조한 삶이 이어져 자발적 고생길을 떠난 것이다. 걷는다는 건 두 발과 두 손의 엇갈림을 반복하는 것, 그 이상이다. 길에서 만난 인연은 같은 시각, 같은 장소, 같은 표정을 하고 있단 이유로 더욱 특별하다. 서울에서 들었다면 ‘아, 그렇구나’하며 넘어갈 이야기지만 두 눈망울을 빛내며 우리의 속도에 맞춰 들려오는 이야기는 다른 힘을 지닌다. 뒤에 펼쳐진 풍경과 상기된 두 볼 그리고 공통점이 없기에 더해지는 안생함.


작게는 지면의 3분의 1, 크게는 한 지면 전부를 차지한 사진들 덕분에 마치 산티아고에 있는 기분이다. 미사를 본 성당이 이곳일까, 남편을 보내고 순례길을 걷는 여성을 이곳에서 마주쳤을까. 작가가 만난 이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졌고 사진에 사연이 입혀지며 더욱 입체적인 인물이 완성된다. 마치 누군가의 인생을 담은 소설 여러 편을 본 느낌이다.


산티아고로 걸음을 옮기게 하는 이만한 초대장이 더 있을까. 작가의 도망은 우리의 희망으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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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부엔까미노! 그리고 세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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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서울 2023
이우 외 지음 / 몽상가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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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매콤함이 스치지만 결국 속은 편하다. 어느순간 흠칫하지만 그 흠칫은 평온만을 남긴다.

 

주변에서 보고 들을 법한 이야기였기에 몰입이 쉬웠으나 그만큼 단편적이다. 서문과 작가 인터뷰 글을 보고나니 아쉬움이 남는다. 이들이 모인 단체의 이름은 왜 문학서울일까. 이들은 왜 모였을까. 모인 이유는 밝히나 각 소설은 침묵했다.

 

공유 주제가 있다면 어땠을까. 이야기 범위가 다양하니 인생 전반이 아닌 한 챕터만 엿본 느낌이다. 비오 7세를 파리로 불러오기 위해선 문학서울만의 무기가 필요하다. 그들은 왜 쓰고 말할까. 무언가를 위해 존재하는 문학서울은 무엇도 말하지 않았다.

 

이우 작가의 서울이데아를 재밌게 읽었다. 이 때문일까. 소설가들의 의도를 담기엔 지면이 부족했다. 누군가를 끌어들일 제목이 존재했다면 어땠을까. 등장인물의 대사로 끝났을 문장이 제목이 되기도 했고, 의도 모를 단어가 소설을 대표하기도 했다. 더 깊이 보고 싶은 인물이 서브로 남았고, 소설집에 존재하는 이유가 궁금한 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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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 7세가 문학서울에 도착하기까진 꽤 복잡한 미로가 존재한다. 소설가들이 제 옷을 갖춰입는다면 그 미로를 터뜨릴 수 있지 않을까. 대부분의 미로는 나무로 구성된 초록색, 문학서울의 첫 소설집을 휘감고 있다. _이수현 작가의 미로를 다시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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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데아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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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목표 없이 도착한 서울. 그곳에서 준서는 유랑객 신세다. 그에게 서울은 '비밀의 정원'이었고 이곳에서 또 다른 유랑객 은혜를 만난다. 주류가 아닌 소수민족인 그들은 서로 의지하며 몇 주간의 시간을 보내지만 결국 주류가 아니란 이유로 등을 돌린다.


준서가 꿈꾸던 원더랜드, 이데아는 어떤 곳일까. 소설 속에선 주연으로 대변된다. 그러나 사랑은 일방적이었고 주연은 그만의 이데아를 만들었다. 무한한 세계처럼 보여 서울의 이데아는 하나같지만 결국 각자의 이데아가 따로 존재하는 셈이다.


준서와 은혜의 이데아는 공통 분모를 가진다. 서울의 유랑객. 준서는 서울에 물들고 싶지만 다시 은혜를 부른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을 떨쳐내려 애쓰는 그. 서울의 장벽은 견고했고 그 안에 사는 정착민들은 쉽사리 정을 주지 않았다.


정치와 학회에 관한 관심 그리고 이로부터 얻어진 서울인들의 관심. 모든 것은 주연으로부터 비롯됐으나 주연을 만나기까지의 과정이 그러했듯 각각의 사건은 서울 이데아의 대기를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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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어둡고 이정표 하나 없는 '원더랜드'


'광화문의 촛불'이 그곳을 밝힐 것이며


서울이 그리워 꿈꾸던 '서울 이데아'는 


소수민족, 밴드 보컬, 고시원 생활자 그리고 입학생 대표 모두가 간절히 바라는 무언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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