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낮의 방문객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8년 2월
평점 :
미스터리 스릴러는 하나의 사건을 추적해가며, 주인공의 시선에서 추리하고 사건을 추적하는 재미가 있다. 그래서 특유의 긴장감을 느끼며 몰입하는 재미가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이 작품 '한낮의 방문객'은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일을 소재로 함으로써, 몰입감을 더 극대화 시켰다. 소설에서 핵심 소재로 삼고 있는 것은 바로 '방문 판매'이다. 사건을 추적하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둠으로써 함께 추리를 하는 재미를 주고 있지만, 사실 그런 방법은 기존의 다른 소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소재 자체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을 가져 옴으로써 색다른 공포와 몰입감을 유도했다.
게다가 이 소설은 특이하게도 두 가지 사건을 엮음으로써 사건을 추적하는 구조를 띄고 있다. 하나의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사건 형식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두 가지 사건을 줄거리에 담아낸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사건을 두 가지로 펼쳐 낸다는 것은 소설의 긴장감 완급 조절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 '마에카와 유타카'는 꽤 그럴듯하게 그것을 해내었다.
사건이 두 개인 만큼 사실 꽤 등장인물이 많다. 그러다보니 독자가 소설의 흐름을 따라가기 힘든 부분이 종종 보인다. 영화 처럼 눈으로 생김새를 직접 보는 것이 아니라, 독자는 글을 직접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익숙치 않은 일본 이름을 자꾸 읽다보면 이 인물이 어떤 사람이었는 지 종종 헷갈린다. 그리고 그런 부분은 주인공과 같은 시선에서 추리를 진행하는 작품에서는 큰 단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꽤 친절하게도 예전에 나온 인물이 어떤 특징과 행동을 했는지, 티나지 않게 짚어 줌으로써 독자들이 주인공의 시선을 잘 따라올 수 있게 배려했다.
새로운 구성과 소재는 단점이 어느 정도 수반될 수 밖에 없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그 단점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감수할 수 있는 정도의 것으로 바꿔 주는 것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긴 러닝타임을 영화 후반부의 카타르시스로 전환한 것이 좋은 예이다. 그런 것처럼 이 소설은 두 사건을 추적하는 구성을 가져오되 독자가 그 흐름을 잘 따라갈 수 있게 배려했다는 점에서 꽤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