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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는 삶
정소현 지음 / 창비 / 2019년 8월
평점 :
- 정소현, < 품위 있는 삶 >
< 품위 있는 삶 > 의 여섯 가지 이야기에서는 각각의 사연을 풀어나가는 주인공이 나온다. 여섯 인물들은 모두 삶과 죽음을 아우르며 고통과 고독을 이야기를 한다. 이 책은 힘겨운 상황에 처한 인물들을 위로하지 않는다. 대신 인물들의 행동을 보여준다. 진짜 현실 속의 사람들처럼 누군가는 포기하고, 누군가는 담담하며 누군가는 이겨낸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충격을 받기도 하고 삶의 태도를 반성하기도 했다.
여섯 인물들은 모두 살아가면서 상처를 주고 받는다. 하지만 그들이 살아간 삶의 궤적과 고독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감정은 각기 다르다. 삶 속에서 생기는 고통으로 인해 시간 속에 갇혀 사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면 서술 시점이 과거인지, 현재인지 혼란스럽고 무엇이 사실인지 무엇이 허상인지 구분이 어렵기도 하다(지옥의 형태, 엔터 샌드맨). 자신이 믿던 세계로부터 잊혀지지 않는 마음의 상처를 입었음에도 ‘살아있어 다행이다. 다행이라 말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라며 삶을 긍정하는 인물도 있고(어제의 일들), 죽어서까지도 억울함과 허망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있던 인물도 있다(꾸꾸루 삼촌).
이 책에는 인물들의 삶과 죽음 속에서 그들이 느끼는 감정, 행동들이 입체적으로 담겨있다. 그래서 갑자기 생과 사가 확 와닿으며 죽음에 대하여, 삶에 대하여 고민하게 된다. 명쾌한 답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고민해보면 좋을 주제들을 던져준다.
책을 읽으며 내가 한번도 바라보지 않았던 시각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었다. 무거웠지만, 아주 마음에든다.
나는 생각을 멈추어 완전하게 소멸되기로 했다. 그러나 심장이 의지로 멈춰지지 않는 것처럼 생각 역시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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