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나무가 사라진 도시 2 단비청소년 문학 13
크리스 하워드 지음, 김선희 옮김 / 단비청소년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유토피아 세상이 사라지고 디스토피아의 세상에서 아버지가 얘기한 진짜나무가 있는 단 하나의 희망 진짜 나무를 찾기 위해 아버지를 찾기 위해 약속의 땅 시온으로 향하는 반얀의 이야기이다.

 

 

반얀은 노예선에서 젠텍의 옷을 입은 지이를 만나고 창조자 히나가 자신의 엄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곳에서 반얀은 아버지가 잡혀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 인간의 피부로 이루어진 밭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것은 곧 잎사귀와 나무가 될 것이다. 나는 ‘공장’의 불구덩이를 생각했다. DNA가 젠텍에서 필요로 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살이 화염 속으로 내던져지는 모습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살에게는 영원한 삶은 주어지지 않았다. 재 안에서 살 수 없다면 말이다.(p91)

 

 

인간이라기보다는 나무에 가까워진 아빠

- 아버지는 커다랗고 낡은 물탱크 안에 넣어 두었다. 묘목은 모두 생기 있는 초록색으로 물속에서 싹을 틔우고 있었다. 두 그루는 아버지의 다리에서 자라고, 한 그루는 손에서 자랐다. 머리에도 하나가 있었고, 배에도 하나가 있었다. 그리고 가장 작은 묘목은 가슴에서 구불구불 자라고 있었다. 심장에서 곧장 뻗어 있었다. 아버지의 피부는 초록색에 옹이가 있었다. 섬유 모양이었다. 머리카락은 가냘프고 검었다. 얼굴은 뒤엉킨 초록색 뿌리 아래에 파묻혀 있고, 입이 있었을 자리에는 묘목 한 그루가 황금빛 물속에서 위를 향해 휘감겨 올라갔다.

아버지의 눈꺼풀이 감겨 있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

탱크 안에 떠 있는 것을 뭐라고 부르든, 그것은 여전히 아버지였다. 어쨌든, 아버지한테 남아 있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그 여인이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아버지는 지금 영원히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저 계속 살아가는 것...(p94)

 

 

- 어쩌면 천국과 지옥은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했던 말. 영광과 열망. 두려움과 사랑. 모든 것이 함께 고리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하나가 끝나고 다음 것이 시작하는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p96)

 

 

창조자가 원하는 것 : 세상을 다시 자라게 하는 것

- 나무가 다시 자라는 세상을 감히 생각해 봤다. 나무가 자란다면, 그렇다면 다른 것들도 저기 어딘가에 있을지 몰랐다. 이 세상 사람들이 믿을 만한 가치가 있는 야생의 것들.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나무를 만들기 시작한 이유다. 뭔가 믿을 만한 것을 갖기 위해 하나를 갖고 그 하나를 다른 것으로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나는 나무들이 땅속에 뿌리를 내리고 제대로 숨 쉴 수 있는 공기를 만들어 주는 세상에서 무엇을 할까? 나는 차가운 강철 위에 몸을 뻗었다. 머리가 무겁고 아팠다. 온몸이 쑤셨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우리 앞의 모든 것이 여전히 잘못되어 갈 수 있다는 것을 강을 건너 누가 우리를 찾으러 올지 배가 부두에 닿을 때 누가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반드시 거쳐 가야 할 길이다. 젠텍이 길을 발견했다. 이제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아버지는 언제나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나는 앞날에 대한 두려움을 접고 하늘의 별자리를 올려다보며, 내가 언제나 가까이 간직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얼굴을 떠올렸다. 내 곁을 떠나간 사람들, 아직까지 숨 쉬고 있는 사람들...(p151)

 

땅속에 뿌리를 내리고 제대로 숨 쉴 수 있는 공기를 만들기 위해 사람과 나무가 융합해 사람과 나무가 영원히 사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그래서인지 책을 다 읽고 난 뒤엔 두려움과 약간의 허무함이 들었다.

 

우리가 이 지구를 깨끗하게 아름답게 살리고 가꾸어 나갈 수 있기를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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