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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고대 전쟁사 박물관 ㅣ 르네상스 라이브러리 9
존 워리 지음, 임웅 옮김 / 르네상스 / 2006년 2월
평점 :
특색이 분명하다.
전쟁사에 관한 책은 많고도 많다. 정치와 군사적 사건과 그 배경까지 설명한 것은 전문 역사서를 보아도 된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군사도구를 설명해 준 책은 드물다. 사실 고대 세계에서는 당연히 적보다 획기적이거나 동일한 병기라면 보다 크고 강력한 것을 갖춘 쪽이 유리하기 마련, 이런 병기들을 소개해 준 것이 얼마나 흥미를 자아내는지 모른다.
물론 강력한 병기가 승패를 결정지었다는 내용은 없다. 사실 알렉산더의 승리에서 보듯이 굉장한 병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큰 승리를 거두는 것이 소수의 특수병기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러니 이쯤에서 한계를 그어 두자.
항상 궁금하고 아쉬운 점은 이런 것이다. 도대체 왜 마케도니아군은 팔랑크스에 불리한 울퉁불퉁한 지형에서 로마군단과 전투를 벌인 것인가. 파고 들면 당시 마케도니아의 팔랑크스의 장점과 단점, 상대적으로 유리했던 로마군단진형의 설명은 있지만 정작 그리 잘 알면서 왜 멍청하게 불리한 지형에서 싸웠는지에 대한 설명과 추측은 없다. 그렇다면 진형의 장단점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에도 한계가 있겠다. 역시 당시 인물의 사고방식을 추측하는 것은 어려운 역사학이다.
평소 사서 보는 책 중 조금 비싼 편이지만 손 안의 박물관이니 이해해야지. 사실 석궁 같은 것만 보더라도 아주 오래 전부터 사용해 왔음을 알지만 막상 박물관에서 기원전 3~5세기, 철기시대 초기에 사용하던 석궁이라는 유물을 보면 의아하다. 그 때 벌써 이런 수준의 석궁이 전쟁에서 사용되다니 의외. 그러니 손 안의 박물관을 소장하는 것은 흡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