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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맨의 시대 - 무엇을 연결하고 어떻게 시장을 장악할 것인가
마리나 크라코프스키 지음, 이진원 옮김 / 더난출판사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중개인’쯤으로 해석될 만 한 ‘미들맨(middle man)’은 많은 연구들을 통해 정의되었거나, 오랫동안 누적되어 사용되어 온 단어는 아닌 듯하다. 하지만 미들맨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 역할을 어렴풋이 짐작해 볼 수 있는데, 그러한 느낌적인 느낌은 맞기도 하고 또 온전히 맞지 않기도 하다. 물론, 분명한 것은 단지 ‘중개인’의 역할을 하는 ‘어떤’, ‘특정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미들맨이라 하면 흔히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불필요한 대가를 취하는 중간업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 책에서는 그러한 통념을 환기하게 한다. 간단히 말하면, 미들맨은 ‘구매자가 무언가를 얻고 판매자가 무언가를 판매하고자 할 때, 그 거래를 촉진하고 상호 모두 더 큰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의 가치를 선사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겠다.
가장 명쾌하게 와 닿는 예는 웨딩플래너였는데, 결혼당사자가 수없이 많은 사항들을 체크하고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을 서치하는 데에 따르는 수고로움과 부족한 전문성을 대신하여 플로리스트, 드레스 디자이너 등과 같은 벤더 업체들을 신중하게 선택해 주는 사람이라하니 보다 쉽게 이해가 되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었던 미들맨의 역할과 범위는 오히려 더욱 확대되었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 역시 넓어졌다. 생각건대 엄청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바람직한 정보를 선별하고 안내해 줄 수 있는 진정한 미들맨의 역할은 더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들맨의 정의가 확대되어 넓은 의미에서 누구나 미들맨이 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비즈니스 상황(넓은 의미의 사회 생활 전반에서) 미들맨으로서 가치를 창출하는 사고방식과 기술을 익히는 것은 유익하리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 제시한 미들맨의 역할은 6가지이며, 각 역할에 대한 소개와 예시, 그리고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 따르는 의무 혹은 주의할 점이라 할 만 한 이야기들을 담아내었다. 미들맨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효율적인 거래를 하도록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이지만 그 가치의 일부를 미들맨 자신의 것으로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 업무 목적의 네트워크에서 오는 불편을 덜어주는 다리가 되어주어야 한다는 것, 단지 물건을 팔고 사람을 연결하는 것에서 나아가 가치있는 거래를 성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굴하고 자신의 노하우를 통해 옥석을 가리고, 궁극적으로 자신의 평판을 물건의 품질에 걸수 있는 유능한 인증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 등에서는 흡사 선배의 진심어린 조언을 듣는 기분이었다.
이미 엄청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게 된 이상, 안내자, 교량자, 인증자가 되어 줄 미들맨은 더 많이 필요해질 것이고, 그 역할 역시 양적으로, 질적으로 모두 확장될 것이다. 미들맨은 나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단정짓기 보다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읽어볼 만 한 책이다. 특히 비전문가에게는 다소 딱딱하고 어렵게 다가오는 비즈니스 자기계발서가 아닌 주변의 익숙한 예를 통해 설명하여 이해하기 쉽게 읽히는 책이라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