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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노명우 지음 / 클 / 2020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시대에는 사실 서점에 가서 책을 구입한다는 것이 바보같은 짓이라고 여겨진다.
왜냐하면 인터넷 서점으로 사면 서점에서 살때보다 싸게 살수있고, 손때도 안타서 깨끗한 상태로
보유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메리트를 보유하고도, 서점에 직접 가서 책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있다.
니은 서점의 저자이자, 북텐더인 노명우 교수는 니은 서점에 오시는 손님들을 이렇게 표현한다.
니은 서점에 오시는 손님은 독자이자 소우주를 탐험하는 우주 여행자입니다. 우주 여행자는 때로는 천천히, 때로는 속도감 있게 이 책에서 저 책으로 유영합니다. 그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냈다면, 손님은 자신이 단순히 상거래에 참여하고 있는 고객이 아니라 책 더미 속에서 나만의 보석을 찾아내는 발굴자임을 증명해내는 것입니다. - p 80
소우주를 탐험하는 우주 여행자. 서점에 오시는 손님들은 각자 취향에 맞는 책들은 천천히 고르며 나만의 정체성을 더욱 완성시킬, 보물 같은 책들을 읽는 것이다.
인터넷 서점은 가상의 공간이다. 책을 검색하여 구입할수는 있으나, 책의 느낌, 냄새까지는 알수없다. 그리고 인터넷 서점에서 추천해주는 책만 읽을뿐, 알려지지 않는 책들을 만날수 없다.
우리가 책을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가 도서관과 서점이죠. 온라인 서점은 책 미리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화면으로 보는 것과 실물을 손에 쥐고 손의 감각을 통해 책을 살펴보는 것은 확실히 다른 듯 합니다. - p 141
나도 평소에 책을 많이 구입하고, 읽지만 책은 첫 인상이 8할을 차지한다.
이 책을 읽어야 겠다는 마음도 없었는데, 책 표지에 딱 꽂히면 바로 구입하게 된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책 표지를 볼수는 있으나, 그 책이 가지고 있는 느낌을 모두 담아내지는 못한다. 책의 느낌을 알기 위해서는 직접 서점에 가거나, 도서관에 가봐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책은 왜 사는가? 도서관에서는 무료로 책을 읽을수 있는데, 내 돈 주고 구입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책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책을 읽으면서 내 뇌가 역동적으로 움직였던 그 흔적을 기록하기 위한 출발점은 책 구입입니다. 책 구입은 대량생산품인 책을 오롯이 나만의 것, 세계에서 오직 한 권만 존재하는 책으로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지요. -p 144
저자는 책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구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을수는 있지만, 그 책은 공공의 것이기 때문에, 메모한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고 책을 구입해 해 밑줄을 긋고 메모를 남기는 행동은 능동적 사고를 꾀했다는 흔적이기 때문이다. 나도 이 점을 무척이나 공감하는 게, 책을 읽을 때 밑줄을 긋지 않고 넘어가면 불안하다. 삼색볼펜으로 밑줄을 긋고 표시를 해야 다음 번에 읽을때 잘 기억이 나고, 그리고 나는 각자의 책장에 놓여진 책들이 각자만의 독특한 우주를 형성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주변 지인들의 집에 놀러갈때마다 습관적으로 그 사람의 책장을 살펴본다.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분야를 좋아하는 지 대체로 알수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은 부러움이였다.
내가 사는 지역 근처에도 서점은 3~4개 정도 있지만, 니은 서점과 같은 이벤트를 한다거나 어떠한 컨셉도 없는 서점들이기 때문이다.
우리 집 앞에 니은 서점같은 서점이 생겼으면 많이 갔을텐데..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가 진정된다면, 연신내에 위치한 니은 서점 꼭 방문해서 노명우 교수님에게 이 책에 사인을 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