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자살 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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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남단에서 출발하여 노르웨이 최북단에 위치한 노르카프로 향하는 버스 한 대. 이 버스는 여러 지방에 정차하여 각양각색의 사연을 지닌 사람들을 한 명씩 태운다. 다양한 직업에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세상 풍파에 시달려 인생의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을 너무나도 일찍 상실해버린 사람들이다. 이들이 지닌 공동 목표는 육지의 끝에서 자신의 삶을 끝내는 것이다. 더 이상 삶과 유희할 수 없기에 죽음과의 유희를 시작한 이들은 자살이라는 공동의 관심사 속에서 서로를 무관심과 지독한 우울로부터 서서히 벗어나게 해준다. 이 자살여행에서 이들이 마침내 도달하는 곳은 죽음의 절벽이 아니다.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과 인생의 아름다움을 되찾은 이들은 다시 삶으로 되돌아 간다.

핀란드 작가 아르토 파실린나의 장편소설 '기발한 자살여행'은 이처럼 삶의 무게에 짓눌린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따뜻한 시선을 담은 선한 작품이다. 그러나 '자살'이라는 무겁고 심각한 주제를 유머로 가볍게 만들어버린 작가는 참으로 발칙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에서 '발직한' 작가에게 찬사를 보낸다. 우리 주변에 있는 이들에게 또는 나 자신에게 작은 관심을 보여준다는 것이 얼마나 큰 사랑인지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기발한 자살여행'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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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기술
데이브 라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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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텔레비젼 프로그램에서 밥을 먹지 못하는 유치원생의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다. 그 아이는 유치원에 다니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젖병에 담긴 우유 이외에는 어느 것도 먹지 못했다. 그 아이의 부모는 밥을 먹이고자 하는 진실된 마음과 아이를 아끼는 사랑을 지니고 있었음에도 아이에게서 젖병을 떼내지 못했다. 아이에 대한 부모의 지극한 사랑도 밥을 먹어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진실도 그 아이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아이가 정상적으로 밥을 먹기까지는 심리학자가 제시한 단계별 설득과정이 주요했다.

이처럼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진실된 마음과 사랑을 전달하는 데에는 상대방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기술, 즉 설득이 필요한 것이다. 이 책 "설득 -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기술"에서는 설득을 삶의 기술로 정의하며 조작(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를 교묘히 속이는 술수가 동원된 모든 시도)과 구분짓고 있다. 지속성이 없는 조작과는 달리 누군가를 완전히 설득한다는 것은 커다란 아이디어를 덩어리째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커다란 아이디어를 상대방이 받아 들일 수 있는 크기로 잘게 썰어서 여러 개의 작은 아이디어로 이해시키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모든 변화는 작은 것부터 받아들이게 될 때 비로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처럼 설득 역시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책을 읽는 독자를 단계별로 '설득'하여 설득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추상적인 개념들을 나열하지 않고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설득 과정을 분석하여 누구라도 그것을 이해하고 실제 생활에 직접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이 책이 지닌 최대의 장점이라 하겠다. 이 책 서문에는 "삶은 설득의 연속"이라 쓰여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우리의 삶이란 진실의 끊임없는 전달과정인 것이다. 자신의 마음에 담긴 진실을 전달하고 싶다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 보기 바란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책의 제목은 이렇게 바뀌어 있을 것이다. "설득 - 상대방에게 필요한 것을 주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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