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루 빌딩 네거리에 슈퍼 히어로가 나타났다 쑥쑥문고 89
김미숙 지음, 한호진 그림 / 우리교육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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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도 없는 허름한 5층 건물.

네거리의 허름한 마천루 빌딩에는

평범한 사람들로 복작대는 그런 곳이에요

무턱대고 내기 바둑을 물러달라는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를 나무라며 오늘도 투탁 거리는

동네 어르신들.

고양이가 쓰레기봉투를 헤집어놔 지저분하다고

투덜대지만,

고양이의 일용한 양식을 알뜰히 살피는 아주머니

어쩌면 우리 이웃들과 닮아있는 주인공들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마천루 빌딩 네거리의

정적을 깨는 사건이 생기고 말았는데

달리던 마을버스가 갑자기 튀어나온 오토바이를

피하려다가 엎어지고 만 것이죠



그 순간 슈퍼 히어로들이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와

버스를 들어 올리고

갇혀있던 승객들을 구출합니다

그러곤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유유자적 현장을 떠나는데요

혹시 이쯤 되면 그 히어로가 누구인지

눈치챘을까요?



마치 어린 소녀와 북극곰의 우정을 암시하는 삽화의

예상을 깨고

동물들에 대한 인간들의 이기주의를 깨닫게

해주었던 에피소드였어요

무더운 여름 동물원,

여자아이 주인공 수아는

무더위에 지쳐있는 카나를 발견하게 되고

그들의 대화는 그렇게 시작됩니다

북극곰 카나는

자신과 맞지 않는 환경에

체념한 듯 보였고

수아는 카나가 냉장고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들을 끊임없이 모색합니다


하지만 카나를 감당하기에는

수아의 냉장고가 턱 없이 작았고

부모님의 반대가 난관입니다


설사 냉장고에 들어간다고 한들

그곳에서 장시간 머물러있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수아가 할 수 있는 최선:

그것은 카나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뿐입니다



이렇게 앉으나 서나 카나를 궁리만 했던

수아이지만

정작 약속 날, 폭염이라는 기상 악재가

겹쳐 카나를 만나러 가지 못하게 됩니다


물론 카나를 만나러 갔다고 할지라도

결말은 달라지지 않았겠지만

가장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어요

동물인 카나와 대화가 유일하게 통했던

인간 수아

어쩌면 인간 수아는 카나의

실낱같은 희망 한줄기가 아니었을까요?

카나는 마지막에 어떤 생각을 했을지

독자로써 궁금해지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책 속 3가지 에피소드를 통해서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은

평범함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아닐까 싶어요

세상에는 잘나고 비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지요

그것에 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배려와 친절은 상대적으로

작고 초라하게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세상이 아직은 좋은 사람이 많다고 느껴지고

살만한 곳이라고 느껴지는 건

아픈 친구의 가방을 함께 들어주는 아이의 작은 손길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나서는 용기,

노약자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배려를 가진

평범한 사람들 덕분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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