썅년의 미학 썅년의 미학
민서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제목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썅년‘ 주제에 ‘미학‘ 이라니.
몇 장 넘겨 보니 다분히 공격적이고 불편한 내용이 많아서 읽기 꺼려졌다.
하지만 집에 와서 찬찬히 읽어 보니 그렇지 않았다.

꽤나 급진적인 페미니즘 책, 남성 혐오로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쌍욕을 꺼낼 정도로 강하게 외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여자가 얼마나 부당함을 참고 살아왔는지를. 유교 중심의 남존여비 문화가 뿌리깊은 이 나라에서는 특히 말이다.

그동안 끔찍한 일들을 당했지만 애써 잊고 살아왔던 게 생각났다.
초등학교 저학년 짝꿍 남학생의 괴롭힘, 소풍가는 버스에서 자는 동안 팬티를 들추는 성추행, 중학생 때는 모르는 남학생이 따라와서 엘리베이터에서 강제 추행하려던 걸 가방을 휘둘러 쫓아냈고, 대학생 때는 잘 모르는 남자 선배에게 이틀 정도 집요하게 전화 스토킹을 당했다.
내가 당한 건 다른 여자들이 당하는 범죄에 비하면 경미한 수준이지만, 평범한 사람이 여자라는 이유로 살면서 이 정도의 봉변을 당하는 게 보통인가?
어렸을 때 장난을 치던 녀석들은 지금쯤 훌륭한 어른이 됐겠지, 가 아니라 그때 그 놈들이 지금쯤은 범죄자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름이 끼친다. 왜 어른들은 ‘남자애가 여자애를 괴롭히는 건 좋아서 그런 거래‘ 하고 넘어가려고 할까?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말이 길어졌지만... 책을 읽다 보면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 여자 스스로도 같은 여자를 차별하고 혐오했다는 것 등을 깨닫게 된다. 인터넷 악플로 보는 ‘미러링‘ 은 치졸하게 느껴졌지만, 이 책의 서문에 나온 ‘미러링‘ 만화는 진심으로 속이 시원했다.

중간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다. 예를 들어 모텔을 포함한 데이트 비용을 남자가 다 부담해야 한다든가, 헤어지면 보복을 당할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연락처와 기록을 삭제한다든가 하는 건 사랑하는(했던)사이에 인간적으로 너무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책의 흐름을 보면 그게 핵심이 아니다. 여성의 고충이 이렇게 크기 때문에, 여성 피해 범죄율은 이렇게 높은데 처벌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극단적인 조치라도 취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라고 성토하는 것이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의 배려가 넘치는 섹스는 충분히 행복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기적이고 성급한 경우에 벌어지는 일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니 부디 겉만 보고 남성혐오라고 판단해서 멀리하지 말고, 우화라고 생각하고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물론 우화 뿐 아니라 팩트도 있다.) 페미니즘 입문서로 추천한다.

여성이 주체가 되는 담론은 아직 한참 더 많이 필요하다. 온화한 것부터 급진적인 것까지. 용기를 내서 물꼬를 튼 작가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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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술연구소 - 생활인을 위한 자유의 기술
제현주.금정연 지음 / 어크로스 / 201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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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도움이 된 건 1장 돈 관리와 9장 프리랜서 관련 이야기였고
나머지는 세상에 이런 사람들, 이런 단체도 있구나 싶어서 신기했다. 아마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질 듯 하다. 요식업에 관심이 없는 나는 8,10장이 그리 와닿지 않았으니...

소소한 생활 팁을 알려주거나 운동 자존감 같은 개념을 일깨워 주는 건 좋았으나, 6장 음반매니아처럼 기술이랄 게 없는 속이 텅빈 장도 있고 (관리 안 되는 물건더미를 다 정리하지도 못하면서 탕진잼 인생이라 하는 게 한심하다. 최근 미니멀리즘을 실천중이라 더욱...)
어떤 일을 시작한 지 경력이 짧아서 충분한 노하우나 기술이라고 알려줄 꺼리가 부족한 사람을 많이 섭외했단 느낌이 든다. 그런 팟캐스트 토크를 애써 요점정리해서 글로 옮긴 가벼운 내용.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신선하고 젊은 감성의 아마추어라는 느낌도 있고, 사회의 변화와 네트워크 트렌드가 잘 반영되었다.

요즘 서적이 대개 그런지 좌우 여백이 지나친 탓에 책이 너무 두꺼워져서 아쉬웠고
두분 다 성씨가 특이한데 꼭 제책임, 금고문이라는 호칭을 써야만 하는지...둘다 볼 때마다 엉뚱한 일반명사가 생각나니 그냥 번듯한 본명으로 표기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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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술연구소 - 생활인을 위한 자유의 기술
제현주.금정연 지음 / 어크로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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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도움이 된 건 1장 돈 관리와 9장 프리랜서 관련 이야기였고
나머지는 세상에 이런 사람들, 이런 단체도 있구나 싶어서 신기했다. 아마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질 듯 하다. 요식업에 관심이 없는 나는 8,10장이 그리 와닿지 않았으니...

소소한 생활 팁을 알려주거나 운동 자존감 같은 개념을 일깨워 주는 건 좋았으나, 6장 음반매니아처럼 기술이랄 게 없는 속이 텅빈 내용도 있고 (관리도 안 되는 물건더미를 완벽히 정리하지도 못하면서 탕진잼 인생이라 하는 게 한심하다. 최근 미니멀리즘을 실천중이라 더욱...)
어떤 일을 시작한 지 경력이 짧아서 충분한 노하우나 기술이라고 알려줄 꺼리가 부족한 사람을 많이 섭외했단 느낌이 든다. 그냥 팟캐스트 토크를 애써 요점정리해서 글로 옮긴 가벼운 내용.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신선하고 젊은 감성의 아마추어라는 느낌도 있고, 사회의 변화와 네트워크 트렌드가 잘 반영되었다.
근데 두분다 성씨도 특이한데 꼭 제책임, 금고문이라는 호칭을 써야만 하는지...금고문은 볼 때마다 금고에 달린 문이 생각남.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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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너만의 길을 그려봐 - 아직 세상에 참 서툰 우리에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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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통 퀄리티 크게 기대 안했는데 프린트가 선명하고 예쁘네요! 바탕색은 검정색 뿐 아니라 군청색도 있고  랜덤인 거 같아요. 사이즈도 딱 좋고 튼튼해서 만족해요!
디즈니의 앨리스 그림을 좋아해서 동화책 사는 느낌으로 샀는데 내용은 앨리스와 관계 없는 거나, 하나마나한 흔한 조언들도 있긴 하지만ㅋㅋ 심심할때 펴보면 좋긴 해요. 아직 다 안읽었는데 완독하면 후기 덧붙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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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 - 남들보다 내성적인 사람들을 위한 심리수업
피터 홀린스 지음, 공민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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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콰이어트'같은 내향적인 사람을 위한 책인가 싶은 제목에 공감이 가고 책 디자인도 예뻐서 봤는데, 딱 거기까지. 너도 외향적인 성격으로 좀 바꿔보라는 주변 사람들의 강요에 시달려서 위로받으려고 읽었는데, 책에서도 결국 성격을 바꿔야 된다는 결론이라 절망. 위로가 아닌 질책이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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