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이드 프로젝트 1 (양장 합본) 아케이드 프로젝트 1
발터 벤야민 지음, 조형준 옮김 / 새물결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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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에 대부분의 성격이 형성된다고하는데, 역사도 그런갑다. 자본주의의 어린시절을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온갖 외양과 버릇를 옛사진첩처럼 보여주는 이 책을 뒤적거리면 그렇다.
몽롱한 가스등 신화와 고대 중세의 과거에서 튀어나온듯한 얼굴과 장식을 입은 상품 패션 실내장식들 꿈결을 더듬는듯 백화점과 박람회장을산보하는 소비군중의 물결
맑스의 <자본>이 19세기 런던 대영제국도서관에서 탄생했다면, 이책은 20세기 파리 국립박물관에서 13여년간의 작업으로 자본주의의 유년시절인 19세기의 파리를 펼쳐보인다. 맑스가 자본주의를 토대인 신체를 해부했다면, 이책은 그 육체가 살아가는 일상과 공간, 꿈과 외양을 모든 면에서 드러낸다. 아케이드 패션 권태 박람회 광고 꿈의 도시 매춘 도박 사진 복제기술...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자본주의 분석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이책의 몽타쥬기법 즉, 단편적인 자료, 인용과 단상들의 무한한 짜깁기가 어지러울지도 모르겠다. 역사는 도도한 진보가 아니라 과거가 불쑥나타나 현재와 뒤섞이는 것이라고 믿는 저자에겐 당대의 현재를 그대로 드러내는 저 방법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뭔가 갑자기 나타나는 것들인 꿈, 해시시의 경험, 신화의 사례와 논의가 많이 등장하는데, 이는 자본주의 자체가 꿈과 도취, 신화 등과 동일한 작동원리로 출발했다는 것을 방법론으로도 일치시킨 탓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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