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지구
패트리샤 매클라클랜 지음, 프란체스카 산나 그림, 김지은 옮김 / 미디어창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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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모아나를 보면서 섬이 살아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와 깜짝 놀랬답니다.
그 섬은 악마처럼 화가 났다가 나중에는 천사처럼 착한 모습으로 바뀌고 사람들에게 정착할 공간을 마련해줬죠.
아이와 정말 재미있게 보았는데, 영화와 마찬가지로 지구를 생명체로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잘 만들어진 그림책 같아요.
지구가 살아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어떻게 설명해줄지는 몰랐는데, 아이와 신비롭게 읽으며 지구와 자연, 계절에 대해 생각해보았어요.
'내 친구 지구' 입니다.


내 친구 지구가 겨울 낮잠에서 깨어났어요.

지구는 신나는 봄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요.
밭에서는 톡닥톡닥 농부가 쟁이질하고 까마귀는 까옥까옥 울어요.

지구는 작은 것도 보고 커다란 것도 보면서 자연을 돌봐요.

순록이 이끼를 뜯는 툰드라도, 어린 북극곰이 발도 디디는 반짝이는 얼음도 보살펴 주어요.

지구는 온 바다의 모든 살아 있는 것을 지켜주어요.
아주 작은 크릴새우, 정말 큰 고래까지

여름날 비를 내려 냇물을 채워주고,
그 냇물은 산 아래로 흘러 내려
들판을 지나 강으로 바다로 가요.


가끔 비를 너무 많이 내려 마을과 초록 들판이 물에 잠기기도 하지만
그 땅을 다시 잘 말려 주어요.

가끔 지구는 사나운 가을 폭풍을 불어
거센 바람이 나뭇가지와 곳간 지붕의 널빤지를 휩쓸어 가요.
하지만 지구는 그 바람을 잔잔하게 다시 잠재워요.
울긋불긋 단풍이 땅으로 떨어져요.

다시 추위가 찾아왔어요.
하얀 눈을 뿌리면 눈은 꽁꽁 얼어붙은 연못 위, 텅 빈 새 둥지에도 소복소복 내려앉아요.

하얀 세상 아래 고요한 씨앗이 캄캄한 흙 속에 폭 안겨 있어요.

지구는 기다려요.
그리고 봄날의 따뜻하고 환한 햇살 속으로 다시 날아올라요.


단순하게 지구를 생명체라고 표현한 게 아니라
내 친구처럼 자연속에 잘 녹아낸 그림책이었어요.
조용하고 고용하게 읽으면서 동시같기도 했답니다.
내 친구 지구의 움직임과 함께 계절의 변화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림책이 너무 예쁘고, 그림체도 예쁘고, 꾸미는 말들도 너무 따뜻했어요.
글을 배우고 있는 친구들이 읽으면 더 예쁜 책일 것 같아요.
조용하게 잠자리 독서에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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