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또 닦아? 단비어린이 그림책 14
백승권 글, 이승연 그림 / 단비어린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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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치아가 건강하지 못해 울고 불며 치과에 갔던 기억이 난다. 멀리서부터 치과가 보이기만 해도 눈물이 났던 안 좋은 기억... 주인공의 이름은 정원이다. 엄마는 정원이라는 이름 대신 써니 라는 별명을 부른다. 그리고 저녁만 되면 양치질하라는 소리로 써니를 크게 부른다. 써니는 생각한다. ‘이 좀 안 닦고 살 수 없을까?’ 이 생각은 써니 하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의 생각일 것이다. 나도 어릴 적 잠이 올 때쯤만 되면 엄마가 큰 목소리로 나를 불러 양치질을 하라고 했다. 귀찮기도 하고, 졸리기도 하고 양치질을 하고 나면 매운 치약과 물을 적셔서 잠이 다 달아나버리기 때문에 더욱 양치질이 싫었던 것 같다.

그래서 써니는 생각한다. 한 번만 닦으면 평생 안 닦아도 되는 치약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 동화책을 읽으면 우리들은 생각하기 힘든 엄청난 상상력이 결부된 생각들이 나와서 재미있다. 한 번만 먹으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른 약이나 한 알의 약으로 밥이 해결되는 것 등등. 정말 이런 상품들이 나오면 대박 히트를 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모든 어린이들은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과자나 사탕 등 맛있는 군것질거리를 모두 다 먹을 수 있겠지? 저녁에 아빠가 퇴근하시면서 아이스크림이라도 사오시면 이미 닦은 이를 또 닦아야 하므로 끔찍한 상황이 벌어진다.

또 재미있는 장면은 양치질을 묘사한 상황이다. 먼저 칫솔이 치아를 지나가는 것은 소름이 돋는다고 표현했다. 어른이 되면 시원하고 오히려 이를 닦지 않으면 찝찝한 기분이 될 수 있겠지만 어린 아이는 소름이 돋는 기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치카 치카 팔을 열심히 움직이는 것은 팔이 저리다고 표현했다. 또 거품이 차는 것은 숨이 막힌다고 표현했다. 너무나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눈높이로 표현을 잘 한 것 같다. 이 장면을 엄마가 하는 것과 비교하는 모습도 너무 우스꽝스럽게 표현이 되어있어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양치질을 하면서 좋은 점은 내 얼굴을 실컷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TV에 나오는 사람처럼 실컷 나의 얼굴을 구경할 수 있는 것... 마지막엔 왜 정원이의 별명이 써니인지 나온다. 썩은 이를 줄여서 써니라고 한 것이다. 나중에 우리 아이가 썩은 이가 생겼을 때 나도 써니라는 별명을 붙여줘야겠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조금 더 재미있게 양치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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