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새를 날려줘 어른을 위한 동화 20
이윤학 지음, 엄택수 그림 / 문학동네 / 200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무살, 혹은 쉰 살이 다 되어서도 혹독한 생에 끌려다니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은

세상살이에서, 이 책 속의 꼬마 주인공인 콩새의 의지는 무척이나 강인하다. 가족이 해체되어

일곱 살난 여자아이 홀로, 이 집 저 집 친척집에 맡겨져 사는 가운데서도, 콩새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을 짓밟는 것들에 맞설 줄 안다. 일찍부터 마음의 눈을 틔워 사물을 바라보며

속깊은 대화를 나눌 줄도 안다. 가난하고 고달픈 삶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귀한 선물임을 받아들일 줄 안다.

난폭한 세상에 방목된 콩새의 찢긴 마음을 어루만지고 기워주는 외할머니와 외삼촌의 따스한 보살핌이

콩새의 정신을 건강하게 지탱시키고도 있으나, 늘 불편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친척집을 떠돌게되는

콩새의 삶은 진정 아프다.  그러나, '누구에게라도 나를 맡겨놓지 않겠어!' 라고 옹골차게 말하며 질척한 삶

을 이겨가는 여자아이의 성장기를 통하여, 우리는 우리의 고통스러웠던 생을 반추하며 다시 마음속으로 외

치게 될 것이다. "다시는 누구에게라도 나를 맡겨놓지 않겠다.!" 라고.

어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인간은, 열 일곱에 이미 세상의 아픔과 이치를 알게 된다고.

콩새는,  인간은 일곱 살에 이미, 생의 슬픔과 행복을 꿰뚫게 되었노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이 동화가 독자들에게, 시련에 끌려다니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을 지켜가는, 그리하여

생을 감사함으로 끌어안으며 긍정적으로 살아낼 줄 아는, 작지만 뜨겁게 타오르는 불씨가 되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