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조절 - 안전하지 않은 사회에서 나를 지켜 내는 방법
권혜경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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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과 의학을 통해 사람들의 감정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이해하고 현 사회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 책이다. 쉽고 빠르게 읽히면서도 내용이 충실하고 구성이 잘 되어 있다.

분노 조절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 등 사람들의 감정에 장애라는 말이 붙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여러가지 감정 조절이 안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현 사회에서 나 자신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하는 물음으로 시작해 저자가 그동안 치료했던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모든 개인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는 마음이 이 책의 핵심이자 목적이다.

저자는 사람의 뇌를 역할별로 세가지(생존의 뇌인 뇌간, 기억의 뇌인 변연계, 인간의 뇌인 대뇌피질)로 구분하고 감정 조절이 안된다는 것이 어떤 상태인지와 안전하지 않다고 느낄 때 사람들이 사용하는 3가지 방어기제(싸우기, 도망가기, 얼어붙기)에 대해 설명해준다.

그 다음으로 생후 12개월 된 유아가 부모로부터 받게되는 감정조절 경험을 3가지 애착 유형(안정적인 애착, 불안정안 애착, 혼돈형 애착)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이런 경험들이 성인이 될 때 어떻게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설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가족 내부적인 요건 외에 외부적인 주변환경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살펴본다.

해외의 많은 사례를 차치하고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자신의 상처를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지 않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나라의 최근 100년의 역사만 보더라도 35년간의 일제 강점기, 6.25전쟁, 이승만과 군부의 오랜 독재정치는 무조건 잘 살고 보자는 경제성장과 남보다 뛰어나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과다한 경쟁 사회를 조장했으며 이런 사회적 풍토에서는 상처 받는다는 것은 나약함의 징표로 여겨져 기피 대상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왜 그런 상처를 받았는지 관심을 가지기 보다는 나는 그렇지 않다는 데 대한 안도감과 나와 그들을 분리하고자 하는 풍토로 발전했다.

또한, 아직도 만연한 남성중심의 한국 사회에서는 집안에서 남편과 아내의 역할을 확연하게 구분짓고 이것이 심리에도 반영되 부부간의 감정 조절 실패의 기본적인 원인이 된다.

이렇게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속으로만 곪고 있는 상처를 밖으로 거내어 자세히 들여다보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저자는 어찌보면 안전한 것이 매우 드물어 보이는 사회에서 개인들이 어떻게 스스로 감정 조절을 할 수 있는지 실천적인 방안을 제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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