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암자기행 - 고요한 자유의 순간으로 들어가다
김종길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암자라는 말은 그 자체만으로도 뭔가 은둔적인 삶과 슬픔, 고요함과 함께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면이 있다. 그래서인지 평소 사찰, , 무슨무슨 ‘~라고 하면 들러봐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면서도 암자라고 하면 왠지 근접하기 어려운 무게감이 느껴지곤 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산, 지리산을 모를리 없건만 지리산에 이렇게나 많은 암자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줄은 몰랐다. 이 책에서만 22곳의 암자를 소개하고 있는데 저자가 10년이 넘게 지리산을 다니면서 직접 방문한 암자만 50곳이라고 하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저자는 지리산의 빼어난 암자를 6가지 특색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천하제일로 참선하기 좋은 벽송사, 상무주암, 칠불암, 전망이 제일인 금대암, 원통암, 사성암, 문수암 그리고 별천지 영원사, 구충암 뿐 아니라 지금은 사라지고 흔적만 남은 개령암지까지 어느하나 제일이라고 칭하지 않을 수 없는 암자들을 소개한다.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빠져들어 읽었던 암자는 은둔의 땅이라 부를만큼 지리산의 깊고 깊은 곳에 자리한 묘향대, 문수대, 우번대, 상선암이다. 찾아가는 길만 해도 천길 낭떠러지가 예사로 나오는 길 어느 한 곳에 자리한 암자들은 사진만 봐도 신비로움 그 자체이다.

지붕과 문들이 온통 붉은 색인 묘향대의 전경은 특별한 것이 없는데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흑백 사진으로 소개된 상선암도 땔나무꾼으로만 여겨지던 초라한 수월스님의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는 이야기와 함께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 책의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암자를 방문하면서 만난 수행스님들과의 일화를 함께 소개하고 마지막에 각 암자의 지리적, 고고학적 사실과 함께 암자의 유례나 역사적인 사건들을 깔끔하게 정리해 놓은 점이다.

암자를 소개하는 글 중간중간에도 암자에서 수행했던 옛 고승들의 말이나 일화들을 소개하여 읽는 재미를 더하였다.

찌는 듯한 더위에 시원하게 뻗어있는 능선과 푸른 산, 맑은 암자들의 사진을 보면서 그곳을 다녀온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무더위를 잊을 수 있는 멋진 방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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