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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 '윤하정의 공연세상' 무대 위 20인과의 진솔한 이야기
윤하정 지음 / 끌리는책 / 2012년 4월
평점 :
참, 멋진 물음이지 않은가? 지금 당신의 무대가 어디인지를 묻는 이 물음은!
12년간 아나운서와 기자로 일하던 저자는 날것의 설렘에 매료되어 공연의 현장으로 무대를 옮겼다고 한다. 설렘을 안고 배우들을 만났을 저자의 마음 그대로 나도 배우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거나 관심있어하는 배우들이라 저자와 나의 취향이 같은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어 나도 모르게 빙그레 미소가 지어졌다.
내가 뮤지컬에 푹 빠지게 된 계기가 뮤지컬 배우 신성록의 공연을 보고 난 이후이다. 봄이라고 하기엔 조금 이른 듯한 3월 초순. 일상이 조금씩 지루해지고 있을무렵 공연이나 한번 볼까하는 생각으로 신성록과 차지연 주연의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를 보게 되었다. 신성록은 드라마에서 한두차례 본 기억이 났지만, 차지연은 누군지 전혀 몰랐었다.
하지만, 그날 신성록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노랫소리, 차지연의 힘차고 울림있는 노랫소리가 나를 뮤지컬의 신세계로 이끌었다. 이후로 나는 정말 1년 내내 뮤지컬에 빠져 살았다.
온 서울바닥의 공연장을 쫒아다니면서 저 배우들은 어떤 마음으로 뮤지컬을 시작했을까? 또 지금 저들은 어떤 무대에 서있고, 어떤 무대를 원하고 있을까? 가 늘 궁금했었다.
저자는 마치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기라도 하듯 정말 멋진 배우들만 인터뷰를 한 것 같다. 신성록을 비롯하여 차지연, 류정한, 정선아, 이석준, 정성화 등의 뮤지컬 배우들뿐만 아니라 오달수, 장영남, 김성녀와 같은 연극배우, 피아니스트 김정원과 이사오 사사키, 발레리노와 미술해설가까지 무대와 가까운 사람들은 모두 모아놓은 듯 하다.
이 사람들의 공통적인 점은 무대를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그 무대에 계속 서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 무대가 배우들에게는 정말 무대 그 자체가 되겠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자신이 지금 속해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러면, 나는 또 나에게 반문하게 된다.
나는 지금 꿈이 있는가? 지금의 무대가 진정으로 내가 원하던 무대인가? 지금 나는 나의 무대에 만족하는가? 미래에는 어떤 무대에 서고 싶은가? 등등 끝임없이 되묻게 된다.
내가 스스로 내린 답들은 평생 열정과 노력 하나로 살아온 이들 배우들의 발뒤꿈치도 못따라갈 것들이라 부끄럽기 그지없다.
하지만, 훌륭히 성공한 그들에게도 어려운 시기가 있었듯이 지금 나의 이 방황의 시간들이
나를 진정한 무대로 이끌기 위한 과정이라 여기도 싶다. 목구멍이 포도청인 세상살이에서
이들 배우들의 열정을 느끼고 다시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