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페포포 기다려
심승현 지음 / 홍익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파페포포... 라고 입안에서 굴려보면 왠지 하얀 비눗방울이 뽀글뽀글 퍼져나갈 것만 같다.
어떻게 이렇게 앙증맞고 사랑스러운 이름을 지을 수 있었을까?
내가 처음 파페포포를 만난건 친구네 집에 놀러갔을 때였다. 그때가 지금으로부터 7,8년쯤 전이었을테니 파페포포 시리즈 중 ‘메모리즈’ 나 ‘투게더’를 만났을 것이다.
파페포포라는 이름도 특이하거니와 책 표지의 두 주인공이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워 나도 모르게 손이 갔었다. 책을 펼쳐 아무거나 한편을 읽어보고 나서는 그대로 그 책을 들고 집으로 오고싶은 충동을 느꼈더랬다. 내가 그 친구 집에서 본 책중에 두번째로 탐나던 책이었다. 오랜만에 다시 파페포포가 나와서 너무나 반가웠다.
이번에 나온 ‘기다려’ 역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멋진 모습으로 출간되었다.
깜찍한 두 주인공 ‘파페’와 ‘포포’도 그대로이고, 연두색의 책 표지하며, 그 안에 실린 따뜻한 내용이 모두 그대로여서, 아니 내가 바라던 대로여서 더욱 좋았다.
이번에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또다른 점은 색감이었다. 책 안의 바탕과 등장인물들의 색채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캐릭터들도 좋았지만, 그 캐릭터들을 받쳐주는 배경무늬와 사물들의 색감이 각각의 소주제와 너무나도 예쁘게 어우러져서 한참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어쩜 이렇게 예쁜 색을 썼을까? 감탄이 절로 나왔다. 덕분에 내 눈이 호강했던 시간들이었다.
파페와 포포가 만들어가는 소소한 삶에서 나온 내용은 말할 것도 없이 좋다. 너무나 시시하고 일상적인 일에서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가끔은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기도 하고, 때로는 지치고 외로운 마음을 조용히 쓸어내려 주기도 한다.
삶에서 사랑을 빼놓으면 아무것도 아님을 안다는 말, 어느 일요일 오후 아내는 아기와 놀고 있고 자신은 한가롭게 책을 읽으면서 느낀 따뜻한 행복이 그대로 나에게도 전해져와 나도 같이 행복해졌다. 책을 읽는 내내 파페와 포포의 행복함을 함께 느껴서 나도 정말로 행복했다.
그 행복함들 중에서 한대목만 소개하고자 한다.
‘내 나이 마흔,
이제 나는 생선 살 부위를 골라서
흐트러짐 없이 뼈를 잘 발라 낼 수 있다.
언제쯤 삶의 옳은 것과 그른 것 또한
잘 발라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