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드립니다 - 유품정리사의 일
김석중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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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요즘 기사에 많이 등장하는 유품정리사로 15년 전 일본에서 유품정리 일을 배워, 국내 최초로 이 사업을 시작했다. 유품정리는 단순히 빈집 청소의 개념을 넘어 죽은 사람을 위한 일이지만, 산 사람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런 의미에서 유품 정리는 유가족을 도와 사별로 인한 슬픔을 치유하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유품 정리의 기회는 단 한 번뿐으로 고인에 대한 예를 갖춰 신중하게 정성을 다해야 하는 일이다. 이 책을 통해서 치매, 고독사 등 다양한 죽음과 장례, 유품 정리의 사례를 접했다. 막연하게 두려웠던 죽음을 보다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은퇴 후 엔딩노트를 작성하며 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겠다.

여러분 가운데에는 설날과 추석 연휴에만 부모님을 만나 뵙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한 해 두 번씩이라고 하면 부모님이 앞으로 10년 더 사신다 해도 겨우 스무 번 남짓 남았습니다. 이 횟수로 계산하면 부모님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습니다.

p.145

삶과 죽음에 대한 책인 만큼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는 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83세이다. 위 계산법을 따르면 현재 부모님이 60대니까 앞으로 내가 부모님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두 달뿐일 수도 있다. 요즘은 자주 뵙고 있지만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도록 시간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때부터인가 병원 뒤쪽에 장례식장이 생겼고, 노인들은 생애 마지막을 요양병원에서 보내며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이런 실정이니 노인들이 요양병원에 들어가는 길을 '죽으러 가는 길'로 여겨 죽기보다 싫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전체 사망자 세 명 중 한 명은 노인요양시설에서 사망합니다.

p.154

생각했던 것보다 노인요양시설에서 사망하는 사망자의 비율이 높아 놀랐다. 최근 코로나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가족의 노인요양시설 면회가 금지되고, 심각한 경우 사망 소식이 들려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핵가족이 많아지고 맞벌이 가정이 많아져서일까. 노인을 가정에서 돌보는 일이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 자녀의 입장에서도 노인의 입장에서도 어려운 문제라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팔순이 다 된 모친은 치아가 빠지려는지 이발이 아프다며 통증을 호소합니다. (...) 가만히 생각해보니 활동량이 적은 노인들이 많이 먹지 못하게 하려고 나이가 들면 치아가 빠지는 건 아닐까요? (...) 모친은 한 번씩 귀가 간지럽고 잘 안 들린다고 합니다. 좋게 해석하니 세상의 시끄러운 소리를 듣지 말라는 의미이자, 남이 자신을 욕해도 듣지 말라는 자연의 섭리 같습니다.

p.233

나이 들어가는 과정이 서글프고 허무하다는 생각이 컸는데 이 문장을 보고 누군가는 이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도 하는구나 싶었다. 무언가를 얻으려고만 노력하는 세상에서 내가 갖고 있던 것을 점차 잃어갈 때 언젠가는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우선 지금 살아있고 건강하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낀다. 오늘이 있고 내일이 있어서 다행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https://blog.naver.com/minyesroom/222832439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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