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 - 동물들이 찾아오고 이야기가 샘솟는 생태다양성 가득한 정원 탄생기
시몽 위로 지음, 한지우 옮김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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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 저자는 생태다양성 감소에 대한 환경부 장관의 인터뷰를 듣게 되면서 생태다양성을 위해 직접 행동으로 옮기고자 마음먹는다. 그는 곧 정원이 있는 집으로 이사하고, 가족과 함께 정원을 가꾸며 발견한 동식물과 곤충을 기록하고 정원 생활을 담아 이 책을 썼다. 작가가 직접 쓰고 그린 만화로 정원 가꾸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편안하게 보기 좋은 책이다. 평소에 몇몇 동물을 제외하고 동물이나 곤충을 무서워하는 편인데 따듯한 그림으로 그려져 무섭거나 징그럽지 않고 '참 예쁘고 아름답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화라 너무 빨리 읽는 게 아쉬워 일부러 천천히 즐긴 책이다.

뭐야, 말벌이 포도 몇 알을 먹으러 온다고? 큰일이군! ... 그치만 조금 나눠준다고 별일 있겠어? 까치나 찌르레기랑 체리를 나눠 먹는 것과 비슷한 거 아닐까? 정원의 과일을 우리 혼자 차지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힘을 쏟아야 하는가... 우리가 애쓸 가치가 있는 좋은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p.32

만약 정원을 가꾸고 있는데 동물이나 곤충이 나타나 정원을 망치거나 과일을 갉아먹는다면...? 아마 나는 문제를 해결하려 들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싶은 문장이었다. 저자의 이런 약간의 너그러움이 여러 동식물, 곤충과 공존하는 정원을 만드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면 한시도 지루해지지 않는다. 나는 만약 개구리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면 왜가리나 지나가던 뱀이 우리를 위해 상황을 정돈해 줄 거라는 사실을 단 한 순간도 의심하지 않는다.

p.112

동물 간의 문제에 크게 개입하지 않고 관찰자이자 행동가로서의 자리에서 정원을 가꿔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식물을 심고 나서 찾아오는 동물과 곤충을 맞이하고 관찰하는 일이 참 신기하고 뿌듯할 것 같다. 심심했던 정원이 저자와 가족의 사랑을 받아 차츰 균형을 찾고 활기차게 바뀌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즐거웠다. 이제 수목원으로 나들이를 가게 되면 식물 주변의 곤충과 동물이 함께 보일 것 같다.

생명과 다양성을 창조하고 싶다고 해서 신이나 부자나 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사실, 그저 손에 흙을 조금 묻히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p.116

작은 정원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은 로망이 있다. 가족들과 정원을 가꾸고 찾아오는 동물과 곤충에 감사하고 그림으로 기록하며 살고 있는 저자를 보며 이상적인 모습을 본 것 같다. 집에 식물을 더 들이고 싶어졌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https://blog.naver.com/minyesroom/222777848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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