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장혜경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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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에리히 프롬이 <사랑의 기술>이 말하는 관계의 사랑을 넘어, 보다 근본적인 '삶에 대한 사랑'을 말하는 책이다. 현대인의 무력감과 공허함의 원인을 심리적 관점부터 사회경제적인 조건까지 연관 지어 설명하며, 삶에 대해 전반적으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거나 삶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19세기와 20세기를 비교하며 사회적인 상황이나 문제에 대해 설명하기 때문에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고 생각이 많이 필요한 책이라 읽기 쉬운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힘을 가지려면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이다. 고통은 인생의 최악이 아니다. 최악은 무관심이다. 고통스러울 때는 그 원인을 없애려 노력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 감정도 없을 때는 마비된다.

p.45

살면서 힘든 일을 겪을 때 보다 아무 일도 없을 때, 모든 일에 무관심하고 무기력할 때, 사는 게 재미없을 때 더 위험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도무지 뭘 해야 이 기분이 나아질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나의 경우 보통은 체력이 회복되고 차분히 책을 읽거나 친구와 대화하고 일상에서 작은 일을 시도하며 무기력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제는 무기력이라는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알 것 같지만 여전히 가장 어려운 감정 중 하나이다.

이 문장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통하는 말인 것 같다. 관심 있는 사람과 연인이 되어 행복한 시간을 쌓다가 어느 순간 잦은 다툼을 반복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 보다 다툼을 피하고 노력하지 않고 무관심해지는 순간, 이 인연의 끝에 다가왔다고 실감했던 것 같다.

내가 말하는 독창성은 새로운 발견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기원을 두는 경험이다.

p.136

저자가 말하는 창의적 자세의 전제 조건에 대해 알아보자. 첫 번째 조건은 아이같이 세상을 향해 감탄하는 능력이고, 두 번째 조건은 지금 여기를 사는 집중력이다. 또 한 가지 조건은 자기를 진정으로 경험하는 능력이다. 이 챕터를 읽고 나니 창의적인 삶과 진정한 예술은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자기 세계의 중심에 두고 자신의 주변에도 감탄하며 매 순간 보고 느끼는 것에 집중하는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작은 깨달음이다. 다음 걸음은 진정한 활동성의 연습이다. 아마도 그 시작은 한번 가만히 앉아 바라보려는, 들어보려는, 명상하려는 노력일 것이다.

p.251

많은 공감이 갔던 마지막 챕터의 문장이다. 현대인은 조직이 강제하는 노동과 불안이라는 내적 강제로 자유롭지 않은 활동성을 부여받고 살아간다. 본질적인 문제에 부딪치기 힘들어하고 생존하기 위해 그저 일과 같은 분주함으로 도망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여러 위험 요소와 함께 변화가 많은 시기이다.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선 진정한 목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활동적인 삶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선은 나만의 깊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https://blog.naver.com/minyesroom/222659159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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