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힘든 일을 겪을 때 보다 아무 일도 없을 때, 모든 일에 무관심하고 무기력할 때, 사는 게 재미없을 때 더 위험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도무지 뭘 해야 이 기분이 나아질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나의 경우 보통은 체력이 회복되고 차분히 책을 읽거나 친구와 대화하고 일상에서 작은 일을 시도하며 무기력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제는 무기력이라는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알 것 같지만 여전히 가장 어려운 감정 중 하나이다.
이 문장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통하는 말인 것 같다. 관심 있는 사람과 연인이 되어 행복한 시간을 쌓다가 어느 순간 잦은 다툼을 반복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 보다 다툼을 피하고 노력하지 않고 무관심해지는 순간, 이 인연의 끝에 다가왔다고 실감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