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욕심이 생겼어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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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이자 두 아이의 아빠인 저자의 일상 속 욕심 이야기를 다룬 그림 에세이이다. 이 책은 앞서 나온 <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의 속편이기도 하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한 순간을 찾아내고 스케치로 남겨 저자만의 독특한 생각과 함께 풀어낸 인상적인 책이다. 기존의 에세이랑은 다른 결의 책으로 느껴졌다. 직접 겪은 경험뿐만 아니라 '그건 사실 이런 게 아닐까?' 혹은 '이런 게 있다면 좋을 텐데.'라는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이야기가 많은 책이다. 그래서 몇 가지 에피소드는 작가의 상상력을 따라가지 못한 것 같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참신한 책을 읽게 돼서 신선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작품을 만들 때도 본래 말하고 싶은 것, 전하고 싶은 것,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것을 치워야 합니다.

p.27

국물 요리 위에 뜨는 불순물을 보며 이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참신하다. 나도 한 가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일을 하다가 문득 꼼꼼하게 일을 계속 더하면서 하는 것보다 덜 중요한 것을 빼고 중요한 것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일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고 깨달은 적이 있다. 주어진 시간은 적은데 할 것이 많을 때 시간 안에 반드시 해야만 하는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든 생각이다.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때로는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것에 시간을 충분히 들여야 한다.

들고 가서 아이에게 "이거 입어"라고 했더니 아이가 "어? 엄마가 그거 입으랬어?" 라지 뭐예요! 아빠로서 전혀 신뢰받지 못한 겁니다.

p.87


아내가 아이의 바지를 갈아입히라고 하자 아빠인 저자가 아이의 바지를 고르며 일어난 상황이다. 결정권 없는 아빠의 비애라며 그려 낸 이 이야기가 애도 없는데 왜 눈앞에 그려지며 재밌는 건지. ㅋㅋㅋ 이 책은 아빠의 육아 일기도 분량을 꽤 차지하는데 그림이 참 귀엽고 재밌다.

모르니까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은 건 아닐까?

p.130

작가는 치매를 앓는 친척 때문에 고생했던 경험이 있어서 치매 관련한 삽화 작업이 어려웠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경험이란 게 다 좋은 것도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평소 다양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쉽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싶어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였다. 상황은 다르지만 요즘은 한 분야의 프로보다 여러 분야의 아마추어로 해볼 수 있는 일들이 많은 시대라 더 와닿기도 했다. 경험이 많거나 어려움을 잘 아는 분야인 경우 오히려 시도하기 어려운 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https://blog.naver.com/minyesroom/222651540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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