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기까지 착할게요 다림 청소년 문학
왕수펀 지음, 류희정 옮김 / 다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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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착할게요

왕수펀 글 류희정 옮김

용감한 판판의 이야기

'내 이름은 판판이다. 지금껏 나는 용감해야 한다고 강요당하며 살아왔다. 대체 누가 그랬냐고? 당연히 온 세상, 아니 실은 나 자신이다. 나는 우리 가문에 누가 되지 않는 아주 용감하고 착한 아이다. 남한테 용감하다고 칭찬받는 사람을 볼 때마다 솔직히 동정심부터 든다. 얼마나 힘들지 잘 아니까.'

p97쪽 시작되는 '용감한 판판의 이야기'의 첫 문단의 글이다.

이 글을 읽는데 대부분이 이러지 않을까?라는 슬픈현실이 떠올랐다. 세상엔 단 하나의 형용사로 정의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근데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시작할때 기사의 제목같이 '맨날 다 받아주는 착한 애있잖아' '화 많은 그 애 있잖아' '춤추는거 좋아하는 엄청밝은 그 친구 알어?'처럼 큰 하나의 형용사로 남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 뭐 잘생각해보면 어떤 사람을 표현하기위해 형용사를 구구절절말하는 것도 웃기지만-

근데 그 한 형용사가 가끔은 사람들을 그 형용사라는 감옥안에 가두기도 한다.

이 판판이란 아이도 그랬다. 여리고 눈물이 많은 아이지만, 아버지께 처음으로 혼난 사건도 눈물이 많다는 이유였고, 첫째라는 이유로 용감해야된다. 가문을 위해 용감한 아이여야 한다. 등 자연스럽게 나타난 용감한 아이가 아닌, 저 문장속에 적혀진 표현처럼 온 세상이 이 아이가 용감해야 한다고 강요하며 살게한 거 같다. 그렇다고 본인은 용감하게 지내야 한다는 강요에 원인이 아예 안되는 건 아니다. 그런 강요속에서도, 아니라고 표현할줄알고 더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지낼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작가님께서도 '아니 실은 나 자신이다.'라는 표현도 함께 적으신 것 같다.

요즘 세상은 착하다는 말이 너무 좋은 말만은 아닌 것도 같다. 진짜 칭찬으로서 '너 정말 착한 아이구나'라고 표현도 하지만, 내가 쉽게 컨트롤 할 수 있는 아이, 무조건 다 오케이 해주는 아이라는 인식이 들고 거기에 대한 표현으로 '착한 아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많기에- '착하면 호구가 되는 세상'이란 말도 나온 것 같다.

'남한테 용감하다고 칭찬받는 사람을 볼 때마다 솔직히 동정심부터 든다. 얼마나 힘들지 잘 아니까.' 이 말이 진짜 이해가 된다...그래서 내가 이 책을 읽게된게 아닐까.

'오늘은 여기까지 착할게요'

난 이 제목이 정말 여러가지 뜻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작가님은 구체적으로 어떤 뜻으로 이 책을 적으셨을까 그 궁금증을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각 소제목 속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을때마다 느꼈다. '아! 작가님도 구체적인 딱 하나로 정의된 의미를 담은 제목을 쓰신게 아니구나.'

'착함'이란 뜻에 많은 생각이 드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궁금하다. 다른 사람들은 '오늘은 여기까지 착할게요'라는 이 책의 제목을 어떻게 해석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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