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존경 - 이슬아 인터뷰집
이슬아 지음 / 헤엄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쯤 하면 척척 해낼 때도 됐는데, 수월하게 하고 싶은데… 한국 · 에서도 이 정도 살았으면 좀 적응할 만도 하잖아요. 어쩌면 부적응은 무능에서 나온 것 같기도 해요. 적응을 잘 못 하니까 불만을 말하게 되고 그게 발전되다보니까 저항이되기도 한 것이죠. 제가 유일하게 적응한 것이 저항이어서, 오히려 지금은 그 반대가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들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과 사람과 눈사람
임솔아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프다는 게 뭔지 아니. 정상이 아니라는 거야. 정상이 아니면 사람이 아프게 되는 거야. 정상이 되고 싶은 건 욕망이 아니라 균형감각이야. 인간은 항상 회복을 지향하도록 되어 있어. 정상일때에는 자기가 정상인 데 둔감하지만, 비정상이 되고 나서는 정상이 무엇인지를 뼛속 깊이 생각하고 갈망하게 되는 법이야. 갈망이 신호를 보내는 게 아픔인 거야.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았다면 나는 내가 비정상이라는 것도 알지 못한 채로 살았겠지. 가장 나쁜 건아픈 사람은 자기 아픈 것에만 골몰한다는 거야. 비정상인 상태가괴로운 건 자기만 아프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그래서 회복되고 싶었어. 아프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어. 아프지 않으려면, 정상으로 돌아가야만 했어.

잡화점에서 언니는 속옷 두 세트를 골랐다. 한 세트는 나에게 주었다. 핑크색이었다. 싫어하는 색은 아니었지만, 좋아하는 색도아니었다. 나는 그것들이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것들이 예쁘지 않아도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튼, 떡볶이 - '이건 맛있는 떡볶이다'라는 확신이 왔다 아무튼 시리즈 25
요조 (Yozoh) 지음 / 위고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맛없는 떡볶이집이라도 존재하는 것이 나는 좋다. 대체로 모든 게 그렇다. 뭐가 되었든 그닥 훌륭하지 않더라도 어쩌다 존재하게 되었으면 가능한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내가 이 세상에 사십 년가까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안심이다. 그것은 내가 나를 너무 사랑해서라거나 내가 이 세상에 쓸모 있는 존재라고 여겨져서가 아니라 어쨌거나 백기녀와 신중택의 젊은 날 뜨거운 밤을 통해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내가 존재하게 되어버렸으니 기왕 이렇게 된 거 오래오래 살아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기에는 시험공부를 위한 눈물겨운 노력, 합격의 기쁨은 묘사되어 있었지만 왜 하필 그 직업을 욕망하는지, 그 세계에 들어가서 누리는 안락과 쾌락은 무엇인지, 수모와 소외는 무엇인지, 방송국에서 일하며 추구하고 싶은 가치가 무엇인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가 빠져 있었다. 수업 시간에 직접 물어보았다. 왜 방송작가가 되고 싶었느냐고, 어릴 때부터 나고 자란 지방에서의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그 정도의 직장이면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을을 것 같아서, 라고 답했다. 사는 이유가 별거 없듯 대수롭지 않은 소소한 이유이다. 그런데 그 별거 없는 삶, 시시한 욕망을 밀도 있게 찬찬히 담아내면 특별한 글, 진솔한 글이 된다.

좋은 글에는 ‘근원적인 물음‘이 담겨 있다. 나는 왜 언제부터 그 일을 알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꿈을 갖게 되었는지, 일을 하는 동력은 무엇인지, 일에 대한 환상이 어떤 지점에서 깨졌는지, 이 일을계속 할지 말지를 정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어떤 느낌, 어떤 감정에 사로잡혔을 때 그것을 당연시하는 게 아니라 왜 그런 기분을 느꼈는지 더 깊고 진지하게 파고드는 작업, 그게 문제의식이다. 우선은 나를 향해 ‘왜‘라고 질문하는 것 말이다.

사건이 지나간 자리에 무엇이 돋는가. 꽃들이 피거나 폐허가 되거나돌이 굴러 와 뿌리를 내리거나 할 것이다. 관찰하면 신비롭다. 살면서무수히 겪게 되는 별의별 일들, 소소하는 대수롭든 그것을 통과한 신체는 변화를 겪는다. 이 같은 일상의 풍경과 생각과 느낌이 별처럼 은은히 차오른 글은 구체적인 ‘한 사람‘을 선명히 보여준다. 그럴 때 그 글이 다른 이의 경험이나 감정과 겹치고 공감을 낳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언어에 속지 않는 법 - 한국어에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영어 수업
허새로미 지음 / 현암사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 조용히 있어야 하고 언제 남들보다 앞서 이상함을 감지하여 위험을 경고하는 똑똑한 아이가 되어야 하는지가 그다음 고민이 되었다. 아무 때나 모순을 지적했다가는 어른들에게 큰 봉변을 당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눈치가 빠른 건 가끔 지나치게 알랑거리며 아부하는 일이었고, 때로는 똘똘하게 처세하는 기술이었다. 세상을 보이는 대로 믿 어선 안 되는 거였다. 모든 신호에는 암호가 걸려 있었다.

그리고 사람과 친해지는 일은 그 암호를 초 단위로 풀어내려 애쓰는 과정이었다. 날 속이려는 건 아니지만 진실만을말하는 것도 아니고, 나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다시는 안보고픈 것도 아닌, 순간순간 불쑥 드는 감정을 남들에게 서둘러 덤핑 처리하듯 떠넘기는 데 쓰이는 말들, 말들, 말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