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스 - 지도로 본 도시의 역사
제러미 블랙 지음, 장상훈 옮김 / 산처럼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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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책상과 의자처럼 연관성이 큰 소재인데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각각으로도 매력적인 테마라, 지리학을 인문학으로 버무린 저자의 솜씨와, 아마도 매개체로 개입할 인간군상들의 활약이 함께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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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누가 듣는가 - 제1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이동효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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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모, 공부, 운동 무엇하나 내세울게 없는 광철은 설상가상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심한 말더듬 습관과 가정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를 가진 주인공이자 작중화자이다.

그런 광철에게 친구 ‘개중이’는 단비 같은 존재이다.

그 별명이 암시하듯 아슬아슬한 일탈의 경험을 친구들에게 푸는 예의 화려한 ‘썰’과 학교 밴드부의 전설적인 리드기타 역할을 하면서도 어울리지 않게 ‘샤르트르’,‘한완상’류의 책을 독파하고, 불량서클 멤버에게 린치를 당해도 굴하지 않는 이색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음악’을 매개로 급속히 친해진 둘은 가정폭력과 첩의 아들이란 서로의 상처를 공유하며 위태위태한 우정을 쌓아가는 게 책 전반부이자 주인공 광철의 학창시절의 개요이다.

  원활한 전개를 위해 저자는 전반부에서 두 가지 얼개를 장치하는 치밀성을 보인다. 광철의 ‘찌질한 비겁함’과 중요한 변곡점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음악’이다.

구타를 피하기 위해 유일한 친구 개둥이와의 동행을 피한다거나, 발표를 해야 하는 날이면 말더듬의 노출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결석하는 모습, 자신만의 안위를 위해 매 맞는 엄마를 방치하는 장면 등으로 광철의 비겁함은 낱낱이 고발된다.

  음악 역시 중요한 모멘텀 또는 등장인물의 심리를 반영해야 하는 갈피마다 등장하는 ‘친절한 안내인’으로서의 역할을 무리 없이 수행해 독자들의 소설 독파를 돕는다.

이를테면 복잡한 가정사와 은기로부터의 구타에 힘들어하고 자유를 갈망하는 개중이의 마음이 ‘free bird’팝송으로 이어지고, 구타와 어울리지 않는 아버지의 노래 ‘사랑은 눈물의 씨앗’은 이후의 복선을 예고한다.

  중반부는 광철의 일대기 중 대학과 직장생활 시기로 구성된다. 다양한 에피소드가 등장하지만 광철의 찌질함이 술의 힘을 빌려 점차 타락의 심도를 더하고, 개둥이의 몰락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늦게 배운 술이 아킬레스인 말더듬을 일시적으로 치유하는 기능이 있음을 알게 된 광철은 이후 술에 탐닉하게 되는데. 그 와중에 상반되는 캐릭터를 가진 두 여인 정희와 미연을 만나게 된다.

   ‘조동진’ 노래를 좋아하는 카페 여사장 정희는 ‘가요’를 경시한 광철의 음악적 견해를 변화시켜 마침내 사소설의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 소설의 제목 작명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데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광철의 마음을 훔친 노래가 다름 아닌 ‘사랑하는 이에게’였다는 데서 정희에 대한 광철의 사랑을 알 수 있지만, 아쉽게 결실로 맺어지지는 못한다.

  미연은 위악적 요소를 가진 정열의 여인이다. 시기로 촉발된 악의로 정희와 광철의 이별에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하지만 그녀에게도 숨겨온 아픔이 있었기에 극단적인 독자의 비난에서 가까스로 비켜 쓰게 된다.

  한편 화려한 여성편력을 자랑했던 개둥이는 선한 성은을 만나 방황의 시기를 끝내려 하지만 생활고란 커다란 벽이 그들 앞을 가로막아 입영회피에 이어 살인이란 극단적 선택으로 치닫게 된다.

  대단원은 빠른 호흡으로 전개된다. 식물인간이 된 엄마에 대한 동정이 존속살인이란 비극으로 엉뚱하게 전개되려는 찰나 개둥이의 전화와 아버지의 노래가 개입하고, 우연히 발견된 장문의 일기는 아버지 폭력의 기원이 일방적인 사랑에 있었음을 전한다.

여기에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는 정희의 편지, 아버지의 개고천선, 옥바라지 하는 성은에 대한 개둥이의 부탁은 파락호이자 철저하게 ‘찌질한 비겁함’의 노선을 걸어온 광철을 마침내 ‘선한 이웃’으로 변하게 한다.

해피엔딩으로 인한 위로와 읽는 이의 삶을 반추하게 만드는 것은 언제나 소설의 미덕이다. 그런 점에서 ‘노래는 누가 듣는가’는 소설의 전통적인 기능에 충실한 책이어서 미더웠다.

  광철의 성찰은 눈부셔 리뷰의 마지막을 장식할 만하다.

“지루함은 누구나 느낀다. 그렇지만 지루함을 견디지 못해 중독으로 도망치는 것과 지루함을 받아들이는 건 다른 차원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 모든 지루함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자체가 삶의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감정의 자극에 취하는 법도 없이, 억지로 의식을 고양시키는 일도 없이, 맑은 정신으로 온전한 내 느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사족, ‘지루함’을 삶의 갈피마다 도사리는 ‘역경’으로 치환해보자! 이 책의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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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생물과 산다 - 인류 기원부터 시작된 인간과 미생물의 아슬아슬 기막힌 동거
김응빈 지음 / 을유문화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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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절을 함께 해왔음에도 잘 몰라서 또는 너무 작아서 애써 눈길을 주지 못한 ‘미생물‘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러나 학자답게 객관적으로 서술한 책입니다.미생물 이라곤 야쿠르트의 유산균과 주워 들은 푸른곰팡이밖에 몰랐던 저같은 문외한을 성큼 과학으로 인도한 집필동기에 파이팅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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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호킹의 블랙홀 - BBC가 방송하고 이종필이 해설하다
스티븐 호킹 지음, 이종필 옮김/해설 / 동아시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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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ㅁ‘자만 떠올려도 머리속이 새하얗게 변해버린다는 점에서 물리과목은 나에게 또 하나의 ‘블랙홀‘이었죠.어렵기만 한 태초의 신비를 탐구코자 한평생을 바친 인간승리의 상징이 마침내 영원한 별로 돌아갔습니다.그가 남긴 평생의 역작을 찬찬히 읽으며 나만의 이별을 고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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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와 근대 - 1883년, 지식의 질서가 바뀌던 날
박천홍 지음 / 너머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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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심체요절‘,‘구텐베르크‘를 의미도 모르고 무작정 암기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활자가 가지는 의미를 몰랐던거지요.지식의 대중화란 큰 물결아래 봉건제가 붕괴되는 과정이 실감나게 그려지며,전자책이 득세하는 오늘을 생각하게 합니다. 작가의 고집스런 ‘근대‘에의 천착에 파이팅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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