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글쓰기공식
임정섭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소생 유난히 화려세련섬세만연체를 사랑하기에 그거이 아니라면 전아함 혹은 고아함의 향취라도 한줄일랑 풍기거나 그도 아니겠거든 잘 뛰고있는 타인의 심장을 쿵 소리날 정도로 내려앉게 만들거나. 행여 그렇지 못하거나 혹여 그도 못할 바에야 아예 칼을 아니 펜을 뽑아들지말거나.

간결소박단순짤막식상을 도통 질색하는 머리에다 때마침 유행에(것두 유효기간 한참지났을 외국물에) 발맞추기라도하듯 글쓰기가 기술입네 훈련입네 공식입네하는 별로 새로울것 없는 주장까지 한껏 질리는 터라 어어,,글쓰기가 스킬이었어? 아트가 아니라? 이런 시니컬이 다분한 퀘스천마크까지 대동하던 찰나에 문득 옛날옛적 듣보잡(...미안하다;;) 신문기자였던 그녀가 생각나는거다. 어머나 신문기사를 어떻게 쓰니? 그런거 써내려면 엄청 어렵고 힘들거같은데하는 수선반 걱정반 물음에 그녀는 그거 다 쓰는 방법이 있어..

...그랬다... 오오..그 방법이 바로 공식이고 훈련이고 스킬이었던거다.

물론 글쓰기에는 그런 공식과 훈련과 스킬만 보유하고있으면 모든 문제가 100% 껌으로 해결되는건 아니다. 그렇지만 어차피 두고두고 몇백년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불후의 명작을 집필하는 거이 아니라면 글을 쓸 때 최소한의 그런 공식과 훈련과 스킬을 베이스로 깔고있어야한다. 왜 그걸 여태 몰랐지?..-_-

심플(임정섭 저/다산초당)의 책날개 왼쪽에는 모든 책이 다 그렇듯이 저자의 약력과 소개가 나와있다. 자랑하듯 어마화려한 경력에 웃는 얼굴이 인상도 좋구나..그러나 남자의 미소에 넘어가면 안된다. 본문을 봐라 본문을..-_-;;

프롤로그 첫장을 펼쳐보니 이런 공식이 대뜸 눈을 사로잡는다.

- 글쓰기 기술 = 화가의 눈 + 소설가의 눈 + 과학자의 눈

...첫판부터 죽이는고나..한가지 눈(eye)도 갖추기 힘든데 무려 3가지씩이나 요구하네..;;

궁시랑거리며 페이지를 재빨리 턴해본다.

- 프로만 아는 글쓰기 기술, 프로를 만드는 글쓰기 습관...

프로가 아닐수록 이런 말에 혹하기 쉬운데 이 책, 의외다.

글쓰기에 대한 책이니 얼마나 지루할까 이런 책은 소설가 지망생이나 들여다보겠지 선입견이 와르르 무너진다.

물론 소주제는 별 재미가 없는 일종의 많이 들어본 말이다.

- (프로는) 평범함에 가치를 부여한다. 디테일에 강하다. 처음과 끝에서 승부한다.

- 언제 어디서나 메모하라, 나만의 글쓰기 창고를 마련하라, 고정시리즈를 연재하라, 명문을 체화하라, 퇴고-지우개와 싸움하라

그런데 여기에 많은 예문을 제시하면서 설명해주니까 재미있고 머리에 잘 들어온다. 글쓰기의 기본 훈련인 묘사하기,설명하기, 요약하기, 줄거리쓰기. 거기서 더 나아가 확장되는 단락법, 열거법, 비교법, 질문법.

아아..그렇다. 글쓰기도 결국엔 연출이었던거다.

-팩트는 임팩트있게. 읽고싶게 만들어라. 가장 인상적인 대사를 배치하라. 복병이 되어 허를 찔러라. 키워드를 활용하라. 성찰하고 곱씹게 만들어라. 민들레 홀씨 하나를 살포시 날려라..

물론 말이야 쉽지 이론과 실전은 그 필드가 매우매우 다른 영역이다. 하지만 이론도 모르고 실전에 무작정 뛰어들었다가 피만 쏟고 물러날 수는 없잖은가. 글을 읽는 것과 쓰는 것은 차원이 좀 다른 문제인데 글쓰기에서는 일단 공식을 아는 것이 이론이고 훈련이 실전연습인거다.

연극으로 치자면 여태 계속 글을 읽는 독자는 관객의 입장이지만 글을 쓰려면 감독이나 배우의 입장에서 연극을 보고 작동원리를 알아야한다는게 저자님의 주옥같은 말씀이다. 물론 관객의 입장에만 머무르는 것이 나쁘지는않지만 글을 쓰겠다 마음먹었다면 감독의 눈으로 바라봐야하고 실제 제작해봐야(=글을 써봐야)한다. 

글쓰기 공식에 대한 이론서인 <심플>에서 어떤 금과옥조를 캐낼건지 혹여 그럴수 있을지도 실제 읽어보고 직접 해보시라는 것이 다만 소생이 할수있는 입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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