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읽는 독일 프로이센 역사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5
나카노 교코 지음, 조사연 옮김 / 한경arte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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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읽는 독일 프로이센 역사

옛날 그림 명화와 함께 유럽 여러 나라의 왕조별 역사를 살펴보는 시리즈 중에서 이 책은 독일 통일을 이룬......(사실 도이칠란트 전부를 통일한 건 아니고 북독일만이지만 어쨋든 통일은 통일이니까)...프로이센 왕국과 호엔졸레른 왕조 이야기다.

하지만 호엔졸레른 가문의 역사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권하고싶지가 않다. 그 이유는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독자로 하여금 호엔졸레른 가문이 프로이센 공국에서 시작한 것으로 "잘못 알게하는 커다란 단점"이 있기때문이다.

신성로마제국은 금인칙서 이후 7명의 선제후가 황제를 선출하는데 성직제후 3명, 세속제후 4명이었다. 세속제후는 작센 공작, 팔츠 궁정백, 브란덴부르크 변경백, 보헤미아 왕으로 구성되어있는데 호엔졸레른 가문이 15세기부터 브란덴부르크 선제후 지위를 이어갔다. 그러다 알브레히트 아킬레스에 이르러 맏아들의 자손은 브란덴부르크 선제후를 이어갔지만 작은 아들 후손인 알브레히트가 초대 프로이센 공작이 되는 부분은 이 책에서도 맞게 나온다. 그런데 이 책은 초대 프로이센 공작 이후 갑자기 프리드리히 1세(초대 프로이센 왕)로 뛰어넘으니 황당하다. 프로이센 공국은 알브레히트의 아들 대에 남계 후손이 끊어졌다. 그래서 맏손녀사위인 요한 지기스문트가 3대 프로이센 공작이 되는데 이 요한은 앞서 말한 알브레히트 아킬레스의 맏아들(브란덴부르크 선제후) 자손이다.

이처럼 호엔졸레른 본가(브란덴부르크)에 분가(프로이센)가 덧붙여진 셈이라서 이후에도 핵심수도는 계속 베를린이었다. 브란덴부르크의 수도인 베를린은 현재도 독일의 수도다. 반면 프로이센의 수도는 쾨니히스베르크였다.

이 책은 초대 프로이센 공작 이야기를 한 다음에 "호엔졸레른의 분가인 프로이센 공작의 남계가 끊어져서 이후는 사위-외손자로 이어졌지만 그들은 본가출신인 브란덴부르크 선제후"라는 이야기는 전혀 하지않는다.

말하자면 호엔졸레른 가문의...(정확히 하자면 이것도 슈바벤 계통이 따로 있고 나중에 호엔졸레른-지그마링겐 가문은 루마니아 왕이 되지만)...몸통은 브란덴부르크 선제후고 그들이 프로이센 공작을 겸했다. 그런데 문제는 프리드리히 3세가 본인이 '왕'이 되고싶은데 브란덴부르크는 왕령으로 승격이 안되니 신성로마제국의 열외인 프로이센 공국을 왕국으로 격상시키면서 이후 '프로이센 왕'이라 칭하니까 껍질은 프로이센이고 속알맹이는 브란덴부르크 위주인 셈이다.

아무튼 시작부터 그런 결점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책의 내용은 술술 잘 읽힌다. 저자의 스토리텔링 실력이 훌륭해서 내공이 만만치않음을 알 수 있다. 아마 우리나라에는 계몽군주니 어쩌니하며 '대왕'이라 불리는 프리드리히 2세가 잘 알려져있을 것이다. (역덕이라면 군인왕으로 유명한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를 사랑하겠지만.) 하지만 그 이후의 평범한 왕(....거기다 재수없게 하필이면 나폴레옹과 동시대를 살았던 )...인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나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는 거의 알려져있지않은데 이 책으로 그들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은 플러스로 작용하는 장점이라하겠다.

이후 비스마르크가 등장해서 프로이센 왕국이 독일 통일을 이루고 독일제국으로 거듭나게 되는 역사, 그러나 외교와 국제정치면에서 무능한 빌헬름 2세가 1차 세계대전에 참여했다가 독일이 망하는 역사야 근현대사분야라서 아는 사람은 다들 아는 이야기지만 다시 읽어봐도 흥미로운 이야기다.

총평하자면 이 책은 엑기스만 뽑아내서 다루고있지만 단순해도 핵심을 잘 전달하고있다. 앞서말한 결점은 있지만 재미있게 잘 읽히니 그런 장점으로는 권하고싶기도하고 여러모로 망설여지는 책인듯.

호엔졸레른 가문에는 딱히 일반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그래서 대중의 흥미를 끌만한) 여성은 없지만 그나마 무능한 남편 대신 활약한 루이제 왕비 이야기가 대중적(?)일 것이다. 혈연관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보너스를 주자면, 이 책에는 그냥 "계모"라고만 칭해지는 대선제후의 2번째 아내말인데....이름은 도로테아고 슐레스비히-홀슈타인-손데부르그-글뤽스부르그 가문의 공녀인데 그녀의 언니 후손이 독일제국 마지막 황제인 빌헬름 2세의 황후라는 인연이 있다. 그리고 그 계모의 첫남편은 브라운츠바이크-륀네부르크 공작인데 조카가 훗날 영국왕이 되는 하노버 선제후다. 그러니 이 책 30페이지에 등장하는 초상화 주인공인 소피 샤를로테(프리드리히 1세 부인)에게 그 계모는 의붓시어머니이면서 옛날에는 큰어머니였던 여자다. 이런저런 친인척 따지면 서유럽왕실은 봉건제가 오래되어 관계가 너무 복잡하다.

* 출판사 도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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