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하루 한 장 365일 매일~~'같은 시리즈가 유행인 듯하다. 세계사 분야도 마찬가지여서 "1일 1페이지 세계사"같은 책이 출간되고 있는데 금번에 이 책 <인물로 읽는 세계사 교양수업 365>도 그런 범주에 들어간다하겠다.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과거의 인물로부터 배운다는 뜻이다."
표지에 언급된 이 문장처럼 이 책은 역사에서도 특히 '인물'에 방점을 두어 세계를 대표하는 인물 365명을 선정해서 매일 하루 한 장씩 5분을 할애함으로써 세계사에 관한 한 필수적인 교양을 갖추게끔 유도하고있다. '인물'이라는 코드라면, 역사에 딱히 관심이 없거나 방대한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복잡한 역사에 질린다거나 지루하다고 여기는 독자라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지않을까.
대체로 고대에서 중세- 근대- 현대로 이어지는 시간적 순서를 취하고는 있지만 아시아의 경우, 지역별로 나누어 중동/ 동남아시아/ 동아시아의 주요인물을 살펴보고있는 것이 특징이다. 분야면에서도 정치/ 군사/ 철학,사상/ 종교/ 과학/ 예술(음악, 건축, 문학, 연극, 미술, 기타) 등으로 세분하고있는데 특이한 점으로는 '사진, 영상'에 관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현대에 들어와서 영화, 사진 분야가 생겨나고 산업적으로 크게 성장했기에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집필진이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영상과 사진분야의 인물이 꽤 언급되고있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그리고 하나 더 주목할 점은 이 책은 일본인(집필진)이 저술한 책이라는 점이다. 일본의 대표논객이라는 사토 마사루가 감수했지만 실제 집필진은 5명의 일본인이다. 일본인이 쓴 책이어서 그런지 이 책에 일본인이 은근히 많이 언급되어있다. 딱히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는 않은 듯한 인물도 있는데, 2차대전 당시 리투아니아에 있으면서 유대인 6천명을 구했다는 일본 외교관도 그 중 하나다. 아마도 일본이 2차대전 전범국가라는 이미지를 씻으려고 그런지 어쩐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그럼 점은 감안해야할 것같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인물은 거의 없는 편이다. 세종대왕, 박정희, 김일성. 이렇게 3명뿐인데 이순신이나 광개토대왕은 일본인으로서는 도저히 넣지 못했겠지만 하다못해 퇴계 이황이라도 있었으면싶어서 아쉽다.
물론 그렇다해도 세계사에서 유명한 인물에 대해 차례차례 읽어가는 것은 상당히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이다. 62쪽에 등장하는 클로비스는 프랑크족을 통일하고 프랑크 왕국을 개창하면서 메로빙거 왕조의 시조가 된 인물인데 서로마 멸망 이후 갈리아에 남아있던 로마인을 전투에서 이겨 로마의 갈리아 지배를 끝장내었다. 그리고 아타나시우스파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로마교회와 손을 잡는다. 갈리아 지방의 거주민은 가톨릭 신자가 대다수였기에 로마계 시민의 지지도 얻을 수 있었다. 로마교회는 교회대로 클로비스의 군사력이 필요했고 클로비스는 클로비스대로 서고트족을 물리치고 지배영역을 넓히고 다른 게르만 부족을 견제하기 위해 교회와 손을 잡고 교회의 권위와 지지를 얻으려고했다. 그래서 누이좋고 매부좋게스리 양측의 협력으로 서유럽은 이후 로마가톨릭 교회의 영향력 아래 들어가게 되었고 이로써 서유럽식 기독교적 세계가 출현하게 된 것이 의의라고 하겠다.
한 페이지당 혹은 두 페이지에 걸쳐서 한 명의 인물을 소개하고있는데, 그 인물의 생애와 역사적 업적을 알게 됨과 동시에 세계사의 흐름과 그 인물이 행했던 행동 혹은 행위의 역사적 의의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