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기 - 빛나는 일상과 여행의 설렘, 잊지 못할 추억의 기록
윤정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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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여행을 다녀왔거나, 여러 해 외국살이하면서 보고들은 경험을 풀어놓은 에세이는 사실 흔하다. 그리고 그러한 외국여행 혹은 외국살이 에세이를 지금까지 하나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꾸만 외국과 관련한 여행에세이에 손이 가는 것은, 그런 경험과 감상과 추억이 개개인마다 각각 다르기에 계속 찾고 읽게 되는 것 아닐까? 윤정의 <영국일기>도 아마 그래서일 것이다. 파란색이 유난히 두드러진 표지에 귀여운 일러스트까지 그려져있으니 저절로 시선이 갔다. 글쓴이 저자는 교환학생으로 일본에서 공부하고 강사로 일하다가 영국에서 영국 중등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게 되었는데 이 책은 일본에서 만나 연인이 된 남자친구 알렉스와 그 가족, 이웃들의 이야기, 이탈리아에 여행갔던 추억, 영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친 이야기, 영국을 방문한 부모님과 동생이야기 등으로 엮어졌다.

저자는 웨일즈의 어느 학교에서 방과후 수업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게 되었는데 방탄소년단같은 k-팝을 좋아해서 한국어에 관심이 있는 아이도 있지만 한국어에 대한 호기심으로 공부하는 아이도 있다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라 더 그랬겠지만 수업의 절반은 게임이었다니 무척 재미있었을 듯하다. 윷놀이, 공기놀이, 부채만들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술래 놀이.. 한국어 수업과정이 끝나고 받은 꽃다발과 카드.. 영국인은 겉으로는 차갑고 쉽게 친해지기 어렵지만 서서히 친해지면 따스하고 정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뭣보담도 영국은 식재료 가격이 싼 것이 무척 부러웠다. 우리나라같으면 1만원은 주고사야할 과일이나 고기가 영국은 반값이거나 그보다 더 싸다. 요리를 곧잘하는 영국인남친도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한국은 미래도시같은 모습을 하고있다. 우리는 그 안에 살고있어 눈치채기 힘들지만 밖에서 보면 끝도없이 발전하는 신세계다."(-293쪽)에서는 어리둥절했다. 지하철 타면서 한번도 미래도시같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어서일까.. 그리고 "..웨일즈에 사는 사람들은 폐가 정말 깨끗할 것이다."라는 구절에서도 소란하고 번잡한 거 싫어하고 자동차 오토바이 매연과 소음이 질색인 나로서는 정말로 부러울 뿐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제일 흥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글쓴이가 남친 알렉스와 함께 로마로 여행갔던 part 3장 '로마의 뜨거운 휴일'편이었다. 로마와 바티칸을 돌아보고온 여행이야기인데 마치 내가 그들의 여정에 함께 동행하고있는 듯했다. 제목이 <영국일기>고 영국사람들, 영국에서 지낸 이야기가 주된 테마임에도 로마여행담이 제일 재미있었다니 퍽 아이러니하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바티칸에서 교황 보고가려고 기다리던 에피소드와, 아프리카 상인이 저자와 남친을 보고 "Black and white, nice couple."이라 했던 것. 아니 몽골로이드 황인종인데 웬 흑인? ㅋㅋ

엄청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전문적인 지식이나 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아니지만 이 책은 저자가 겪고 보고 느끼고 생각한 일상이 정감있으면서도 부드럽게 펼쳐져있다. 말그대로 "빛나는 일상과 여행의 설렘. 잊지못할 추억의 기록"이다. 저자는 대학원 진학 이전에 일본의 홋카이도에서 지낼 작정이라고 후기에 쓰고있는데 그녀의 '홋카이도 한 달 살기'가 어땠는지 다음 책도 기다려진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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