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도 쉬운 날이 없어 - N년차 모 자치구 공무원의 오늘도 평화로운 민원창구
소시민J 지음 / 로그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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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쉬운 날이 없어


이 책은 모 자치구에서 민원을 담당하고있는 공무원이 직접 그리고 쓴 일러스트로 이루어진 책이다. 지방지치직 공무원인 저자가 민원담당업무를 맡아 근무하면서 겪은 직업공무원으로서의 애환과 고충을 코믹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있다. 신조어 중에 "웃프다"라는 단어가 있는데 정말이지 "웃픈"것이 어떤건지 서민의 평범한 삶과 함께 잘 보여주고있다고할까. 

"직장일상툰"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그 직업을 가지고있는 직장인이 아니면 잘 모르는 어려움 힘듦도 그리고 있지만 만화 형식이라 그런지 술술 잘 읽히고 페이지가 잘 넘어간다. 거기다 그림체도 무척 귀엽다.

단점은 가끔씩 등장하는 깨알처럼 작은 글씨. 아마 하고싶은 말이나 알려주고싶은 말은 많은데 이걸 글자로 쓸 때 넣게되는 여유공간이 작아서 그런것같다. 칸 크기는 정해져있는데 그림에 비해 글자를 써넣을 여유공간이 작아서 그런거겠지만 덕분에 뭐라 적혔는지 노안이라 잘 안 보여서 가끔씩 책에 코를 박고 자세히 들여다봐야했다.ㅠㅠ


아뭏든 어느 직업이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공무원도 그리 만만한 직업은 아니구나싶고 돈버는 일은 고달프고 힘들다는 걸 다시금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그리고 흔히 말하는 "진상"이 참 많기도하구나싶었다.

옛날에는 반대로 "진상 공무원"이 은근히 있어서 요즘처럼 친절커녕 마치 자신이 뭐라도 되는 듯이 시민 위에 군림하고 아니꼬울 정도로 심술궂게 대하고 함부로 대하기까지하는 공무원이 있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나는 어릴때 그런 공무원을 만난 경험이 있다보니 당연히 공무원에 대한 감정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물론 요즘이야 세상이 좋아져서 친절한 공무원이 많아진 것같지만 불행히도  진상 공무원이 줄어든 데 비해 진상 민원인의 숫자는 많이 줄어든것같지가 않다.

그리고 케바케지만 내가 사는 동네 동사무소.. 아니 주민센터는 이 책 저자의 직장처럼 평소에사람들이 몰려들어 정신없지는 않기때문에 조금 의외였다. 행정구역마다 조금 다른가부다. 내가 사는 곳도 대도시에 대단지에 거기다 가난한 서민동네여서 주민 수는 꽤 되는데 올 봄에 주민센터갔더니 여느때처럼 사람도 별로 없고 20대 젊은 남자직원은 3월인데도 헐렁한 후리스에 츄리닝 바지입고 맨발에 슬리퍼를 끌면서 어슬렁어슬렁 돌아댕기고있었다. 역시 공뭔은 이렇게 편안한 직업이구나하면서 내부 인테리어도 병원처럼 고급스럽지야않지만 웬만한 은행수준은 넘는데싶어서 감탄(!)하기까지했었다.

암튼 이 책을 읽다가보니

선거가 공무원에게는 이렇게 힘든 거였구나하고 새로 알게 되었다. 선거때면 선관위 공무원만 힘든 줄 알았는데 지방직 공무원도 동원되어 이렇게 일거리가 많은 줄은 몰랐...

그리고 어딜가나 마찬가지겠지만 공무원 세계에도 개미와 베짱이가 있다는 것, 맡은 일 열심히 묵묵히 잘한다고 승진이나 업무배정이 자연히 이루어지는 건 아니고 뭔가 '보이지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것 등도. 책 내용의 대부분은 매일매일 마주치는 민원인 관련 에피소드로 이루어져있는데 툭하면 '동장 나와!', '구청장 나와!' 고함치는 민원인, 신분증을 휙 집어던져주는 민원인 등의 이야기가 재미있으면서도 실제 그런 사람이나 그런 케이스를 구경해본 일이 없는 나로서는 신기했다. 규정에 어긋나는데도 떼쓰는 민원인도 많고. 암튼 이 모든 사건과 일이 유머스러우면서 귀엽고 그려져있는데 여기에는 저자의 따뜻한 시각도 담겨있고 저자 개인의 인생에 대한 고민도 엿보였다.

매일매일 민원인을 상대하는 지방직 공무원의 피곤과 어려움과 보람 등이 재미나고 유쾌하게 그려져있어서 공무원의 직업생활에 관심있으면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싶다. 부록으로 책 뒷편에 지방직 적성테스트가 있으니 지방직 공무원을 직업으로 삼으려는 분들은 참고자료로 활용(?) 가능하다.


* 출판사 도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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