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트위스트

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29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월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하면 언뜻 떠오르는 유명한 작가 중 한 명이 바로 찰스 디킨즈죠. 그가 불과 25세라는 약관의 나이에 쓴 소설이 바로 올리버 트위스트입니다. 아마 어릴때 다들 한번쯤 읽어보셨을텐데요. 하지만 어릴적에 읽었던 어린이 대상 축약본이 아니고 600페이지가 넘는 완역본이 이번에 현대지성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답니다. 

올리버 트위스트는 물론 올리버라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있지만 이 고아소년의 인생을 현미경삼아 당시의 영국사회 내부의 모순과 악덕과 가난한 빈민들의 고통을 작가 디킨즈가 창작의 붓을 휘둘러서 여실히 그려내고있는 한편의 훌륭한 작품입니다. 태어나면서 모친을 잃고 구빈원으로 보내진 고아 올리버. 죽 한 그릇을 더 달라고했다는 죄로 얻어맞고(...이웃나라 누구는 빵 한조각때문에 19년동안 감옥살이를 했었다는 얘기가..;;;) 구빈원에서 내쫓긴 올리버는 장의사의 조수가 되어 실컷 학대받다가 견디다못해 결국 런던으로 달아납니다. 하지만 순진한 올리버는 런던 뒷골목에 득시글거리는 도둑과 악당들의 소굴에 빠지게되고 그러다가 잠시 어떤 노신사의 구원을 받지만 다시 악당들이 와서 올리버를 데려가버리죠. 

디킨즈는 올리버의 인생여정에서 배경이 되는 영국사회의 체제와 구조적 모순을 풍자기법으로 파헤치면서 비판하고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제정한 구빈법이지만 구빈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어떤 부정부패와 비인간적인 행위가 자행되는가, 런던 뒷골목에서는 어떤 악한들이 선량한 사람들을 속이고 괴롭히며 어떤 고통과 폭력을 가하는가, 그들은 어떤 악행을 저지르는가...그에 더하여 가난한 사람이나 착한 사람들이 겪는 비참한 생활상, 불평등, 산업화 속에서 짓밟히는 인간의 본성, 그러면서도 순수함과 선행을 사회악과 대비시켜가며 여러 등장인물을 통해 유머와 희극적 요소를 섞어가면서 이야기를 끌어나가고있습니다. 마지막에는 올리버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악당은 벌을 받고 올리버는 행복을 찾는다는 해피엔딩(물론 낸시의 죽음은 슬프긴합니다만..)인데 사실 이 소설에는 디킨즈가 소년시절 겪었던 경험도 많이 들어있을 것입니다. 디킨즈는 부친이 파산하는 바람에 빚을 갚기위해 어린 나이에 공장에 다녀야했는데 그 때 아동에 대한 노동착취며 비인간적인 만행, 불량배들을 직접간접으로 체험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설에서 디킨즈는 용기와 희망과 선행이 결국엔 승리한다는 결론을 보여주지요. 

이 책에는 삽화도 24장이나 수록되어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당대 최고의 삽화가인 조지 크룩생크의 그림이라고하는데 거장 디킨즈의 소설에 잘 어울립니다. 올리버 트위스트는 연극 영화 뮤지컬로도 각색되어 인기를 끌고있지만 그래도 원작의 재미와 감동에는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원작을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