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역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17
한일동 지음 / 가람기획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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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대한 역사서는 많아도 영국의 서쪽에 위치한 섬나라 아일랜드에 관한 역사서는 찾아보기가 쉽지않은데 반가운 책이 나왔다. <아일랜드 역사 다이제스트 100>은 아일랜드의 자연환경과 문화, 예술, 역사를 100가지로 나누어 소개하고있다. 700년이 넘는 오랜 기간동안 이웃나라 영국ㅡ앵글로색슨과 노르만의 혼합민족이라할까ㅡ 아뭏든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았으나 20세기에 이르러 기어이 독립을 이루어낸 켈트족의 국가 아일랜드. 그러나 개인적으로 한가지 미리 말해두고싶은 것은 아일랜드는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우리나라와 그다지 닮은 국가는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아일랜드처럼 오랜 옛날부터 이민족이 침략 이주해와서 식민통치를 천년 가까이 행사한 일도 없거니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분리는 우리가 남북한이 분단된 것과는 그 내용에서도 역사적으로도 일치점은 전혀 없다. 일본이 근대에 들어와 서구 문물을 잽싸게 수용하면서 우리를 식민지로 삼고 잔혹하게 지배를 한 과거가 있지마는 그것은 근현대 들어서 잠시였을 뿐, 더구나 일본은 옛날 왜국시절부터 우리의 선진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성장한 변방국가라는 사실부터 확실히 인지해야할 것이다. 한의 정서 운운하는 것도 식민지 시대 일본의 주입으로 널리 퍼져있는데 이것을 마치 우리의 전통적 정서인 양 선전하는 것도 황당하기 그지없다. 교육과 예절을 중시하고 근면한 민족은 우리만 그런 것도 아니고, 음주가무를 즐기는 민족은 찾아보면 한두 민족에 국한된 것이 아닌데 이런 것으로 닮았느니 어쩌니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어쨌든 이 책은 아일랜드의 자연환경인 국토, 지형, 기후, 인구, 국민성은 물론이고 아일랜드의 문학, 음악, 춤같은 문화와 언어, 종교, 생활방식 등을 전반적으로 설명한다. 예이츠의 시 '이니스프리의 호도', 켈트족 신화와 민담, 모허이 절벽 등은 익숙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5장부터는 아일랜드의 역사로 켈트족의 사회와 문화, 종교 특히 기독교의 보급과 수도원 문화에 이어 바이킹의 침략부터 시작되는 아일랜드의 수난사가 현대까지 펼쳐지고있다. 사실 아일랜드에 이민족이 침입해서 통치하게 되는 역사는 잉글랜드에 앵글로 색슨 용병이 들어와 켈트족을 스코틀랜드와 웨일즈로 내쫓은 역사와 비슷하게 닮았다. 앵글로 노르만 침입이후 존 왕이 아일랜드 군주가 된 이후부터 잉글랜드의 식민통치가 시작되었고 튜더왕조는 영국의 왕권을 아일랜드에서 강화시켰으며 스튜어트 왕조때는 토착화된 앵글로 노르만 세력을 쫓아내고 새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 신교도가 이주하면서 토착 카톨릭 세력과 더욱 대립하게 된다. 크롬웰 통치기에는 아일랜드의 정치경제권력은 영국정부에 충성하는 신교도에게 넘어가 그 지배체제가 공고해졌으며 보인강 전투와 리메릭 조약으로 잉글랜드의 아일랜드 정복은 완전해졌다. 하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었다. 18세기 이후 아일랜드 민족주의가 대두하고 감자 대기근으로 잉글랜드에 대한 증오심은 더욱 커지게 된 가운데 잇단 문예부흥운동과 끈질긴 독립투쟁으로 아일랜드는 마침내 자유와 독립을 얻는다.

그러나 골치아픈 것은 북아일랜드다. 오늘날도 연합왕국에 남아있는 북아일랜드에서 폭력과 테러와 시위가 끊이지않았던 이유는 이 땅은 절반이 신교도 절반이 카톨릭이기 때문이다. 토착인과 이주민. 유니언과 공화파. 21세기에 간신히 공동자치정부가 출범하고 영국군은 아일랜드에서 철수하고 아일랜드 공화군은 무장해제를 선언하면서 평화가 왔지만 지금은 브렉시트가 또 말썽이다. 아일랜드 국경이 부활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EU와 영국이 backstop조항으로 영국이 한시적으로 EU의 관세동맹에 잔류하기로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어쨌든 정말 우여곡절이 많은 나라 아일랜드. 하지만 그럼에도 알게 모르게 매력이 풍부한 나라 아일랜드. 이 초록빛 섬나라의 영광과 좌절, 슬픔과 낭만,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아일랜드의 모든 것이 다이제스트하게 담겨있는 이 책으로 그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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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페이지 하단에 '여왕은 사촌 마운트배튼 경을 아일랜드 공화군의 테러로 잃었다..'고 되어있는데

루이스 마운트배튼 경은 여왕에게 칠촌숙부가 되고 남편인 에든버러 공작 필립쪽으로 해서는 시외숙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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