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의 수기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39
이반 세르게예비치 뚜르게녜프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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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의 수기"는 러시아 작가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의 단편집이다. 한국에는 톨스토이나 도스토예프스키처럼 많이 알려져있지는않지만 아는 사람은 아는 유명한 작가인데 지금까지 투르게네프 작품으로는 루우딘, 처녀지, 아버지와 아들, 첫사랑, 사냥꾼의 일기 이렇게 5권을 읽어보았다. 다만 사냥꾼의 일기는 전부 25편의 단편집이라고 알고있으나 우리집에 있는 책에 모두가 실려있지는않아서 이번에 "사냥꾼의 수기"라는 제목으로 나온 이 책에 기대를 품게 되었다. 살림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은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 컬렉션이라고해서 홍익대 교수이며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인 진형준 교수가 유명한 세계문학을 청소년 눈높이에 맞추어 축역본으로 쓴 전집 중 제 39권이다. 39라는 숫자가 조금 묘하긴하다..투르게네프는 39년동안 스페인계 프랑스인인 오페라 여가수 비아르도 부인을 짝사랑한걸로도 유명한데 그건 그렇고 암튼. 이 "사냥꾼의 수기"에는 단편 9편이 실려있다. 19세기 중반까지만해도 당시 러시아는 후진국으로 소수의 귀족이 다수의 농노를 다스리며 살던 농노제 사회였다. 당시 귀족들의 눈에는 농노가 사람이기보다는 반쯤 짐승으로 보였고 또 그렇게 생각했으나,귀족이며 대지주인 투르게네프는 오히려 이들 러시아 농노를 주인공으로 하여 이 단편집을 썼으며 황제 알렉산드르 2세가 이 소설을 읽고 감동해서 농노해방을 결심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황제가 이 책을 읽고서 농노를 해방시키기로 결심했는지 어쨌는지 확실하지않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끼쳤으리라는 추측은 가능하다. 당시 러시아 민중ㅡ 농노로 대표되는 이들 민중의 소박함이라고할까. 그들의 진지함, 순박함, 성실함, 비참함, 경건함, 생활, 사고방식 이런 것들이 무어라 말할 수 없는 러시아적인 분위기와 함께 투르게네프가 글로 묘사하는 자연과 계절과 숲, 초원, 동식물 등 생명에 대한 경탄 및 한없는 애정과 버무려져서 정말로 러시아 민중을 러시아답게 그려낸 가장 러시아적인 소설이라하겠기에 말이다. 특히 이 소설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하층민인 농노라고해도 상류층 귀족과 다를 바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아니 인간이 지녀야할 덕성이라는 면에서 귀족보다도 더 우수한 인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작가가 은근히 간접적으로 드러내고있기때문에 그리고 그것이 자연에 대한 예찬과 함께하기에 더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인간적인 휴머니즘과 자연의 서정성이 함께하는 이 작품의 감동은 지금 읽어봐도 여전하다. 그런데 이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여 쓴 책이어서인지 글자 크기가 좀 큰 것같다. 소설을 다 읽고나면 마지막에 '생각하는 힘'이라고해서 바칼로레아 식으로 논술문제가 제기되어있는데ㅡ '사냥군의 수기'에는 농노제 사회와 개혁에 대해, 문학작품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렇게 2가지 논의점을 제시하고 있다.ㅡ 이처럼 작품을 다 읽고난 후에 연관되는 문제를 다시 생각해봄으로써 사고력을 키우는 데 한층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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