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부리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어른을 위한 동화
김세라 지음 / 하다(HadA)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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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호수 외딴 곳에 부부 백조와 아기오리 한 마리가 살고있다. 백조들이 모여사는 황금호수에 엉뚱하게 백조부부가 어린 오리를 키우다니?  어린 오리 포포는 어느날 폭포 근처에 떨어진 책 속에서 나왔는데 근처에 있던 백조부부에게 입양된 것이다. 그런데 이 황금호수의 백조사회에는 모두 발레를 배워야한다는 규칙이 있다. 발레가 의무다. 호수의 규칙이기때문에 어린 백조들은 발레학교에 다닌다. 오리 포포는 양부모의 말에 따라 오리 신분(?)을 감추고 역시 학교에 다니는데 백조들은 토슈즈를 신고 열심히 발레를 연습한다. 그들은 모든 시간을 발레에 쏟아부어야하며 그렇게해서 무대에서 열정을 다해 쓰러지는 백조만이 '황금부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리여서 백조들이 하는 발레동작을 따라하기 힘들고, 가난해서 토슈즈도 제대로 사기 어려운 포포는 어느날 숲에서 신기한 마법의 부츠를 손에 넣게되고 목도리 도마뱀, 달팽이 이오, 딱따구리 할머니, 공장장 또또, 칼리아 힐, 현명한 소녀 션티 등을 만나면서 '황금호수의 보물'을 찾는 여행을 한다. 그리고 마침내 마법거인의 음모와 앵무새 시계의 정체를 알게 된다. 마법거인은 백조들의 시간을 훔치기 위해 앵무새 괘종시계를 설치한 것이다. 앵무새 괘종시계의 저주에 걸린 백조들은 시간을 그 괘종시계에 맞추어 생활하고 그러니 자연히 자신만의 시계, 자신만의 시간은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획일적이고 절대적인 하나의 시간만이 존재하는 세상. 포포는 시간도둑인 마법거인을 물리치고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온다. 백조들에게는 이제 새로운 시간이 탄생했고 그들은 자유롭게 되었다. 

이 "황금부리"는 어른을 위한 동화형식의 우화로 지금 인간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사회를 상징하고 풍자하고있다. '시간에 영혼이 있다면 찾고싶었다'는 작가는 자유에 대한 갈망과 자연에 대한 동경, 거기에 잃어버린 시간 찾기라는 테마를 엮어서 동물들이 등장하는 독창적인 한국형 동화 메르헨으로 탄생시켰다. 비록 동물우화 형식을 취하기는했지만 이 동화를 읽으면서 자아를 인식하지 못한 채 아니 그럴 시간도 없이 구속에 얽매여 살아가는 답답한 인간사회의 모습이 저절로 거울 보듯 떠올랐으리라. 포포는 시간을 되찾아오는 데 성공했지만 그래서 백조들은 자유롭게 해방되었지만 우리 인간은 어떨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오고 진정한 황금부리가 될 수 있을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동화다. 우리는 시간에 묶여있으면서 진정한 삶의 의미도 자유도 잃고사는 존재라는 깨달음을 주고있다.

삽화는 작가가 직접 그린 펜 일러스트로 상당히 귀엽다. 작가는 한국방송공사진흥공사 사장상과 굿디자인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고, 이 책의 삽화 주인공들로 아이러브캐릭터 어워드에서 '황금부리'로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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