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피 할로우 - 워싱턴 어빙의 기이한 이야기 아르볼 N클래식
워싱턴 어빙 지음, 달상 그림, 천미나 옮김 / 아르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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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이름을 올리고있는 워싱턴 어빙은 단편소설에서 해학과 풍자와 유머를 환상과 기담 속에 적절히 버무림으로써 낭만적 경향을 드러내고있는데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스케치북'에 수록된 '슬로피 할로우의 전설'이나 '립 반 윙클'이 특히 유명하다. 

작품성을 인정받아 그의 단편이 미국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했고 미국문학에서는 단편문학의 아버지로 추앙받고있는 작가이기도하다. 소년시절에 이미 허드슨 강 근처를 여행하면서 네덜란드 정착민과 관련된 전설에 호기심을 가졌고 청년기에는 유럽의 민담 전설에도 관심을 두었는데 인물과 풍습, 자연환경의 묘사에 덧붙여 인간사회의 물질주의를 비판하면서 인간의 습성과 생활상을 기이한 이야기인 기담 속에 담아낸 단편소설집이 '스케치북'이다. 


'슬리피 할로우- 워싱턴 어빙의 기이한 이야기'(지학사 아르볼 출판)에는 어빙의 단편소설 6편이 들어있다. 


악마와 톰 워커

독일인 학생의 모험

립 반 윙클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

책 만드는 기술

유령 신랑


표제작인 '슬리피 할로우'에서 슬리피 할로우는 미국 뉴욕주 어느 외딴 골짜기 이름으로 네덜란드 이주민 후예들이 모여사는 마을인데 이 곳에 이카보드라는 떠돌이 청년이 잠시 머무르면서 교사생활을 하고있다. 그런데 이 고장의 전설적인 미신인 유령 이야기 중에 가장 유명한 유령이 독일(헤센) 출신의 머리없는 기병이다. 전쟁에서 포탄에 맞아 머리가 날아간 이 기병은 교회묘지에 묻힌 다음에도 밤이면 말을 타고 질주하면서 자신의 머리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새벽에 다시 교회묘지로 돌아온다는 무시무시한 전설의 주인공인데 마을에 회자되는 이런 미신적 기담과, 이카보드 청년이 마을의 부유한 농부의 딸 카트리나 반 타셀에게 구애하면서 그 집의 데릴사위로 들어가기를 꿈꾸지만 그런 헛된 희망이 부서지고 만다는 줄거리를 작가는 같이 재미있게 섞어놓고 있다.  

전체적인 내용도 내용이지만 작가가 구사하는 은근한 풍자와 유머는 그 글과 문장을 직접 읽어봐야지 그저 줄거리를 아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어빙이 풀어놓는 밝고 가벼운 풍자와 유머 기법, 그리고 앞서도 말했지만 풍광과 인물 묘사에 뛰어난 글솜씨, 따뜻한 가운데서도 인간이 본래 지니고 있는 기이한 습성과 생활상을 블랙코미디식으로 간접적으로 꼬집는 서술은, '슬리피 할로우'뿐만 아니라 산 속에서 만난 어떤 노인의 술통 옮기는 것을 도와주고 술을 몇 잔 얻어마셨다가 취하여 하룻밤 산에서 잠든 후 다시 내려왔더니 20년 세월이 흘러있었다는 '립 반 윙클' 이야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독일인 학생의 모험'은 마지막 결말의 반전이 허탈하면서도 쓴웃음이 돌게 하는데 이런 수법은 지금에 와서는 흔한 것이지만 당시만 해도 기발한 반전이었으리라. 

여섯 편의 단편이 모두 공포와 로맨스와 코미디가 함께 어우러져있으니 클래식한 고전적 외국 기담을 즐기고싶은 이들에게 맞춤한 책이다.

'슬리피 할로우- 워싱턴 어빙의 기이한 이야기'(지학사 아르볼 출판)는 고급스런 하드커버에 삽화도 색감이 화려하면서 그림이 섬세하다. 대상연령은 10세 이상이어서 타겟으로 삼은 독자층이 넓게 적용되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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