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소송 별글클래식 파스텔 에디션 18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박제헌 옮김 / 별글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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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는 생전에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지않았으나 오늘날에는 유명한 작가로서 그의 작품이 문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있기에 제목 정도는 알고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변신'같은 소설은 연극으로도 여러번 공연되었는데 카프카의 소설은 고전명작으로 여러차례 국내에서 이미 출판되기도했다. 이번에는 별글 클래식 출판사에서 NEW 파스텔 에디션 시리즈의 하나로 단편 '변신'과 장편 '소송'이 같이 묶인 합본 한 권으로 출간되었다. '변신'이 단편이라 다른 장편과 같이 묶어서 출간한 것일 수도 있겠다. 장편 '소송'은 '심판'이라는 제목으로도 예전에 여러 출판사에서 출판되었던 작품이다. 별글 출판사는 파스텔 에디션이라는 시리즈명에서 추측되는 것처럼 유명한 고전작품을 색깔별로 예쁘게 디자인하여 출판하고있는데 개별적으로는 작고 가벼운 편이고 같이 시리즈로 모아서 책장에 꽂아보면 파스텔 색조가 무지개처럼 다색으로 아름답다. 

카프카의 단편소설 '변신'은 주인공 그레고리 잠자가 어느날 아침 눈을 떠보니 자신이 흉측한 벌레로 변신해있는 것을 알게되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한다. 영업사원으로 일하면서 가족(부모와 누이동생)의 생계를 책임지고있던 평범한 인물이 갑자기 벌레가 되면서 차츰 가족의 불안과 두려움과 미움을 사게 되고 가족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외면당하다가 결국 죽고마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의 죽음은 가족의 안도를 불러올 뿐이었다.

장편소설 '소송'은 주인공 요제프가 생일날에 갑자기 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도 모른 채 소송을 당하고 재판을 받게되는 줄거리인데 그는 자신이 누명을 쓴 거라며 누명을 벗기위해 장장 1년간이나 노력하지만 무엇이 진실인지 어지럽고 불분명한 상황에서 지루한 소송이 진행되더니 결국 처형당하고만다.

이 두 작품 모두 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비현실적인 상황을 그리고 있으면서도 그 비현실이 실제 현실의 모습임을 참으로 잘 보여주는 역설적인 면을 드러낸다. 어느날 벌레가 되었더니 다른 인간들 심지어 가족마저 외면하고 미워하는 속에서 소외되어 고통받는 것이 바로 개개인간의 현실적인 모습 아닌가. 존엄해야할 인간의 존재가 타인에게는 고작 그런 것 그런 정도에 불과했단 말인가. 그리고 소외당한 인간 또한 얼마나 무력하고 보잘것없는 존재인가. 어느날 갑자기 알 수 없는 소송과 재판에 휘말린 인간은 또 어떠한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누가 소송을 걸었는지 더구나 올바르게 심판하고 법을 집행해야할 판사부터 시작해서 요제프를 둘러싸고있는 주위사람들 모두가 부조리와 무질서의 전형적인 모습뿐이다. 그레고리와 마찬가지로 요제프도 결국 힘없이 무력하게 희생당하고마는 비참한 최후를 맞게된다.  

'변신'에서도 '소송'에서도 카프카는 현실과 비현실을 교묘하게 섞으면서 현대인간이 느끼는 불안과 소외, 무기력, 두려움, 존재의 의미, 부조리한 세상 등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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