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가도 좋을 여행, 유럽 - 런던 암스테르담 그리고 델프트
다은 지음 / 피톤치드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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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펼쳐보자마자 탄성이 나왔다. 

이쁘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큐트하다 쁘리티...이런 감탄사가 나오는 가볍고 산뜻한 여행 에세이다. 이 책은.

저자 소개와 프롤로그를 보면 더욱 그렇다는데 동감하게된다. 저자의 직업은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그래픽 디자이너. 거기다 아직 결혼한지 얼마안된 새내기 새댁이다. 그래서인지 책의 표지 디자인부터가 도시 범상하지가 아니하다. 대체로 여행서 표지라고하면 배경이 되는 도시나 자연풍경이나 하다못해 본인사진이라도 있을법한데 이 책 표지는 그런거 일체 없다. 오로지 흰색 화이트를 배경으로해서 다홍빛 알파벳문자만으로 처리한 깔끔함과 심플함이 존재할뿐. 더하여 런던, 암스테르담, 델프트 이 3가지 이름의 알파벳 대문자의 글자체도 각각 다르다. 런던과 암스테르담과 델프트는 저자가 여행을 다녀온 도시. 당연히 이 에세이의 주인공(?)으로 표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저자는 3년전에 남편과 함께 이 세 도시를 9일간 여행하고 돌아와 이 에세이를 썼는데 장기 여행자의 시각에서 본다면 겨우 9일이라고 코웃음을 칠지 모르겠으나 빚에 쪼들리면서도 지금 아니면 언제 여행 가겠느냐며 과감하게 질러버린(?) 저자의 용기가 넘나 부럽다. 당연히 저자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처럼 용기를 가지고 무언가에 도전해보기를 권하고 있다. 평범하지만 특별한 여행. 말하자면 남들처럼 평범하지만 남과는 다른 나만의 특별한 여행이 되기를, 아니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여행초보자로서 때로는 욕심부려보기도하고, 또 때로는 계획대로 되지않아 좌절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유연성과 타협심을 기르기도했던 저자의 여행과정이 전체적으로 담백하면서 귀엽게 그려져있다. 비록 이 책에서 여행에 대한 정보는 부족할지 몰라도 독자들이 같이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기를 바랐다고하는데 충분히 그러했으니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지어질수밖에 없었다. 물론 정보나 이야기 차원에서는 확실히 이 책은 부족하다. 역사도 문화도 건축도 예술도 심지어 저자의 전공인 디자인에서도 그다지 정보적인 이야기거리는 보이지않는다. 예술면에서는 저자가 좋아한다는 Gogh 미술관 갤러리에 다녀온 이야기가 있기는하지만. 저자는 델프트에서 신교회 전망대에 올라가보지못한 아쉬움을 토로하고있는데 높은곳에 올라가서 전망 보는거 되게 좋아하는 분인가보다..영국의 센폴 대성당에서도 전망 내려다본 이야기가 나온다.ㅋㅋ 나같음 무덤 감상에 혈안이 됐을듯. 신교회는 네덜란드 독립기에 반란군 두목.....아니 독립운동지도자가 비명횡사하고 묻혀있는 곳이고 델프트는 당시 잠시나마 임시수도 역할을 했었다..근데 이런 이야기는 모르는게 정신건강에 훨 좋다. 역사는 알아봐야 골치아픈거니까. 책을 읽어보면 부부가 알콩달콩 셀프사진을 찍기도하고 여기저기 함께 다니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외국인과의 대화를 '영어듣기평가'라고 표현하는 저자의 유머와 소심함에 웃음이 나오는데 낯선 언어에 대한 두려움이야말로 평범한 보통사람들이 겪는 공포아닐까. 그런데 가만히 보면 책의 주인공은 런던 암스텔담 델프트가 아니다. 이들 도시는 어디까지나 배경이고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저자다. 예를 들면 월리스 콜렉션에 가서는 저자부부가 홍차 마신 이야기가 나오고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에서는 정원에 앉아있던 이야기뿐이다. 책을 읽으면서 아 나도 다음에 저기 저 장소에 가봐야지하는 마음이 드는게 아니라, 그리고 저자가 어디를 여행했는지가 궁금한게 아니라 그 때 그곳에서 저자의 느낌이나 생각이 궁금해지는거다. 저자는 첫 해외여행으로 일본을 다녀왔고 그 여행기는 이미 전에 독립출판물로 냈다는데 한번 봤으면싶다. 무척 이쁘고 귀여울것 같은데. 한가지 의문인 것은 왜 그걸 커리어에 쓰지않았을까. 저자가 지나치게 humble한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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