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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어른 - 나만의 잉여로움을 위한 1인용 에세이
이영희 지음 / 스윙밴드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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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언제였을까.

우연히 신문 칼럼을 읽는데 말랑하니 술술 읽혔다.

'뭘 이런 걸 다 신문에 쓰나?' 싶은 물음은 호감으로 바뀌면서

그 기자 칼럼만 찾아서 읽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칼럼 제목도 '사소한 취향'.

그러더니 그 칼럼. 1년여만에 게재를 멈췄다.

사정이야 어찌됐든 그 칼럼을 더 볼 수 없어 아쉬웠던 차에

또 우연히 그 기자가 책을 냈다는 사실을 알고 얼른 책을 손에 넣었다.

사실 제목이 너무 맘에 든다.

'어쩌다 어른'​

출판사 이름도 맘에 든다.

스윙밴드.

책을 펼치니 이 기자 참 한결같다.

그 칼럼류의 글들이 좌라락.

이 기자의 글을 대략 이런 식이다.

자신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한다.

그 에피소드와 관련된 일본만화, 일본드라마가 꼭 등장한다.

(일본 원조 아이돌 '스맙'의 오랜 팬으로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자 관련 자료를 찾다가 일본어가 귀에 들렸다는

기자의 대단한 팬심만 봐도.)

​그리고 그 나열한 것들을 정리하는 언니의 조언같은 게 덧붙으면서 글은 끝난다.

​그 글 읽는 맛이 쏠쏠하다.

그래서 이 책 단번에 쭉쭉 읽고

읽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였다.

기본적으로 저널리스트들이 쓴 글은

50점을 깔고 들어가는 거다.

그만큼 독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어떻게 읽힐 것인지 최적화 돼있으니

글발이 강하다는 이야기.

'포기할 수 있다면 그건 꿈이 아니지'

이 제목에 심쿵했다.

내가 꾸는 꿈은 점점 꿈이 아닌 게 되는 거구나란 깨달음.

사소한 일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영화 '어바웃 타임'을 빌어 이야기 해주고

을로 살았던 시절을 회상하며

을의 알파와 오메가인 선배의 진짜 조언

"업무상 을로 살아가는 나와 '진짜 나'를 혼동하지 말 것"

등을 통해 인생에서 수없이 갑, 을, 병, 정으로 체인지 되는 순간을 잔잔히 위로해준다.

뭔가 덕후스럽지만 요란하지 않은

조용하지만 근성있는 언니의

담담한 인생지침서랄까?

그래서 읽으면서 또 위로받고 싶고

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이야기는 후루룩 읽혔지만

다시 마음이 심란하고 요란할 때

'그래그래. 인생이 다 그렇지 뭐' 라고

이야기 해줄 것 같은 이 언니의 책을 펴들 것 같다.

또 다른 에피소드로 무장한 다음 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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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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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화양이라는 도시가 있다.

그 도시의 화양맨션.

개를 수십마리 키우고 있는 개장수는 아침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

수많은 개 중 누렁이는 남자의 손목을 물었다. 남자는 개를 우리에서 끌어내 창고 바닥에 패대기치고 배가 터지도록 걷어찼다.

누렁이는 피를 흘리고 창자를 쏟아내며 죽었다. 그 후 남자는 눈이 빨개졌다. 그리고 피를 토했다.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소설 28에서 다루고 있는 인수공통전염병발병은 그렇게 시작됐다.

 

 

메르스 진원지 '평택성모병원' 38일 만에 재개원

며칠 전 뉴스 자막으로 저 소식을 목격과 동시에 소설 28을 그제야 읽어냈다.

메르스 발병 후 소설 28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는데 실제 소설의 내용은 닮은 듯 달랐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오랜만에 개운했다. 뭔가 미뤘던 숙제를 해낸 느낌이랄까, 정말 궁금했던 이야기의 결말을 알고 난 후의 쾌감이랄까.

책을 덮고 오래도록 움직일 수 없었다. 허탈하기도 했고, 착잡하기도 했다.

극한 상황에서 끝까지 지켜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스스로의 물음에 선뜻 답을 할 수 없었다.

 

 

이 책은 빨간 눈으로 발병한지 3~4일만에 죽어나가는 참혹한 상황속에서 인간이 바라보는 세상과 링고라는 늑대개의 시선도 동일하게 묘사해 입체적으로 작품을 읽게 만든다. 구급대원, 군인, 공무원, 이웃, 부모, 자식 누구하나 피하지 못하고 죽어나자빠지는 아비규환 속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아픔은 물론, 정부의 무능, 탁상공론으로 이어지는 늑장대응 등을 아프게 꼬집으며 당신이라면 이 상황 속에서 무엇을 하겠는가를 집요하게 물어대는 소설이다.

 

 

 

 

버림받은 강아지들의 안식처 드림랜드의 주인 서재형,

한진일보 기자 김윤주,

구급대원 한기준,

간호사 노수진,

국립화양의료원 감염내과 과장 박남철,

그의 아들이며 중대에서 기르는 개들을 모조리 죽여 소방공익요원으로 전환된 박동해.

이들의 가족과 동료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히 엮이며 인간애에 대해 말하고 있다.

등장인물 각각의 에피소드를 다루면서 가족의 이야기를 하는데 하나같이 지키지 못하고 끝내 지킬 수 없는 현실을 처참하도록 현실감있게 그려냈다.

그 과정에서 개들을 살처분하는 장면을 몇 년 전 구제역의 악몽을, 화양이란 도시를 봉쇄하며 탈출하려는 자와 살아남은 자들의 울부짖음을 외면하는 정부의 태도에서는 1980년의 광주를 떠올릴 수밖에 없도록 구성됐다.

 

 

그렇지만 책을 읽으면서 난 의외로 극한상황에서 비열해지는 인간들에 주목했다.

김윤주를 챙겨주는 척하면서 집안에 수많은 비상식품을 비축해둔 경원매일 기자 문대성,

빨간 눈 환자들이 몰려드는 상황에서 후배의 오프를 가로채는 김유미,

아들 박동해의 상처를 보듬지 못하는 무용과 교수 이금희,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온 노수진을 욕보인 복면사내 셋...

거기엔 정의도, 사랑도, 의리도 없이 짐승같은 인간들이 숨을 쉬고 있다는 게 소름끼치도록 현실적이다.

지켜야 할 것을 버리고, 갖지 말아야 할 것을 갖는 이들

. 이 책을 통해 그래도 세상이 아름답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의 비뚤어진 욕망이 생생하게 와닿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 28은 언제가 됐든 읽어야 할 소설이다.

우리가 이토록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우리가 진정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거칠지만 확실하게 각인시켜 주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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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없이 사랑하고 싶다 - 사랑하지만 상처받는 이들을 위한 관계 심리학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박규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상처없이 사랑하고 싶다'

'따귀맞은 영혼'의 저자 배르벨 바르데츠키의 신작이다.

사랑을 갈구하지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원인을 분석하고

사례들을 간간이 짚어주며 '사람의 심리'를 파헤친 교양서다.

저자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만의 방식을 강요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를 남긴다고 말하고 있다.

서로에 대한 집착, 실망, 분노의 감정에는

자기중심적인 관계의 원인을 나르시시즘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기중심적인 성향으로 자신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상대방은 소외감을 느끼고, 같이 있어도 외로움을 갖게 돼

궁극적으로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

.

.

.

대학 입학했을 때의 일이다.

여러 친구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어떤 남자애를 소개받았고,

열렬한 대시를 받아 만나게 됐는데...

불행하게도 그 아이가 다가올수록

난 점점 더 뒷걸음 치고 있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자기애적 동기,

나르시시즘이 훼손당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내 이상형과 너무 거리가 멀었던 탓이었다.

외모도,

대화수준도,

사고방식도.

착하고,

건강한 가치관에

탄탄한 복근을 자랑한 20살의 남자​는

아무런 의미가 되지 못했고

난 본의아니게 상처를 주고 말았다.

이 책에서는 그런 사례들을 나열해서 보여준다.

뜨거운 사랑으로 시작된 커플이

다른 곳을 바라보며 걷게 되는 이유에 대해

원인을 분석하고 심리에 대해 분석한다.

 

​자존감이 부조간 사람은 주변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든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든가 하는

​명쾌한 분석은 수많은 사랑의 실패사례와 맞물려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내면의 아이를 잘 받아들일수록

자신의 현재 모습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내면의 아이가 힘을 얻을수록 자신도 힘을 얻습니다.

내면의 아이에 의해 형성된 애착은

자존감의 결핍을 치유합니다.​

​-P.161

​어린시절의 상처는 내면에 핍박받는 신데렐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신데렐라가 되살아나 자신을 거부하고,

모른 체 하며, 비하하고, 심지어 완전히 무가치한 존재로 느끼게 합니다.​

-P.101​

건강하고 긍정적인 자기애를 가진 사람은

타인의 '다름'에 대해서

두려움이나 거부감으로 반응하지 않고

이를 기꺼이 수용하고, 심지어 삶의 풍요로움으로 받아들입니다.

-P.181​


'관계의 공진화, 대화 시도, 마법의 주문, 함께 사는 삶 등

자기애적 관계에서 벗어나는 9가지 방법을 마지막으로 제시하며

안갯속처럼 풀리지 않는 인간관계와 사랑에 대한 결론을 내려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없이 사랑하고 싶다' 이 책.

어렵다.

쉽게 번역도 해놓았고, 조곤조곤 설명도 잘 해놓았는데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나뉠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크게 와닿을 수도, 또 누군가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 어려운 주제일 수도 있겠다.

심리서가 아닌 의학서를 보고 있는 착각이 들 만큼 세세하고 분석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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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시 나의 책 - 손글씨로 만드는 나의 첫 시집
박준.송승언.오은.유희경 지음 / arte(아르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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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너의 책-박준, 송승언, 오은, 유희경 엮음

 

시는 어렵다.

언제나 그랬다.

몇 문장, 몇 페이지.

많은 걸 상상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책 나에게 시 쓰기를 권한다.

심지어 시를 쓰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사람도 서문에 등장했다.

긴가민가 책을 펼쳐 들었다.

책은 얇지만 읽고, 쓰고, 생각하고, 상상하고, 음미하며 난 시인이 된다.

가장 주목받는 젊은 시인 4인인 박준, 송승언, 오은, 유희경의 시 60편이 이 책의 전부다.

60편의 시는 작품이자 또 내가 쓰는 이야기가 된다.

손글씨를 찾아보기 힘든 시대, 그 어느 때보다 캘리그라피가 주목받는 역설적인 현실에서

글씨라는 것을 써보며 시라는 것을 찬찬히 음미해보게 만든다.

그래서 가볍지 않고, 그래서 자꾸 펼쳐본다.

 

 

 

4명의 작가의 합작품인지는 몰라도 구성도 재기 발랄하다.

지루할 틈이 없는 다양한 디자인이 시를 읽는 재미를 더한다.

유희경의 시 드리움의 다음페이지엔 네모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래서 아낌없이 새로움으로 덧입히려 했으나 역시 드리움다음엔 그리움’.

맘껏 그리워를 써본다. 한번, 두 번, 세 번...

그립지 않을 만큼 그리워를 써보니 이 작업 묘하게 재미지다.

 

 

 

오은의 시 미니시리즈를 패러디 해 창작을 시도했으나 참 진부하다.

신데렐라 스토리가 아닌 스릴러물 16부작을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구상하다가 오싹해져서 포기.

생각나는 대로 끄적여 봤는데 겨우 이것뿐.

내가 그동안 수없이 봐왔던 드라마는 결국 로맨스코미디물에 불과했던 것인가.

 

어떤 시를 읽으면서는 킥킥대다가

어떤 시를 읽으면서는 가만히 그 이야기에 귀를 열어보기도 하다가

어떤 시를 읽으면서는 괜스레 울적해지기도 했다.

 

그 시를 적어보면서 시를 만졌고,

그 시를 적어보면서 시인을 만났고,

그 시를 적어보면서 시가 되었다.

 

 

 

너의 시 나의 책은 그렇게 내가 쓴 최초의 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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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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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임경선

태도라는 말을 떠올리면 조건반사적으로 생각나는 말이 있다.

"너, 태도가 그게 뭐야?"

이건 어쩌면 드라마 대사였을 수도 있고, 한번쯤 목격한 (혹은 당했거나 가했거나)인간 대 인간이 충돌을 앞둔 선전포고이기도 했다.

그런 태도에 대한 정의를 조목조목 조곤조곤 풀어낸 책이 나왔다.

임경선의 책은 '엄마와 연애할 때'를 통해 처음 접했었고,

한겨레 ESC판에 연재됐던 '남자들' 코너에서도 종종 접해 낯설지 않았다.

뭔지 모르지만 예민하고, 날이 선 그녀의 글들은 엉뚱한 지점들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었다.

그런 그녀가 삶을 대하는 태도는 어땠을까.

책은 총 5부로 나뉘어져 있다.

자발성, 관대함, 정직함, 성실함, 공정함.

그가 일하면서 부딪혔던 인간관계 노하우부터 마음을 다스리는 법, 연애상담 이상의 인생 조언 같은 글들은

포스트잇 플래그를 아낌없이 꺼내 붙이도록 했다.

​어떤 글에서는 내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것같았고,

어떤 글에서는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할까라는 심정으로 문제지 뒷편에 달려있는 정답지를 열어보는 심정으로도 읽었다.

또 어떤 글에서는 그래도 나는 그렇게 못해라고 읖조리게 만들었고

다른 글에서는 나를 돌아보게 했다.

마지막에 부록처럼 붙어있는 정신과 전문의 김현철씨와의 대담도 흥미롭게 익혔다.

​인간관계라는 게 그렇다.

겉으로 아주 얇게는 친절한 척, 상냥한 척, 멋있는 척, 고고한 척하며

'척놀이'를 할 수는 있는데 가까이서 부딪힐수록 진짜 모습을 본다,

그래서 내 가족이 평가하는 내 모습이 어떨 때는 매우 생소하다.

나에 대해서 묘사하는 것 같은데 도통 누구를 말하는지 갸우뚱해진다.

그리고 원초적일수록, 민낯을 드러낼수록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래서 역으로 내가 밖에서 얼마나 다르게 살았는지 반성도 하게 된다.

​그런데 사람을 대할 때 통하는 불변의 법칙이 있다.

진정성 혹은 진심어린 태도다.

모두에게 보일 필요는 없지만 오래 두고 만날 사람들에겐 저것만큼 강력한 힘은 없다.

​그래서 '태도에 관하여'는 책상에 두고 간간이 꺼내봐야할 에세이다.

지금 내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수시로 점검할 수 있고,

조절할 수 있는 초간편 지침서이기도 하다.

 

 


 

Chapter 2

p.65

 

가장 이상화된 부모 자식 관계에 내가 겪은 환경을 비추어보고

'난 남들이 당연히 가진 걸 가지지 못했다'고 부모에게 복수심과 울분을 품는데, 그렇게 치면 우리 중에 무조건적이 사랑과 지지르 받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또한 장차 우리가 부모가 되었을 때, 무조건적인 사랑과 지지를 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또 몇이나 될까.

 

 

Chapter 2

p.72~73

 

결혼이 인생에서 하나의 큰 획을 그어주면서 기분 전환이나 새로운 도전이 될 수는 있어도 행복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결혼은 동화책처럼 "그들은 그 후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다"도 아니고 결혼 전 일상처럼 좋았다가 좋지 않았다가를 반복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삶이다. 결혼을 해도 둘다 여전히 불완전한 인간임에는 변함이 없으니까.

 

 

Chapter 3

p.100~101

 

둘째, 피하기는 어떤 이유에서든 나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거나 나를 경계하거나 싫어하거나 근거 없이 내려다보거나 올려다보는 등 굴절된 심리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내가 취하는 행동이다.

(중략)

어찌 되었건 그 사람에게 있어서 인간관계 맺음이란 그저 자신의 자존심, 불안, 현시욕이나 도덕적 만족, 망상을 충족시키기 위해 동원된 것에 불과하다.

보통 이들은 첫인상이 사근사근하고 친절하여 가까워지기 쉽지만 어느덧 께름칙한 느낌과 함께 그 관계는 내가 그의 들러리로 이용당한다는 소모감을 안겨준다. 그럴 때는 말없이 피할 수밖에 없다. '인간관계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라는 조언이 있는데, 어떤 관계는 서로를 위해 내가 먼저 피해주는 것이 노력이 된다. 그들은 어쨌거나 자기 자신에게밖에는 관심이 없으니까.​

 

 

Chapter 4

p.155

 

분위기가 뒤숭숭해져서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해도 파도가 저만치에서 밀려올 때는 휩쓸리기보다 내 힘이 닿는 한까지 그 파도를 일단 넘겨보는 시도를 해야 한다. 그 파도들을 넘을 때마다 자신의 일에 대한 태도는 흔들림 없이 더욱 단단해진다. 그리고 조직 생활에서 한계까지 애써본 경험은 내가 원하던 자유를 구현하는 데 어떤 형태로도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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