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방송했던 '꽃보다 청춘 페루편!'

우리에게 꽤 친숙한듯 친숙하지 않은 것 같은 40대 뮤지션 세 남자의 페루여행기는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꽃보다 여행시리즈 덕분에 크로아티아, 페루에 한국인 관광객이 엄청 늘었다고 하는데

그만큼 방송의 영향도 크다고 볼 수 있겠지만 요즘 사람들의 여행에 대한 욕구와 그 실천력이 실로 대단하다는 걸 엿볼 수 있다.

나는 사실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늘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만 막상 떠나려고 하면 계획해야 하는 것들에 치여 곧장 마음을 접게 되고

무계획 상태로 여행을 떠나서는 곳곳에서 꼭 사진을 남겨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 괴로워하곤 한다.

그래서인지 28년 간의 내 삶에서 여행이란 손에 꼽는 일이 되었고 집에만 있기를 좋아하는 집순이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집에서 누군가의 여행에세이를 읽는 것은 내게 아주 충만한 대리만족 행위가 되었는지

언제부턴가 여행에세이를 읽는 것이 너무너무 좋아졌다.

리스컴이라는 출판사에서 이번에 페루 여행에세이 신간이 나왔다고 해서 서평이벤트를 신청했는데 당첨이 되어 읽게 되었다.  

  

우선 이 책은 '꽃보다 청춘 - 페루편'을 시청하고 나서 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 방송을 띄엄띄엄 봤지만 일단 책을 펼치면 첫페이지에

 

방송에서 세 남자가 훑고 지나간 곳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도가 펼쳐져 있다.

 

다른 나라의 도시 이름이 나열된 지도가 이처럼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는건 아마 방송 덕분이 아닐까 싶다. 

 

 

 

여행이란걸 많이 해보지는 않았지만 나는 관계지향적인 여행자인 것 같다.

 

화려한 볼거리, 마음과 머리를 멍해지게 만드는 장엄한 풍경, 맛깔나는 먹거리보다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한 여행자를 나는 관계지향적 여행자라고 부른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딱 맞는 페루가이드가 되어 주었다.

 

볼거리, 먹거리, 풍경, 교통수단에 대한 깨알정보 보다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중점을 둔 이야기들이

 

내 마음을 빼앗아 책 속에 푹 빠져들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행에세이에서 먹거리 이야기가 빠지면 아주 상당히 섭섭한 법 !!

 

페루는 먹거리가 꽤 풍성한 나라여서 책에서 꽤 여러가지 음식이 소개되었지만

 

내가 페루에 간다면 가장 먹어보고 싶은 음식은 방송에서 세 남자가 맛있게 먹었던 세비체다.

 

책에 나온 사진을 어루만지며 한참을 바라봤다.

 

 

 

페루는 신비롭고,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참 많은 나라인 것 같다.

 

책에 소개된 것들 중에서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사막에 그려져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저 그림이다.

 

페루 사람들은 어쩌면 그렇게 하늘에서봐야만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들을 많이 만들어 두었을까?

 

실제로 보면 어떨까 궁금하다.

 

 

 

책은 좋아하지만 무식이 통통 튀는 나는, 페루가 스페인의 식민지였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식민지라는 역사가 있는 국가라면 다 그렇겠지만 21세기인 지금까지도 스페인이 페루에게 주었던 영향력은 사라지기 쉽지 않다.

 

지금도 그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나라 페루. 문득 스페인과의 물리적인 거리는 어느정도일까 궁금했는데 세계지도를 보고선 깜짝 놀랐다.

 

스페인은 어쩌면 저 멀리 유럽에서 남아케리카까지 넓고 넓은 태평양을 건너 쳐들어 올 수 있었던걸까?

 

역사는 알수록 궁금한 것들이 더 많이 생겨나는 것 같다.


 

딱 펼치는 순간 이야기에 푹 빠져들어 단숨에 읽어내려가게 만들고

 

집순이인 나를 당장 비행기에 타고 싶게 만든, 이 책은 그런 책이었다.

 

내가 이토록 이야기에 빨려들어간 것은 다른 여행에세이와는 차별된 관계지향적인 여행자인 작가의 영향력도 있겠지만

 

페루가 갖고 있는 많은 신비함, 그리고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들, 다 알 수 없는 그들의 역사적인 아픔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꽃보다 청춘 - 페루편을 아주 재미있게 봤던 시청자!

 

페루라는 나라의 '사람사는 이야기'를 알고 싶은 사람!

 

죽기 전에 여행해보고 싶은 나라에 페루가 들어있는 사람!

 

이라면 다른 여행에세이를 보기 전에 이 책을 꼭 먼저 보기를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